이창우 > 왕초보들의 남양호 조행 : 낚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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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물취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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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작성일 : 2001-08-30 13:54:02 / 조회 : 3,060 / 일반취재       

제목 l 이창우 > 왕초보들의 남양호 조행 : 낚시사랑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못한다고 했던가. 조력이 한 해 두 해 쌓이다 보면 낚시꾼들은 어느 정도 기고만장해지기 마련이다. "내가 어디가서 월척을 열 마리 낚았네", "거기는 바닥이 어때서 채비를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둥", 예전 낚싯대 한 두대 달랑 들고 다니면서 이리저리 꽝을 치고 다닐 때의 초심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우연한 기회에 낚시를 생전 처음 한다는 이들과 연락이 닿아 동행 취재를 할 기회가 생겼다. 경희대 미생물학 석박사 과정에 있는 이들로 한 명만 너뎃 번의 출조 경험이 있을 뿐 나머지 두 명은 찌가 뭔지, 캐미가 뭔지도 모르는 말 그대로의 왕초보들. 기자가 낚싯대를 빌려 주기로 하고 남양호낚시 박기열 통신원의 도움을 얻어 해창보라는 곳을 찾기로 했다.




해창보는 남양호 독정리수로 최상류에 해당하는 곳으로 아직 꾼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미답의 포인트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곳. 남양호 본류권과는 달리 8치급 내외의 토종붕어가 주로 낚이며 최근 수량이 많아 다소의 물 흐름이 생겨 초보들이 낚시를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곳이다.




전날 비까지 내려 진입로는 매우 질퍽거리는 상태. 기자의 애마가 진창에 빠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무리 밀고 당겨도 차는 요지부동 할 수없이 차를 포기하고 장비를 챙겨 포인트까지 걸어 들어가야 했다.




현장에 도착, 눈으로 확인한 해창보는 약 40m 정도의 폭으로 연안 수초가 무성한 것이 낚시꾼들의 발길이 그다지 잦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앉기 편한 포인트에 두 명씩 짝을 지어 않기로 했는데 왼쪽 포인트에는 박사과정중인 김정도(31) 씨와 석사과정의 김은주(25)씨가, 우측 포인트에는 기자와 박사과정의 유성률(29)씨가 앉았다.




기자는 양김씨에게 2.1칸 한대씩을 각자 차려 주었고 유씨에게는 2.5칸 한 대를 펴주었다. 나름대로 경험이 있는 유씨는 수심을 맞추고 미끼를 달아 투척하는 등 자연스러움을 보였으나 좌측의 두 초보는 떡밥을 손으로 던지고 빈바늘을 던지는 등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수심은 약 2.5m. 보낚시터 치고는 다소 깊은 편이었다. 채비를 던지자 바닥에 봉돌이 닿기도 전에 찌가 3m 이상 오른쪽으로 이동할 정도로 유속이 심했다. 할 수 없이 편납을 달아 찌맞춤을 매우 무겁게 했으나 그래도 약간의 흐름은 발생했다.




할 수 없이 미끼를 떡밥에서 지렁이로 교체했다. 유씨는 기자의 도움으로 찌를 아예 빼고 케미를 초릿대에 달아 끝보기 낚시로 전향했다.




얼마 후 좌측의 김은주 씨의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리니 허공속에서 캐미가 춤을 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황급히 달려가보니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낚싯대를 처음 잡아본다는 김씨가 6치급 노란 때깔의 토종붕어를 낚아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낚시가 운칠기삼이라고는 하지만…




다시 시간이 얼마 지나 이번에는 끝보기 낚시를 하던 유씨의 낚싯대에 어신이 왔다. 초릿대가 물속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유씨가 매우 큰 동작으로 낚싯대를 들어올리자 이번에는 25cm급 토종메기가 바늘에 달랑 걸려나온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12시까지 입질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일행은 철수를 결정. 즐거운 마음으로 낚시터를 빠져 나왔다. 생애 처음으로 붕어를 낚은 소감이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은주 씨는 “너무 재밌다”며 “붕어가 이렇게 예쁜지 지금까지 몰랐다”고 말했다. 고기를 낚지 못한 김정도 씨도 “매일 실험실에만 있다 물가에 나오니 즐겁다”며 “조만간 다시 도전해 꼭 붕어를 낚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모습에선 어떠한 자만이나 욕심, 시기심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물가에 나온 자체가 만족스러우며 덤으로 기대도 하지 않았던 붕어까지 낚아 즐거울 뿐이라고. 전문꾼들에게서 조차 발견하지 못했던 낚시의 본질을 이들 초보들의 조행에서 발견했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스스로 낚시께나 한다는 꾼들은 초보꾼들의 모습을 거울삼아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봄이 어떨까.




취재협조:발안 남양호낚(박기열 031-353-0412)


화성 해창보로 출조를 한 경희대 미생물 실험실 연구원들. 왼쪽부터 유성률, 김은주, 김정도 씨.|
기자의 차가 진창에 빠져 한동안 애를 먹었다. |
첫 출조에 토종붕어를 낚은 김은주 씨. 그날로 낚시에 푹 빠져버렸다.|
해창보에서 낚인 6치급 토종붕어. 때깔이 무척 고왔다. |
얼마간의 출조 경험이 있던 유성률 씨는 끝보기 낚시로 25cm급 메기를 낚아 주위를 즐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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