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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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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에게 소개 받고, 또 우연히 낚시잡지에서 보게된 저수지에 대하여 알려드립니다.
충북 진천군 백곡면에 소재한 성대리지를 아시죠?
깊은 산속에 위치한 1만평 정도의 깨끗한 저수지요.
작년 겨울 얼음낚시에서 월척이 나왔다고 하대요.
봄부터 가을까지는 자잘한 씨알에 마릿수가 제법이고, 워낙 물이 맑아 뼘치정도가 걸려도 당찬 손맛을 안겨준다고 하죠. 아마...
5월 15일 오후에 그곳을 찾아 3명이 출조하게 되었죠.
현지에 도착해 보니 과연 소문대로 물도 맑고, 조용하고, 수심도 적당하고, 상류에 해당되는 양갈래 끝은 수초와 수몰 나무가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으로 보입디다.
제방을 기준으로 우측 가랭이 쪽으로 가서 수몰나무 근처에 자리를 잡고, 밑걸림을 피하여 2칸반, 3칸을 편성, 콩알떡밥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시간이 오후 6시 30분이 조금 지난 때였습니다.
그런데, 왼쪽 옆에서 커다란 돌덩이가 물에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자세히 살펴 봤더니 고사포 부대가 포진하고 있지 뭡니까...
장기전을 펼친듯 텐트주변도 어수선하고...
어른주먹만한 원자탄 덩어리를 양쪽에 설치한, 10대가 훨씬넘는 릴에 달아 수시로 던져대니, 시끄럽기도 하지만 먼저 얼마 못가 저수지가 망가질 것 같은 안타까움이 앞섭니다.
하여튼 저녁도 먹고 시끄러울 정도로 울어대는 토종개구리의 목소리를 바로 곁에서 느끼며 낚시를 하게 되었는데......
밤 12시까지 한마리도 못잡고 이튿날 새벽 5시부터 다시 시작했죠.
그때부터 입질도 오고 또 나오기 시작하는데 4-5치정도에서 뼘치까지로 씨알은 잘지만 힘은 역시 소문대로고 때깔도 완전 토종의 노리끼리하고 깨끗한놈들만 나오대요.
아 그러더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하던 다른 일행 서너명이 내 주위로 모이더니, 중얼 중얼....
"여기서는 좀 되나보죠? 살림망 담그셨네, 토종인가요?"
"낚시 40년에 오늘같은 일은 처음이야!. 찌를 쭈우악 올리는데도 채면 없으니 왠 조화지?"
"야! 이쪽자리 정말 좋은데! 수초도 좋고...진작에 여기서 시작할껄 괜히 딴데서 헛고생만 했잖아, 이거!"
"야야, 내자리말야 거기는 하나도 없나봐..한참 됐는데도 꺼내보면 떡밥이 그대로 달려있어, 참 나원...."
( 정말 하는 얘기들이 가관이더라고요.)
그리고는 내옆에 바짝 붙어서 3명이 나란히 앉아 떠들어 대며 낚시대를 폈는데, 되겠습니까?
정말 거짓말 같이 입질이 딱 끊기고 종친거죠..
엎친데 덮친다더니 조금후에는 봉고차가 한대 우리옆으로 오더니 많은수의 일행이 쏟아져 나오대요. 부부들로 구성된 것같은 4-5쌍이.
돋자리를 펴고 고기를 굽고 큰목소리로 떠들어 대며, 남자 한둘은 우리옆에서 릴을 펴서 첨버덩 거리고...
정말 낚시터 예의는 조금도 갖추지 않은 몰상식한 행동에 더이상 있을 명분이 사라지더군요.
잡아놨던 붕어를 모조리 방생하고 12시에 철수 했습니다.
나오면서 다른 자리도 살펴 봤더니 그지역 거의가 그런 가족팀들이 와서, 먹어대는 그런 곳으로 변해가는것 같습니다.
아마 주위 경관이 좋고 깨끗한 환경이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것 같기는 한데, 너무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정말 아끼고 싶은 그런 저수지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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