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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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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토요일(8/14)에 다녀온 내곡지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내곡지는 중부고속도로 일죽IC로 나가 삼성면을 지나 계속가다가 내곡수퍼라고 써있는 삼거리에서 표지판 보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이곳은 낚랑의 정기출조도 있었던 곳이라구 하더군요. 관리소 총무님이 제 모자와 쪼끼를 알아보시고 이런 저런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곡지는 낚시를 좋아하시는 선배의 추천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사실 낚시 경력은 꽤 되었지만, 아직 월척의 꿈을 이루지 못하였기에, 작심을 하고 갔습니다. 그 선배왈 새우미끼에 월척 못 잡으면 바보인 것처럼 허풍을 떨어 대더란 말입니다.
여하간 월척을 올리는 멋진 모습을 마누라에게도 보여줄 겸, 같이 가자고 무던히도 졸랐지요...사실 제 집사람은 몇번 낚시를 따라 갔었는데,낚시터에서 라면/커피 끓여 대는 것외에는 딱히 할일도 없고, 더구나 몇번 따라 갔던곳이 너무나 지저분했다고 하면서 같이 가기를 한사코 거부했었습니다. 그러나...낚시터에 도착하기 전에 맛있는 매운탕을 사 주겠노라고 얼르고, 좌대에 올라 탈 거니까 편하게 소주한잔 하자고 달래서 겨우 모시고(?) 갔었습니다.
내곡지 도착이 오후3시. 8번좌대를 탔습니다. 왜 하필 8번이냐구요? 그것밖에 좌대가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죠 (주말에 가실분들은 꼭 미리 전화로 예약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더군요)
8번좌대는 저수지 한가운데 떠 있어 월척잡기에는 좀 아닌 것 같아 보였지만, 호기롭게 낚시대를 폈습니다..3.7,3.3,2.6,2.3 으로 네대를요...떡밥으로 밑밥준다는 셈치고 열심히 던지면서 어두워 질때까지 겨우 10센티 정도 되는 붕어 3마리를 잡는데 그쳤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밤이 되면, 월척을 낚으리라..흐흐흐...
케미를 꺽고 새우등꿰기를 해서 던졌습니다...배고프다고 보채는 중전마마를 위해, 삼겹살을 굽고 두꺼비를 2마리 잡고...오랬만에 둘이서 나누는 술잔이구나 생각하면서, 우연히 하늘을 보았죠...그 처연한 듯 흐르는 은하수가 머리위를 가로지르고 있었습니다...아, 근자에 은하수를 보기가 몇년 만이냐...새삼 아련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습니다...생각해 보세요..은하수가 그렇게 선명히 보일정도 면 하늘에 별이 얼마나 많았었겠나....마누라 가 가끔씩 눈치를 줘도, 저는 꿋꿋하게 삼겹살 씹으면서, 소주잔 기울이면서, 중전마마의 수다를 들어주면서 네개의 말뚝찌를 힐끔 거렸습니다...간절한 소망을 담고서요...
저는 얼굴구경도 못했습니다...
지렁이/떡밥 짝밥채비에 정신없이 입질이 오기 시작한 건 오전 10시 경 부터입니다. 배고프다는 핑계를 대는 중전께서는 사실은 더 급한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고 싶으셔서 좌대로 배달 해 주겠다는 식사를 마다하고 궂이 뭍으로 나가겠다고 고집하셨거든요...배가 든든해 지자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낚시대 앞에 앉았을 때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집사람의 낚시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이었습니다...처음 붕어를 잡았을 때 낚시대를 너무 급하게 들면 붕어를 물에서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날아오는 붕어를 받아내야 하므로 1단계 채는 동작, 2단계 끌어내는 동작으로 구분을 하라고 한마디 한것이 전부였읍니다...나는 어부인께서 붕어를 한마리 한마리 잡아 올릴 때마다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내가 하는 일 이라곤 옆에 앉아 지렁이 달아 주는 일 정도였습니다... 옆에서 찌놀림을 보면서 "여보 채"라고 말하면 여유있게 "아냐..지금이 아니고 조금더 있어야 한다구..."하면서 Timing까지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15수 정도를 집사람이 잡고, 제가 한 10수추가...
물도 너무 깨끗하고 붕어가 너무 이쁘게 생겨서,도저히 놓아주고 올 수가 없었습니다...고맙다 붕어들아 맛있는 매운탕이 되어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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