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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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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괴물같은 머스키(Muskie)에 미쳐있었다.
하지만 대신 우리를 맞이한건 탱크마냥 우직한 다른 넘이였다."
다음날 아침 6시경에 기상했다. 사실 밤새 뒤척이며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으니
걍 침대에서 누워있다 일어난 것이다. 세수를 하는데 밖에서 노크소리가 나더니
"Good Morning." 하는 소리가 들린다. Mr. Lee의 목소리였다.
잠시 후 나가보니 밖에는 아무도 없고 대신 싱그러운 아침 공기가 나를 맞이
한다. 혹시나 해서 깨우러 왔던 모양이다. 너무도 깨끗한 공기가 다소 멋적어
담배를 한 대 꺼내 물었다. 흠~ 쥑인다.
서성대며 잠시 산책을 하고 있으니 Mr. & Mrs Lee 가 방에서 나오고, 조금
후에 Ivan과 Marty도 나왔다. 서로의 눈빛으로 결전의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Lets go to catch a big monster!"
간단하게 아침 요기를 하고는 예약 해 놓은 배를 대여하기 위해 머스키 베이
리조트 사무실로 갔다. 담벼락에 도배 해 놓은 사진들을 보니 다시끔 가슴이
설레 온다.
머스키와 파이크의 그 위압적인 자태들은 나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오전 8시 경, 우리는 두 배에 나눠 올라 타고 출발! 오늘은 Ivan, Marty,
그리고 내가 한배에 오르고 Mr. & Mrs Lee 가 한배를 탔다. 두 어르신들
호젓하게 데이트 하시 라고... (ㅎㅎㅎ) 떠나기 전 관리인이 오늘 토네이도
경보가 있으니 날씨가 심상치 않으면 잽싸게 돌아 오란다.
화창하고 무덥던 어제와는 달리 하늘이 꾸물럭 하고 바람이 선선했다. 우리는
일단 근처를 군데 군데 뒤지며 전진해서 어제 내가 잉어 잡았던 장소를 거쳐
Ivan이 봐 놨다는 포인트로 가기로 했다.
선착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일단 배를 세우고는 캐스팅을 시작했다.
바닥에는 오래 되어 가라앉은 통나무 조각들이 널려 있어 걸림이 무척 심했다.
가끔 묵직한 수초만 걸려 나올 뿐, 살아서 퍼덕 되는 놈들은 자취가 없었다.
Ivan 이 내 수초가 더 크다며 낄낄댔다. 우리는 조금씩 포인트를 이동해 나갔다.
30여분 후 Ivan이 또 걸렸다며 투둘 됐다. 스푼을 빼기 위해 배를 근처로
이동 해 갔다. Ivan은 대를 Marty에게 맡기고는 키를 잡았다. 배를 근처 반대
편으로 이동해서 세웠는데, Marty가 드랙이 조금씩 풀린다는 것이다. 진짜로
드랙이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 질질질질~~
너무 감질나게 움직이는 지라 Ivan 은 보트가 조금씩 떠 밀리는거 같다고 했다.
Ivan은 대를 다시 건네 받고는 집중했다. 주변에 기준삼을 만한게 없어서
보트가 움직이는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드랙은 아주 조금씩 계속 풀리고...
어제 나의 경우도 흡사했었기에 나는 잉어라 단언 했다. Ivan은 "글씨?"
하면서 "괴기 같기도 허고..."
갑자기 요란한 소리를 내며 줄이 힘차게 뻗어 나간다. "찌지지직~~"
한참을 뻗어나간 줄은 벌써 바닥을 보일것만 같았다. 배를 이동해 나갔다.
근처까지 다다랐는데, 수심이 제법 깊은지라 괴기는 얼굴을 내밀 생각을 않한다.
그 놈은 이제 방향을 바꾸어 보트를 돌기 시작했다. Ivan은 어제 완전히 꽝 친
터라 이눔을 반드시 끌어 올리겠다는 생각에 무척 조심스러웠다. 또한 그는 맛
간 줄을 염려하고 있었다. 한참을 써서 맛이 간 그 줄을 나도 알고 있었다.
작년 가을에 연어들과 한바탕 씨름을 하고는 그 줄을 아직도 않 갈고 있었으니... 헐~
조금씩 조금씩 끌려온 그놈은 드뎌 저만치서 얼굴을 내밀었다. 역시 잉어였다.
한 눈에 봐도 대단한 놈이었다. 거참, 이 동네 잉어들은 참말로 희안한 놈들
이다. 처음에는 바위처럼 꿈쩍을 않하다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겁나게 끌고
나간다.
한번 고개를 내민 그눔은 다시 물밑으로 사라지더니 겁나게 질주해 보트 밑으로
파고 들어 온다. Ivan은 간신히 대를 돌려 보트 반대편으로 넘겼다. 잠시 정적
이 흘렀다. 그리고는 "쭈아아악~"
그 놈은 지 힘을 과시하듯 다시 무서운 속도로 끌고 나간다. 한참을 끌고
나가서는 "후둑후둑" 몇번을 하더니만 팽팽하던 줄이 맥없이 바람에 날린다.
Ivan은 허망한 얼굴로 "뽀뀨" 를 연발했다.
- 3 편에 계속 -
[ 아담한 잉순이와 나, 나의 친구 Iv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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