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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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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보신 분들께 삼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8월 26일 비가 내린다.
영원한 낚시파트너인 동생(아쿠아텍 투)과 동네 낚시점에 간다.
동생에게 2.6칸 올카본 낚시대를 하나 안겨주고
떡밥, 지렁이, 케미 등등 왕창 구입.
날씨땜에 걱정되지만 언제 또 올지모르는 기회라서 강행하기로 !
장소는 신봉지 또는 안골지.
전날 새벽에 낚랑회원의집을 뒤져서 나름대로 골라놓은 장소.
매번 입소문으로만 장소를 택했었는데
이번엔 정보화시대의 덕을 좀 볼까나.
서해안고속도로를 쌔려 현지 낚시점에 도착, 문의
"안골지보다는 비온 뒤에는 신봉지가 훨 낫죠."
주인 아저씨가 전화를 때린다.
"좌대가 딱 한개 남았답니다."
이 빗속에 좌대가 만땅이라고?
역시 낚시인들은 강해. "예약해주세요!"
신봉지 사장님 왈 "저 1번 좌대에서 요 4일동안 월척이 십여수 나왔어요." "보트 시동 거시죠...."
물은 이미 완전 황토색으로 뒤집혀 있고,
비와 바람이 믹스된 날씨는 파라솔 펴기도 힘겹다.
"여기는 떡밥도 꽝, 지렁이도 꽝. 온리 새우죠."
사장님이 돗대라며 내주었던 새우를 2.5칸에 장착시켜 던져놓은후
나머지 낚싯대를 추가로 편다. ( 초보의 전형적인 생태 )
2.5 2.6 3.0 찌도 현장에서 맞추는 정성을 더한다.
동생 아쿠아텍투는 수초가 난잡하게 자리하고 있는 사이에
1.5부터 2.5까지 짧은대로 무려 7대 ( 새우낚시의 기본이라나 )
보기에도 현기증 난다.
낚싯대 펴는 중에 먼저 던져놓은 2.5대가 앞으로 주루룩
극적으로 건져보니 약 25센티. 어쭈구리 괜찮은걸?
동생도 한수. 역시 묵직한 몸매에 하얀 땟갈.
동생이 연달아 제법 큰 빠가 한수 추가.
숯불 피워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할때까지는 분위기 캡숑.
그뒤 몰아치는 비바람에 낚싯대 투척은 커녕 줄도 못잡는 상황.
철수후 아침에 일어나보니 자리가 왠지 깨끗한 느낌.
내 2.5대와 의자(A급) 동생파라솔(당일 구입)이 온데간데 없다.
*기미! 상쾌한 새벽 공기속에 욕이 한마디 던져진다.
차타고 당진 초입까지 가서 새우 3상자와 얼음사와서 다시 도전.
비는 그쳤는데 조황이 어제보다 별로다.
좋은 날씨속에 새우미끼에 피라미가 덥썩 물기 시작한다.
피라미 3수 후에 붕어 1수 비율로 조지기 시작.
3일째 오후. 비장한 각오로 다시 새우 4상자 구입.
수돗가에서 샤워한 후 , 심각한 표정으로 사장님에게 한마디.
" 줄자 좀 빌려주세요.. "
잔뜩 사간 떡밥은 비닐봉투속에서 잠만 잔다.
별의 별 방법으로 다 써봤지만, 먹성좋고 융통성 좋은
그곳 피라미들이 놓치지 않는다.
죽어서 냄새 풀풀 나는 새우일수록 잘 듣는다는 정보에
새로 산 새우를 땡볕에 푹푹 썩힌다.
지루해 질만 하면 한번씩 뼘치급 붕어들이 간헐적인 입질을 보인다.
그래도, 기대에 비하면 이건 좀...
밤이 되어 다소 조급한 마음으로 열심히 낚시 열중.
조금전만 해도 하늘에 별이 총총했었는데
이게 무슨 하늘의 조화인지, 갑자기 먹구름이 등장.
천둥 번개가 포함된 폭우(진짜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이건 차라리 무서울 정도다.
일단 천막속으로 철수했지만, 오늘은 절대 잘 수 없다.
약 한시간 후 비는 또 거짓말처럼 그쳤고, 우리는 다시 시작.
새벽이 가까워오고, 종이컵속에는 담배꽁초가 넘치기 시작한다.
새우가 잘은 것밖에 안 남아서 잔챙이만 걸리길래
장난반 지렁이경우를 인용해서 세마리를 등꿰기로 엮어서 투척.
아아앗! 피라미가 올라온다. 잘다고 해도 새우 3마린데..
신봉지 피라미 정말 강하다.
아침 9시까지 하다가 결국 손 들고 짐싸기 시작하는데
상당히 섭섭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떡밥으로 마릿수나 할껄.
씨알 쇼부친다고 3박4일 내내 새우낚시만 했는데,
역시 경험이 별로 없는 새우낚시는 아직 내 수준에는 어렵다.
동생것과 내것중 대표선수를 골라 재보니, 둘다 똑같이 28센티.
월척의 꿈은 저멀리 날아갔지만,
낚시인 치고 3박4일동안 일상에서 벗어난 채 낚시에만 열중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조황을 떠나서, 4일 동안의 낚시여행은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앞으로의 재충전을 위해서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그 인근에서는 신봉지가 그나마 나은 조황을 보였고,
안골지는 다소 부진한 가운데, 영인지는 평소 수준은 되는 듯.
앞으로는 낚랑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기회를 기대하면서
계속 모범적인 낚시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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