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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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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토)
한달에 한번밖에 없는 놀토.
남들 다 노는데 혼자 출근해서 사업계획서 만들고, 예산 체크하고...
휴무라 난방도 안되는 사무실에서 뺑이치고 있는 신세가 답답하다.
지난 연말부터 계속되는 생존의 몸부림.
크리스마스 연휴, 신정연휴 제대로 쉬어본 날이 없다. 흐유~~~
답답한 마음을 억누르며 해답도 안나오는 기획안을 정리하는데
평소 낚시친분이 많은 K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놀토 연휴데 뭐하는겨~~~"
"놀토고 뭐고... 일하고 있어요..."
"아무리 바빠도 쉬어가며 해야지... 낼 갈까?
"상황봐서 전화 드릴께요..."
막상 전화를 끊고나니 마음이 싱숭생숭...
얼음구멍이 눈앞에서 왔다갔다... 제대로 일손이 안 잡힌다.
그래. 결심했어! 뭔일이 있어도 낼 하루는 낚시를 가자!
일단 마음을 굳히고 나니 자연스레 낚랑에 접속을 하게된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니 루어팀의 귀운지 가족동반 빙어낚시,
인천지부 부들선배님을 비롯한 몇몇분들의 대산수로 붕어출조.
그러나 그곳에 같이 동행하기는 좀 만만찮다고 판단하고,
조황정보란에 올려진 허심선배님의 차평지 출조계획을 보고 전화를
드렸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 출조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말씀.
오랜만에 님들과 동행하려 했는데... 쩝...
일단 K님께 전화해서 출조약속을 정하고 다시 업무... 뺑이치고...
저녁 늦게서야 어느정도 일이 정리되고, 집에 돌아와 밥 대충먹고,
얼음채비 점검하고... 어느덧 새벽 2시... ZZZ ...
1/14 (일)
친절하게도 우리집 앞까지 와주신 K님의 갤로퍼에 몸을 싣고 출발.
장소는 가까운 용설지. 해마다 얼음낚시에 큰씨알이 나오는 곳이다.
물낚시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빵빵하고 누런 붕어.
모처럼의 출조. 설레는 마음으로 군데군데 빙판길과 얼음언덕을 넘어
지방도로를 진행하던중 갤로퍼 상태가 좀 이상하다.
갑자기 매연이 많이나며, 차가 꿀렁꿀렁. 급기야 시동이 꺼진다.
계기판을 보니 연료필터 경고등이 점등되어 있다.
K님께 물어보니 15만킬로 타는동안 한번도 안갈았다는 말씀.
필시 연료필터에 물이 가득차서 얼었으리라 판단하고 일단 억지로
시동을 걸고 털털거리며 카센타를 찾는데 쉽게 찾을수가 없다.
휴일날 이른시간에, 더군다나 영하18도의 추운 날씨에... 당연하지.
자꾸만 꺼져버리는 엔진을 억지로 달래가며 가까스로 죽산에 도착.
그곳에서도 몇군데의 카센타를 찾아다니다 마침 부품을 보유하고 있는
카센타를 겨우 찾아 차를 수리할 수 있었다. 휴~~~ 다행이다.
용설지로 올라가는 도로는 완전 빙판길. 조심조심 운전하며 제방위로
올라가는 순간 관리실 앞에 주차해 놓은 두대의 낚시버스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흐미~~~ 어쩔수 없는 환자들... 마음이 급해진다...
서둘러 방한복 껴입고, 방한화 신고, 완전 중무장이다.
얼음판에 올라서서 주위를 한번 둘러보니 눈쌓인 얼음벌판에 모두들
펭귄처럼 서성이고 있는 모습들이 아마도 조황이 좋지 않은가보다.
어차피 조황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는터라 그리 신경쓰이지는 않지만
이왕이면 붕어 얼굴이라도 한번 봤으면 하는 속마음이다.
쿵쿵퍽퍽..... 에구 에구 힘들다. 웬 얼음이 이리 단단하냐...
약 20센티 정도의 두터운 구멍을 2개 뚫고나니 숨이 차오르고,
더 뚫을까 잠시 고민하다 그냥 두대만 피기로 하고서 품속에 넣어뒀던
싱싱한 지렁이를 한바늘에 두마리씩 허리를 걸쳐 꿴다.
봉돌은 좀 무겁게, 1호줄, 망상어 7호바늘, 봉돌 위 10센티 가지채비.
내가 즐겨 사용하는 얼음채비다. 수심은 약7~8미터 정도.
계속해서 살얼음이 잡히므로 찌는 물속으로 살짝 잠기게 맞춰놓는게
여러모로 용이하다. (좀 경험있으신 분들은 다 아시죠?...^^)
간혹가다 고패질 한번씩 해주고 마냥 입질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사실 얼음낚시는 기다리는 낚시가 아니고, 여기저기 구멍을 뚫어대며
찾아다니는 낚시를 해야 되지만 오늘은 별로 움직일 생각이 없다.
귀찮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두꺼비 생각이 더 간절했다.
좀 떨어져 있던 K님과 나는 서로 눈이 마주치며 서로 마음을 읽었다.
얼음판위에 퍼져앉아 번데기와 참치캔을 살짝 덮혀서 한잔. 크으~~~
오전내내 입질이 한번도 없다. 다름 조사님들 사정도 모두 마찬가지.
모두 이구동성으로 "한마리만 잡혀주면 좋겠다..." "나두 그려..."
관리실앞 단골식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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