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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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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 때문에 통 출조를 하지 못했다. 금요일 저녁 내일은 잠깐이라도 찌라도 쳐다보고 와야지, 그런데 비가 온다고 하내, 오던지 말던지 내일은 간다.
토요일 아침 아이들 폐품 전달하고 집사람 일 잠깐 봐주고 잽싸게 줄행랑 대평지를 향해서출발, 양평쯤가니 비가 멈추고 구름이 서서히 걷히는데 왠 바람이 이리도 쎈지. 대평지 도착하니 벌써 12시, 사장님과 인사 나누고 그간 뜸했던 출조 사정에 대하여 얘기 하고 조황도 물었더니 요즘 송어를 방류하여 벌써 이른 계절이지만 상류 모래톱에 앉자 계신 조사님이 잡아올리셨다 하고 4짜 붕어가 자주 출현한다는데 바람은 강하게 불어 물결이 일렁인다. 과연 오늘 조황이 좋을까, 날씨도 쌀쌀하고 바람이 강하니 의문일쎄…
주위를 돌아보니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고, 조사님들 앉자계신 곳에 가서 조황도 물어 보니 신통지 안타고 하는데 잠시 옆에 서서보니 물결사이로 조금씩 찌의 솟음이 보인다. 분명히 입질인데 잘 모르시는 젊은 조사님 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작년 이맘때도 향어, 잉어, 붕어 아주 실컷 손맛보았던 기억이 있었다.
관리소앞 좌대에서 포진하고 지렁이 양념하여 부지런히 던지고 20분 정도 지났을까 바로 찌올림 온다. 역시 예상이 적중 한거 같애. 안채고 다시 던지기 시작 20분 정도 더 던지고 나니 바람이 강해서 인지 끌쩍 거리다가 만다. 자식들 좀더 달라고 좀더 밑밥을 깔고 나니 슬금슬금 유유히 찌가 솟아오른다. 드디어 왔구나 바로 챔질로 아니나 다를까 바로 3칸대가 U자로 휘어 진다. 가을 녀석이라 그런지 힘이 장사네. 때마침 낚수하러 오신조사님 세분이 넉 놓고 보고 있고 대 부러진다고 한마디 씩 하신다. 애고 기분 좋아라, 열심히 휘젓는 녀석은 뭘까? 붕어는 아니고 잉어 아님 향어 애고 팔 아파라 서서히 끌어 당기는데 갑자기 허전함 어이구 떨어졌네 나보다도 옆에 보고 계신 조사님들이 안타까워 하신다.
줄과 바늘은 멀쩡 한데 그럼 녀석의 입이 상했겠지.
다시 시작 이젠 집어가 돼었다는 표시를 내기 시작 한다. 가만두니 찌가 자빠지고 끌고 들어가고 난리다. 그래도 작전상 안챈다.
옆 좌대에 계시던 조사님 같이 하자고 한다. 흔쾌이 그러시자고 하고 3분이 우루루 한참 좌대가 씨끄럽다. 다시 묵직한 한마디 올림뒤 바로 내려가고 다시 한마디, 왔구나 바로 작업들어 가니 힘꽤나 쓴다. 옆에서들 어이 없단 표정이다. 날씨도 그렇고 바람도 차가운데 왠일인가 하는 표정으로, 관리소 사장님이 한 말씀 하시는데 고기도 엄청 풀었고 월동 준비를 위해서 엄청 먹을 거라고 찌를 좀 가볍게 써야 활성도 떨어진 녀석들의 입놀림을 바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알고는 점이라 여름 낚수 때 쓴던 찌를 이미 부력이 적은 것으로 교체 했다. 오늘 효과 만점이네. 옆에 계신 조사님들도 최대한 가볍게 장비를 교체하고 입질을 받기 시작 하신다. 열심 걸어 내고 보니 밤 10시 살림망이 묵직하고 마음이 풍성하네.
보통 이맘때면 낚수 안된다고 생각하는 난 오히려 조용한 이때가 더 좋다. 아침까지 했으면 좋으련만 아침에 마눌님과 약속이 있으니 아쉽지만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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