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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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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지 : 충북
피래미 조사였던 오짜방의 대감님께서
2005년을 월조사로 화려하게 등극하면서
적서리는 일명 월척 배출지로 클로즈- 업 되기 시작했다
산란을 앞둔 시즌,월척이 눈 앞을 아른거리니
꾼의 벌렁거리는 마음이 휴가가 없다고 그냥 지나칠소냐?
빈틈 없는 일정을 쪼게어 무작정 당진을 향해 차를 몰았다
당진 초입의 서진 할인마트에서
대감성과 미팅하기로 약속을 하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린다
안산에서 당진까지는 불과 40여분의 거리
엑셀 몇 번 밟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이다
서진 낚시마트에서 20 여분을 달려 적서리에 당도하니
서산 마루를 붉게 물들이게 노을이 진다
마트에서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따뜻한 봄날씨였는데
적서리에 도착하고 보니 대호를 몰아치는 4월의 바람이
보통 드센게 아니다
마주 보고 낚시대를 던지지 못할 정도로 몰아치는 바람,
할 수 없이 바람을 등진채로 채비를 편성하였다
바람을 등지니 앞치기는 수월하였지만
등줄기를 후벼 파는 추위가 사뭇 쌀쌀하다
몸이 으스스 떨려 온다
바삐 오느라고 두터운 옷도 챙기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한따까리를 해얄 것 같다
서산을 기울어 가는 태양을 바라보며 간단하게 한잔씩 걸친다
목구멍을 확 달구어가는 고랑주의 짜릿함,
뱃속이 화끈거린다
짧은 먹거리 타임이 지나가고
다시 재충전된 기분으로 푸른 호심에 낚시대를 드리웠다
대략 20여분의 시간이 지났을까?
흥분된 목소리가 붕사님의 입술을 비집고 터져 나온다
" 대감성, 나 월척했어."
두손을 번쩍 쳐들고 만세를 부르는 붕사님,
저건 월드컵 4강 때 히딩크 아조씨가 취했던 모션이 아니었던가?
이럴수가?
월조사로서 혁혁한 명성을 날리는 대감성도 아니고
기껏해야 노바대사님을 겨우 앞선 붕사님이 월척을 했다는 말이 아닌가?
그것도 내노라는 월조사 두명이 떠억하니 버티고 선 이 마당에..?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잘못된 느낌이다.
몇년 동안 줄기차게 낚시터를 따라 다녔어도
월척은 커넝 일곱치도 못 걸었던 붕성 이었건만...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는 붕사님을 뒤로
한 옆의 대감님과 젊은그지가 눈알을 돌리며 핏대를 세운다
어둠이 이미 대지에 축축하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증거이다
월척이 낚인 시간대 별로 미루어볼 때
월척을 기대할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불과 20 여분 정도이다
눈알을 팽팽 돌려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그러나 월척에는 주인이 있는법(?)
한시간이 자나도록 소식이 없었다
막간을 이용하여 아주 잠깐 눈을 붙였다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내리감으니
솔솔 불어오는 대호의 잔바람에
물씬거리는 봄향기가 콧구멍을 벌리며 날아 든다
끊어지 듯 이어져오는 미나리 향내
졸음이 두텁게 내리 앉은 눈커플을 들어 올리며 발밑을 내려다 보았다
버들 강아지가 탐스럽게 피어난 꽃대공 아래
싹이 오르기 시작한 돌 미나리가
밭침대에 눌리어 연약한 잎새를 뜯기운 채 신음하고 있었다
잔잔한 감동이 몰아 친다
황폐한 대호의 뻘을 헤집으며 솟아오르는 고귀한 생명의 흔들림
수많은 낚시꾼 들에게 밟히고 밟히면서도 끝내 쓰러지지 아니하였고
다시 당당히 일어서는 위대한 용트림이 거기 있었다
생명은 숭고하고 아름다웠다
어둠이 밀려 들자 기다렸던 기다렸던 일행들이 속속 도착을 하였다
모두가 상반된 꿍꿍이로 벌렁거리는 사람들
월척을 꿈구는 사람들이라
잔잔한 수면을 연상케 하는 빈맘성의 대편성,
어떠한 일에도 흔들림이 없이 초지 일관된 자세와 정신으로
자유맨 들의 맏형이 되시는 분이시다
그러나 곧 맡형자리를 미추 선배님께 물려주어야 할 듯,
새벽에 배스를 시작으로 기치를 높혔지만
끝내 월척은 보지 못하셨다.
찬스에 강한 피래미조사 조은생각님
월척이 나온 붕성의 바로 옆에 또아리를 틀고 찬스를 노려보지만
월척은 아무나 낚는 것이 아니다
생각해보라,
숱한 세월을 거대한 대호를 주름잡으며 휘젖고 다니던 월척이
겨우 피래미 조사에게 사냥 되었다고 한다면 자존심이 상할 것이 아닌가?
멀리 독불장군님의 모습도 보인다
대호의 본류에서 수로로 접어드는 길목에 자리를 잡으셨다
뒤늦게 빈맘님과 대열에 합류하신 부들님이
바싹 긴장하며 낚시대 앞으로 몸을 숙인다
슬쩍 건너다 보니 찌가 스르륵 올라온다
짧은 기다림 그리고 숨막히는 긴장... 당김질
휘리릭 거리며 낚시대가 휘어지고 놈의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부르르 떨리는 초릿대와 활처럼 휘어진 낚시대가 예사 몸부림이 아니다
한옆에서 지켜보는 가슴도 사뭇 두근거린다.
지켜 보던 눈길과 부들님의 가슴을
온통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던 놈의 정체는 4짜 배스였다
허탈하게 주져앉아 버리는 부들님.
허탈한 마음에 기념사진 한장,
ㅎㅎ 속으론 엄청 기쁜거 있져?
한차례 격동의 시간이 지나가고 주팅이 시작된다
홍어회에 계란찜,
그리고 채리를 칵테일한 쒸아주가 오늘의 주 매뉴이다
탠트 밖에서는 대구탕과 홍어 내장이 폴폴 된장 냄새를 풍기며 끓어 오른다
야전의 밤낚시는 누가 뭐래도 꿀꿀이 타임이 한몫을 한다
꿀꿀이 없는 야전의 밤은 왠지 썰렁해 보이니까
꼴까닥~
꼴까닥~~
안주 발이 좋으니 쒸아주도 술술 넘어간다
다르마 님께서 가지고 온 고랑주,
낮에도 고랑주로 신고식을 하였는데 다시 꼬랑주가 등장한다
4월의 짜릿한 밤이 사내들의 걸쭉한 술잔을 타고 자정을 넘는다
취침에 들어야 할 시간이다
월척의 꿈으로 밝아 올 새아침을 기다리며 꾼은 잠자리에 든다
내일의 뜨거운 화이팅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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