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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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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입니다.
아침부터 정신 없이 바쁩니다. 하지만 컴퓨터를 켜 놓고 낚시사랑에 접속하여 한 선배님이 들어오길
애타게 기다리며 틈틈이 체크해봅니다.
5시반입니다. 선배님의 아디가 로긴공개에 뜹니다.
즉시 메모를 보냅니다. 제 전화번호와 어제의 경망됨에 대한 사죄의 글이 담겨 있습니다.
금방 전화가 옵니다.
선배님입니다.
처음 듣는 목소리지만 왠지 정겹고 기품이 있습니다.
다 이해하고 계십니다.
오히려 그전에 있던 일까지 말하시며 위로해 줍니다.
마음이 놓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전화를 끊습니다.
이젠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른 게시판을 둘러 볼수 있습니다.
전부 낚시간다는 얘기 뿐입니다.
갑자기 우울해 집니다.
낚시가 가고 싶습니다.....
언제 낚시를 갔었는 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오늘도 밤 늦도록 야근을 하거나 철야를 해야 합니다.
131을 눌러봅니다.
내일의 날씨는 너무너무 좋습니다.
낚시하기에 안성 맞춤입니다.
더욱 낚시가 가고 싶어집니다......
밤 9십니다. 게시타포님이 연락달라며 게시판에 글을 남깁니다.
내일 낚시를 가신답니다.
천록님, 게시타포님, 물고님, 붕애송이님이 낚시를 가신답니다.
제가 정말 보고 싶은 분들입니다.
궁금한 분들입니다
같이 가자구 합니다.
같이 가구 싶습니다.
갈수가 없습니다.
오늘 철야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일요일에도 출근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못 간다고 말했습니다.
더더욱 낚시가 가구 싶어집니다......
밤 10시입니다.
다른 회사 설계팀 최이사가 왔습니다.
도면회의가 시작됩니다.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밤 11시입니다.
옛날 직장 상사였던 분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낚시를 가잡니다.
이분 심장 수술하시고 근래에 몸이 좋아 지셨습니다.
형수님이 이제 낚시가도 된다고 했답니다.
제 생각 많이 났다고 합니다.
같이 낚시 가자고 합니다.
못 간다구 말했습니다.
더더더욱 낚시가 가고 싶습니다........
밤 12시입니다.
나와 우리회사 강이사, 다른 회사 설계팀 최이사가 끝없는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최이사의 제안대로 한다면 용적률과 지구단위 심의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시공사와의 미팅은 월요일로 잡혀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월요일까지 기본설계도면을 완성해야 합니다.
제 언성이 높아집니다.
최이사가 참다참다 자리를 박차고 나갑니다.
전화를 걸었습니다.
서로 기분을 가라앉히고 내일 오전에 다시 보기로 했습니다.
회사를 나서니 새벽 1시가 넘었습니다.
정말 낚시가 가구 싶습니다.........
새벽2시입니다.
집에 도착했습니다.
모두 자고 있습니다
책상 위에 빼빼로가 있습니다.
갑자기 집사람이 낮에 전화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말할 틈도 안주고"바쁘니 끊어" 했습니다.
갑자기 미안해집니다...
토요일 아침입니다.
최이사가 다시 왔습니다.
장시간의 도면 회의와 스케치가 이어집니다.
어제와 같이 언성을 높이는 일은 없어서 다행입니다.
12시 40분입니다.
팔자님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낚시를 가신답니다.
저는 개포님과 같이 가는 줄 알고 있습니다.
못 간다구 말했습니다.
정말정말 낚시가 가구 싶습니다........
오후 1시반입니다.
징그러운 회의가 끝납니다.
안이 결정되었습니다.
최이사가 돌아가서 안을 정리할테니 내일 오후 2시에 다시 보자구 합니다.
갑자기 시간이 생겼습니다.
내일 오후 2시까지......
낚시가 다시 가구 싶어졌습니다....
집사람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낚시를 간다구 했습니다.
집사람의 언성이 높아집니다.
얘들하구 놀아준게 언젠지 기억나냐고 묻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늘 다 잠 잘 때 집에 들어간 기억 밖에는 안납니다.
낚시를 가기가 너무 미안해집니다.
제 목소리가 작아집니다.
제가 안스러웠는지 집사람이 제안을 합니다.
지금 낚시가도 괜찮은 데 단 저녁 먹기 전까지 오라고 합니다.
안오면 올때까지 얘들과 같이 밥 안 먹고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갑자기 횡재한 느낌입니다.
시계를 봅니다. 1시 40분입니다.
개포님은 화성 쪽으로 간다고 했으니 이 시간엔 무리입니다.
상사였던 분께 전화를 겁니다.
반산지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도 무리입니다.
7시반까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집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결심합니다.
양어장은 가지 않기로 합니다.
간만의 낚시를 양어장에서 보내긴 싫습니다.
갑자기 고민이 생깁니다
낙생지로 가서 중층낚시를 할까.....
용인 소류지로 가서 바닥 낚시를 할까...
낙생지는 씨알이 굴고 소류지는 씨알이 작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소류지로 가기로 합니다.
찌올림이 그리웠기 때문입니다.
차안에 모든 낚시기구와 옷까지 있으니 그냥 용인 산골짜기로 달려갑니다.
마음이 급한 탓에 길이 더 막히는 것 같습니다.
참, 지렁이 사는 것은 잊지 않았습니다.
3시입니다.
겨우 소류지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이 소류지가 제 것이 됩니다.
또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계곡지라 수초가 없습니다.
제방권에만 일부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만수입니다.
중류 포인트에서 하기로 결심합니다.
산을 올라갑니다.
길도 없이 전부 낙엽입니다.
겨우 도착했습니다.
나무 사이로 여름에 제가 터 닦아 놓은 자리가 보입니다.
두대를 펴기에는 무리지만 간만에 온 낚시기에 욕심을 내 봅니다.
1.5 1.6 두대를 폅니다.
숲이 우거져서 더 긴 대는 나무 가지에 걸려 펼 수도 없습니다.
수심은 1.2미터입니다.
지렁이에 떡밥 짝밥을 달아 던집니다.
찌가 예쁘게 입수합니다.
이젠 담배를 하나 피워 물 수 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주위를 둘러봅니다.
아직 양지쪽은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파란 하늘과 너무 어울립니다.
시계를 봅니다
3시30분입니다. 아직 입질하기엔 시간이 이릅니다.
떡밥을 갈기 위해 대를 듭니다.
봉돌이 무지 찹니다.
지렁이도 완전히 늘어져 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서 상부의 물은 차가운데
바닥은 완전히 얼음짱입니다.
갑자기 제방이 만수에 무너미가 넘치고 있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차가운 계곡수가 유입되고 있다고 생각되니 오늘 낚시는
힘들거란 생각이 듭니다.
욕심을 버리기로 합니다.
예상대로 찌가 미동도 안합니다.
가끔씩 미끼는 갈아줍니다.
시계를 봅니다.
4시반입니다.
갑자기 1.5칸대 찌의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긴장하고 챔질할 준비를 합니다.
두마디를 올리고 멈춥니다.
챔질할까 망설입니다.
하지만 지렁이 미끼기에 참습니다.
다시 찌를 밀어 올리기 시작합니다.
5마디를 올리고 멈춥니다.
챔질을 합니다.
붕어의 앙탈이 느껴집니다.
제법 힘을 씁니다.
그러나 곧 항복을 합니다.
건져보니 5치입니다.
예상보다 작습니다.
물이 맑아 힘이 좋은 모양입니다.
이젠 만족합니다.
찌올림도 보았고 예쁜 토종붕어 얼굴도 보았습니다.
이제는 안 잡혀두 좋습니다.
근사한 찌올림과 잊지 않고 인사해준 붕어가 고맙습니다.
방생을 해 줍니다.
잘 있으라면 꼬리를 흔들고 사라집니다.
다시 정적입니다.
몇번 더 미끼를 갈아 줍니다.
1.6칸대의 찌의 움직임이 감지 됩니다.
반마디씩 아래 위로 움직입니다.
붕어이길 기대하나 붕어가 아닌 모양입니다.
갑자기 찌가 물속으로 사라집니다.
급하게 챔질을 합니다.
피아노소리가 납니다.
엄청 힘을 씁니다.
붕어면 분명히 월척입니다.
좌로 쨉니다.
제대루 제어가 안됩니다.
1.5칸대를 타고 넘습니다.
한참을 실강이 하고 건저보니 역시 발갱입니다 .
40은 되어 보입니다.
덕분에 찐하게 손맛은 보았습니다.
역시 방생입니다.
이젠 정말 만족입니다.
붕어 얼굴도 보았고 찐한 손맛도 보았고.....
그런데....
사람 욕심은 한이 없는 모양입니다.
은근히 월척을 기대하게 됩니다.
시계를 봅니다
5시반입니다.
산이라 그런지 벌서 어두워 질려고 합니다.
집까지 30분은 걸리니까 적어도 7시에는 출발해야 합니다.
1시간 반 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고맙게도 입질이 붙기 시작합니다.
5분간격으로 입질이 옵니다.
그러나 씨알이 잡니다.
4치, 5치입니다.
치어들이 집어된 모양입니다.
주위를 둘러 봅니다.
산이라 그런지 벌서 어두워 질려고 합니다.
그리고 추워집니다.
그냥 갈까 고민을 해봅니다.
하지만 다시 주저 앉습니다.
온김에 찌불을 띄워보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6시입니다.
완전히 깜깜해졌습니다.
찌불이 선명히 물 위에 떠 있습니다.
이제는 물위로 예쁘게 떠올라 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어두워지자 입질이 완전히 끊깁니다.
시간은 자꾸만 흘러갑니다.
6시 30분입니다.
갑자기 붕어가 야속해집니다.
찌불한번 올려주면 좋으련만 기대와는 달리
미동도 없습니다.
6시 40분입니다.
늦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장비를 거두고 내려가야합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조금더 조금더를 주문처럼
외우고 있습니다.
6시50분입니다.
찌가 올라옵니다.
정말 예쁘게 올라옵니다.
끝까지 지켜봅니다.
찌몸통까지 올리고 기우뚱거립니다.
챔질을 합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3치입니다.
3치가 그렇게 예쁘게 찌를 올렸던 겁니다.
이젠 미련이 없습니다.
급하게 장비를 거두고 산을 내려갑니다
차에 도착합니다.
7시20분입니다.
핸드폰벨이 울립니다.
집사람입니다.
어디냐고 묻습니다.
출발했다고...
길이 생각보단 막힌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8시입니다.
현관앞입니다.
현관벨을 누릅니다.
아빠~~~~
하며 두 꼬맹이가 뛰어 옵니다.
둘을 얼싸 안습니다.
5살 2살 제 아들들입니다.
5살 2살인데 5살 3살이라고 사이트에 올렸다가
집사람에게 혼났습니다
아들이 2살인지 3살인지두 모른다고....
무심한 아빠입니다.
아직까지 모두 밥을 못 먹었습니다.
간만에 집사람이 스테이크를 준비합니다.
오히려 집사람이 미안했던 모양입니다.
덕분에 고기로 호강합니다.
저는 2살짜리에게 고기를 먹이고
5살 놈은 지가 칼질하겠다고 엄마와 실강입니다.
식사가 끝났습니다.
샤워를 하러 갑니다.
샤워를 하러 들어오니 두놈 모두 쫓아 들어 옵니다.
작은 놈부터 씻겨서 집사람에게 내보냅니다.
9시20분입니다.
두놈이 레스링을 하자고 난리입니다.
침대에서 이리 던지구 저리 던지구
20분 레스링했습니다..
힘 다빠졌습니다.
집사람과 바톤 터치합니다.
집사람이 두놈에게 동화책을 읽어 줍니다.
10시반입니다.
두 꼬맹이 모두 잠들었습니다.
낚시사랑에 접속했습니다.
현대맨님이 보입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조행기를 읽었습니다.
갑자기 이곳에 저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졌습니다.
조행기를 쓰기 위해서 언제 또 낚시를 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당분간 낚시를 못 갈 것 같습니다.
아마 오늘이 저 혼자만의 납회인 것 같습니다.
오늘 조행기를 못 쓰면 몇 달간 조행기를 못 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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