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찾아서
어디선가 봄이 올 것만 같아 그 봄을 찾으러 새벽길을 나섭니다.
잠을 깬 마누라가 놀란 눈으로 바라보지만, 쫓기듯 길을 나서는 건 어디선가 봄이 나를 부르기 때문입니다.
현풍IC에서 반가운 님들을 만나 그 동안의 안부를 물을새도 없이, 얼른 아침을 먹고는 급하게 어디론가 달려 갑니다.
낙동강이 구비구비 흐르다 현풍을 지나서 어느 산자락에 한줄기 가닥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봄은 보이지 않고 쌀쌀한 바람만 옷깃을 파고 듭니다.
겨울은 우리에게 너무 깁니다.
그 긴 겨울동안 날개 움츠리고 앉아 있던 철새처럼, 아직 봄은 아무곳에도 보이지 않지만 성급한 마음에 봄을 찾아
멀리 남쪽으로 달려온 것입니다.
버들강아지는 한껏 가슴이 부풀었지만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고
불어오는 바람이 원망스러운 듯 고개를 흔들고 있었고,
아직 잎은 내지 못한 나무는 앙상한 가지를 바람에 흔들며
그림자를 물 위에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봄은 아직 오지 않았나 봅니다.
 
그래도 마음이 급해 대를 폅니다.
땅위엔 봄이 오진 않았지만, 물속엔 봄이 와서 예쁜님들이 마중을 나올까 설레는 마음으로 대를 펴고 앉아
오리란 약속도 없었던 님을 마냥 기다려 봅니다.
주중에 기온이 오르고 햇볕이 따사로워 예쁜 붕어들이 마중을 나와줄 것만 같았는데
주말만 되면 구름이 끼고 빗발이 날리니 주말을 기다리는 조사들의 마음은 언제나
안타까움만 남습니다. 올 봄에도 님을 만나긴 틀렸나 봄니다.
  용왕님! 붕순이는 언제 보여 주나요???!!!! (대사형은 용왕님과 통화중)
  입질이 없을 땐 심심초가 젤이여!
  춥지만 않으면 낮잠이나 자지!!!
아빠를 따라 봄맞이 나온 꼬마. 피를 속이진 못합니다. 찐빵...
행여나 붕애를 만날까 대를 날리지만 붕애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키다리 아저씨가 꼬마를 위해서 모닥불을 피워 줍니다.
아저씨! 산불조심 하세유~~~
  입질이 없을 땐 입질을 해야 합니다. 입이 즐거워야지요.
 하나 둘 본부석에 모여 입낚을 시작합니다.
 술은 요기 있구요~~~
  > 안주도 여기 있습니다.
만물사랑님의 야관문주가 나오고 참고기님이 인도에서 직송한 술도 나오니 소주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래서 천마주는 시조회 때 먹는다고 대사형님이 도로 감춘다.
안주는 깜바구님이 직접 동해바다에서 건져 온 싱싱한 문어가 나오고, 아리수님이 집에서 정성들여 끓인
오댕탕 국물을 마시니 금방 추위가 도망을 간다. 술을 못 먹는 것이 후회스럽다.
 >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버들꽃 망울이 부풀어 오르는 걸 보니
봄은 머지않아 들녘을 달려 올 것 같다.
환한 미소를 짓는 童心처럼 가슴 가득히 봄을 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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