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금요일에 이어 이번주 금요일도 머나먼 아산 봉재지에 출조를 감행했다.
날도 한주한주 이제 조금씩 체감으로 따스해 진다는 것을 느끼고 앞으로 술먹는 금요일 보다는 차라리 가능하다면 매주금요일 출조를 하려고 생각중이다.
일단 아직 겨울의 찬기운이 물러가질 않아 무조건 서울 이남쪽으로 장소를 물색했는데 여기저기 아직 입질이 원활하지를 않아 그나마 꽝은 안해는 익숙한 봉재지로 또다시 출조했다.
올들어 벌써 혼자서 4~5번 출조한 것 같다.
봉재지 매니아는 아닌데 어느덧 그리 되는 듯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총각시절 몇개월 잠시 출장나온 추억도 있고 친한 낚시 친구도 이 근방에 있어 아산인근 낚시를 즐기는 편인데 수도권 타장소보다 저수지가 많아 시간만 허락된다면 자주 내려온다.
주로 서평택 톨게이트에 있는 노진리, 아산권은 신봉지, 죽산지, 봉재지 안성권은 반제지를 자주 다녔는데 주변 편의시설이나 입어료를 생각해서 혼자라면 봉재지로 출조한다.
다행히 해가 떨어지기전에 도착해서 자리를 고른 후 얼른 채비를 편다.
채비를 펴고 텐트를 짓고 수심을 체크하니 바로 어두워 진다.
그동안 1구역인 관리사 인근의 접안좌대, 연안좌대 혹은 일행과 수상좌대에서 낚시를 즐겼는데 이번에는 마름, 부름, 갈대밭이 있어 이른 봄과 산란기에 최고의 조황을 보인다는 2구역으로 자리를 잡았다.
5대를 던지고 지렁이와 떡밥 짝밥으로 적당히 밑밥을 주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한다.
해가 떨어지고 12시정도까지 5대의 찌가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외치며 여기저기 정신없이 빠른 입질을 보인다.
도저히 챔질 타이밍 잡기가 쉽지를 않다.
찌의 오르고 내림이 잔챙이들의 난리부르스 같아 확인차 짧은 대 하나를 골라 집중해서 한마리 건져 올려 보니 역시나 4치정도되는 붕어의 입질이다.
다음날 아침까지 계속 올라온 4치급 붕어새끼
그러다 가장 긴 3.6칸대의 찌가 오르다가 수면밑으로 끌려내려간다.
순간 이번 것은 잔챙이가 아니다는 직감으로 대를 세우는데 덜커덕 거리며 몸이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연신 파이팅을 하며 끌어내는데 제법 퍼덕거린다.
예상대로 잉어가 올라왔다. 4짜정도되는 놈으로 힘이 좋았다.
그러고 얼마되지 않아 또 3.6칸대에서 비슷한 상황으로 찌가 내려간다.
훅킹~!
또 잉어인가 하며 올리는 데 무겁긴 한데 별로 힘을 쓰질 않는다.
잡아서 후레쉬를 비추니 아싸! 메기가 올라왔다.
그래도 제법 큰 메기였다.
아까 잡은 잉어와 길이가 비슷했으니 메기는 잡아서 매운탕해도 되고 남줘도 기분 좋은 고기이니.........
그리고 그렇게 또 잔챙이와의 도레미 놀이에 혼이 빠지고 별 재미도 없고,,,...
주위 조사님들도 아직 붕순이들이 연안으로 나오질 않고 잔챙이만 극성이라고 잠 좀자다가 아침녘에 다시 한다고 잠을 청하시러 한두명씩 자리를 비우신다.
밤 12시경 더이상의 입질이 없자 나도 텐트에서 새우잠을 청하고 아침을 기다린다.
아직 밤은 많이 쌀쌀하다 다리사이에 난로를 켜고 따스히 새우잠을 잔다.
다음날 아침 해가 앞산에 떠오른다.
수면위에도 해가 비치운다.
간밤에 혹시나 대물놈들이 내 낚시대 훔쳐갈까봐 확 고정시켜 버렸다.
간밤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2.6칸대 찌가 갑자기 천천히 공중부양을 시도한다.
잠결에 챔질을 하려니 그새 찌가 내려온다.
뜬눈으로 뒤척이다가 타이밍을 놓쳤다고 생각하고 대를 들었는데 뭔가가 덜커덩거린다.
깜놀, 깜놀 !!!
어찌나 힘이 좋은지 옆칸의 2칸대까지 와장창 떨어뜨리며 줄을 섞여버린다.
뜰채를 사용해 잡으니 아까보다 더 큰 잉어다.
이 놈 덕분에 단잠자다 놀래서 잠 깨고 정신없어 죽겠는데 또, 옆칸대와 줄을 확 엉켜버렸고....
한참 엉킨 줄을 풀고서 새벽녘에 잠시 집중해보니 역시 도레미송 !!!
그냥 또 자자!
내가 앉은 2구역 포인트 오른쪽 상황
내가 앉은 2구역 포인트 왼쪽 상황
내 뒤로는 이렇게 휑~하니 논밭이다.
간밤의 조과
<대물낚시터도 아닌데 잉어 2마리와 메기, 그리고 열받아 잡아놓은 어린 붕어 2마리>
그래도 인근 조사님들은 대부분 4치 붕어들만 얼굴을 보았다고 하니 난 좀 낮다.
집에 마눌님한테 엄청 많이 잡았는데 다놓아 주고 메기 1마리만 가져가니 메기매운탕 해달라고 하니 까불지 말고 놓아주던지 다른 사람 주라고 한다. 깨갱~
귀찮고 요리 자신없다나 뭐라나, 다음번에도 출조할 것을 생각해서 눈치껏 꼬리를 내린다.
혼자 낚시하는 나를 보고 "자유로운 영혼" 이라고 놀린다.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낚시의 기술 아니, 외박의 기술?!
이젠 웬만한 곳에서 집짓는 것 일도 아니다. 집에서 쫒겨나도 잘 살것 같다?!
어젯밤 서초동에서 일마치고 해떨어지기 전에 봉재지에 도착한다고 내달렸는데 기름에 불들어 온지도 몰랐다.
요즘 기름값 정말 장난아니다.
왕복 180km정도 되는데 기름값 감당이 안되어 수도권쪽으로 아무래도 자리를 옮겨야 할 것같다.
작년에 남전지를 몇번 다녀왔는데 고민이다.
조만간 낚시 지인들과 저녁에 술한잔 하며 좋은 장소를 물색해 보아야 하겠다.
낚시는 붕어들의 산란준비는 시작된 것은 분명 맞는 것 같은데 아직 물온도가 올라오지를 않아 조황은 별로다.
일부 포인트에서 대박수준으로 나온 다고는 하는데 전반적으로는 아직 물온도가 더올라와야 고른 입질이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캐미를 찌에 입혀 가지런히 던져 놓고 찌를 응시할 때가 난 제일 마음 편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이다.
붕어도 잘 나와야 겠지만 물에 낚시대를 담금다는 그 행복을 만끽 할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낚시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바심을 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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