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다 보니 장찌마을의 30대, 40대, 50대가 대표로 한명씩 참가한 조행길이 되었습니다.
장찌마을 고문이신 50대 기수 아히님, 40대 저 고죽, 30대 럭셰프 럭셔리님....
원래는 아산의 봉재지가 목표였으나 먼저 도착해서 살펴 본 봉재지는 낚시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습니다.
배수로 인해 좌대 아래로 2미터 가까이 물이 빠졌고, 물색도 영 좋지 않습니다.
해서, 럭셔리님과 통화 후 인근에 있는 준계곡형 저수지 신수지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오염원이 없는 신수지는 물색이 좋고 나무 그늘이 많아 여름 피서낚시로 제격일 듯 합니다.....만
역시나 여기도 3일째 배수중 ^^;
일단 럭셔리님고 만나서 점심을 신수지의 묵은지 김치찌개로 해결하고,
절대 배수하지 않는 곳으로 가기로 결정합니다.
이 결정에는 약간 난관이 있었는 데,
제가 좋아하는 관계로 몇번 따라 나섰던 럭셰프가 총 네번의 도전에서 총조과가 두마리였다는 것.
그 두마리도 낚은 게 아니고 낚여 준 거 였단는 것.
아뭏든 고민 끝에 당진에 있는 안국지로 쏩니다.
아직 출발하지 않으신 아히님께는 안국지로 변경되었음을 알려 드리고,
안국지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안국지는 항상 뭔지 모를 기대를 품게 하는 곳.
경치 좋고 공기 좋아 찾아가는 길이 설레는 낚시터입니다.
" 오늘은 럭솁이 좀 잡아야 다음에도 따라 나설텐데....."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아히님과는 서산 IC에서 만난 후 안국지로 들어 갔습니다.
도착 후,
안국지에서 수심이 가장 낮은, 씨알은 잘아도 마릿 수가 좋고, 찌올림이 좋은 첫번째 골자리에 자리 잡고, 점방을 펼쳐 봅니다.
가까운 곳에서 부터 제 낚시텐트, 럭셔리님, 숲에 가려 모습은 안보이고 낚시대만 보이는 아히님.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 보이는 풍경은 이렇습니다.
제 자리입니다.
럭셰프 자리.
아히님 자리.
그리고 오늘 사용 할 찌.
장찌 마을 매니져인 콜크찌의 달인 떱밥님의 명품 콜크찌 70짜리.
다음 날 아침, 대물 입질에 줄이 터지는 바람에 안국지에 수장 되었다는.....^^;
정확한 직립 입수와 정직한 찌올림을 보여 준 명품이었는 데.............
다음은 일명 할매공방(검은나비님)표 골피찌를 사용한 럭셰프.
저 찌로 그동안의 안국제에서 보여 준 부진을 완전히 날려 버렸습니다.
조과를 보시면 입이 쩍~~~~
1박 2일 동안 쉼없이 잡아냈습니다.
양옆의 40대, 50대는 낱마리.ㅎㅎㅎ
오랜만에 들른 안국지라 사장님도 반가우셨는 지 잠깐 앉아서 담소를 나누시다 가시고.....
밑밥도 좀 줬으니 사람도 먹을차례입니다.
일단은 가볍게 막걸리와 부추전으로......^^
장찌마을 노장파와 소장파 대표로 한컷.
맹춘지절에 나무그늘에 앉아 좋은 사람들과 새소리와 더불어 부추전에 막걸리 한잔 하니 세상에 부러울 게 없네요.
조행길이 더도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간단히 한잔하고 열낚모드로 돌입하는 데, 의외로 해지기 전에 벌써 입질이 있어 서너마리 살림망으로 들어가고.....
안국지에 해가 집니다.
간간이 들어 오던 입질이 해가 떨어지고 난 후 거짓말 같이 사라집니다.
밤낚시에 조황이 좋지 않고 해가 뜨면 조황이 살아 난다는 정보가 있어서,
10시까지 밑밥만 주다가 럭셰프표 닭도리탕에 진하게 한잔하고,
12경 숙소에서 일찍 눈을 부칩니다.
이후 새벽 네시 부터는 완전히 럭셔리님의 독무대.
두번 품질에 한번씩 입질을 받더니 안국지 전체에서 혼자만 붕어를 잡아내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네번의 꽝을 치면서도 이번에 따라 나서준게 고맙기도 하고,
이번에도 조과가 안 좋으면 어떻하나 신경이 쓰였는 데, 정말 다행입니다.
이번만큼은 정말 제가 잡은 것 보다 기뻤습니다.
보통 이정도 거리의 낚시터에서 서너번 몰황을 겪고나면 다시는 잘 안찾으려 하기 마련인데,
조사로서의 올바른 마음가짐이 이번의 대박을 안겨다 준 듯 합니다.
이번에 올라 온 평균 사이즈 붕어들.
안국지의 일반적인 크기보다는 좀 작아도 마릿수에서 보기힘든 조과를 올렸습니다.
럭셔리님이 혼자 올린 조과.
저 세수, 아히님 두수 하신 것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조과.....
안국지 전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입질을 받았습니다. 축하하네 럭솁 !!!
낮 12시경에 대를 접고 인근 읍내에 있는 식당에서 아히님이 시원한 냉면을 사주셔서 잘먹었습니다.
이제 어느새 냉면이 맛있어지는 계절입니다.
식당 앞에서 꽃이 예뻐서 한컷.
역시 더울 때는 계곡형 저수지가 좋다는 걸 일깨워 준 조행길이었고,
일행의 징크스를 깬 조행길이라 더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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