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저수지
太公, 空山
風 流 外 傳
바늘이 없거나 낚시줄이 없어도 좋다. 물속에 있는 너와 물밖에 있는 내가 무엇이 다를까?
다만 한시절 좋은때를 맞이하여 그대와 즐거이 가을날의 빛나는 햇살속을 함께 가려 한다.
호수위로 스치듯 바람이 지나자 이내 마을에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마을을 지나 산모퉁이로 빙그레 둘러지난 길위로
저녁노을이 쏫아지고 그노을로
사과들은 깊은 단맛을 향취하며
바람은 우리들의 마음을 더깊고 서정지게 하겠지만...
어둠이 내린 과수원 어디선가 아낙의 소리가 나직히 들려온다
더 밀어야 돼..하나둘...하나둘..
가끔 사내의 소리도 오랫동안 들렸다.
부웅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과수원의 소독차가 작동하는소리가 들렸다.
밤 늦게 과수원을 소독하다 소독차가 어제내린
비 웅덩이에 빠진 것....
어디서건 삶은 애닮은 것이다.
어느 우주에선가 내린 별들이 가득 찬 호수위에
기다리던 魚信은 아니 오고
바람만 가득하다.
푸른하늘은 아직도 언뜻 언뜻 보이는 검은 먹구름속에 감추어져 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은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서
그것이 오길 포기할 때 즈음에서야 슬그머니 나타난다
마음보다 몸이 더 바쁜 우리들은
마음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몸으로 알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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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태양은 마치 여름처럼 작렬하고
바람은 습하며 소나기는 열대성으로 내린다
호수에는 마름이 가득차 있고 거친 바람에도 끄떡하지 않으며
늠름하게 물위를 군림하고있다
아직도 여름은 곁에서 심술궂게 가을의 진입을 냉소하며 가리고 있다
비가 내린다는 주말
뜻이 맞는 몇몇 조우들과 낚시를 나선다
처음에 원래 계획했던 곳은 청원근처에 잇는 작은 소류지였다
도착했을 때에는 토요일도 다 지나가는 저녁무렵이었지만
낚시대를 들고 수심을 재려다는 틈에 마을 이장이 내려와서
낚시를 하지않았으면 좋겠다는 간곡한 부탁아닌 부탁을 했다.
어디든 꽃이 피지 않는 곳이 있으랴만은
씨를 뿌리지 않으면 그어디서도 꽃은 피지 않는다.
그 이장의 말맞다나 그 작은소류지는 매우 깨끗하고 정갈하다
마을사람들이 일일히 다니며 낚시를 하지 못하게 한 까닦이다
매우 역설적인 말이지만 낚시를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낚시인들에게
더 호평받는 호수가 된다는 사실은 무얼 애기하는 것일까?
일행은 계속 뒤를 돌아보며 (아이들 말데로라면 침을 흘렸을 것이다 )
아쉽고 아쉽게도 그곳을 떠나서 급히 다른곳을 물색해야 했다.
도착한 곳이 괴산의 청산저수지...
마름으로 가득찬 계곡형의 작지 않은 저수지이고 별로 알려지지 않아 손을 덜탄 덕에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
마을에서 벗어 나서 작고 나즈막한 산속으로 들어서자
환호성을 지를 만한 그 저수지가 나타났다.
주변은 온통 사과 과수원이다.
과수가 없는 곳은 집이라고 할 만큼 온통 사과나무들로 가득차 있다.
저녁에 계속 강우성 소나기가 지독히도 쏫아붓고
심란한 사람들은 급히 낚시대를 편성한다.
제방둑의 ...
태공님은 상류의 새물이 내려오는 모래톱에 열세대를 맘껏 폈다
함께한 태공님,고래님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일망 낚시에 열중하고 있는 재방아래의
붕어가 바라 본 하늘님이다.
붕어가 바라 본 하늘은 어떤 것일까 문뜩 궁금해 진다 .
제방에서 본 상류전경이고 밤나무밑의 자리가 고래님 자리이다
숲으로 울창이 둘러쌓인 그윽한 저곳이 매우 유장해 보이지 않는가 ?
지독한 소나기가 한차례 훓고 지나간 다음
새상은 야속하게도 어둑해지고 이내 저녁이되고 말았다.
호수옆을 지나는 신작로을 따라 언덕을 넘어가면
사과향기가 도회지에 그을린 가슴을 환하게 해 주는 과수원길이 이어진다.
저기 어딘가에 날 그리는 사람이 살고있지 않을까 ?
노을지니 그리움이 습관처럼 가슴을 저리게 한다.
고독한 것은 계절이 아니다.
또한 고독하게 하는 것도 계절이 주는 심상은 아니다.
홀로 바람맞으며 표표히 서있는 것은 나만이 아니므로
그것을 잊는 순간 고독해지는 것이다 .
하늘이 물위에 비친것이 아니라면 누가 저토록 아름다운 노을을 그려낼 수 있을까?
잔잔한 호수에 저녁 나들이라도 나왔는지
호수가 풀섶에 작은 붕어들이 뛰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어둠과 별들과 그리고 나와의 고독한 대화가 ...
현상은 진실을 담는 그룻이라지만
나는 너무도 어리석어 현상너머에 있는 그것을 보지 못한다.
밤새 소나가기 억수로 내렸다.
소나기의 강렬한 내리침이 텐트위를 마치 실로폰연주처럼 토닥거리며
밤새 내 잠 언저리를 맴돌았다.
그리고 새벽안개 ...
새벽의 손맛에 조사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비오는 날의 애수...
넉넉한 멸치국물과 잘게 썰은 감자와 채썰은 애호박
그리고 잘 익은 열무김치
통호밀로 만든 수제비 ...마음적으로는 황후의 성찬만큼이나 호사스러웠다 ^^.??
아내가 가장 포근하다
늦여름의 바람이 찬건가? 그들의 손길이 부럽게도 따뜻해 보인다
충주에서...날마다 출근하듯 나오신다는
중풍으로 다리와 손이 마비된 할아버지 "집에 있기가 너무 서운해서.."라고만 말했다.
수확은 호수가의 벼들처럼 풍성했다
여뎖치급이 수십마리
한두마리는 필경 월척이리라!!! 물론 재지는 않았다.
어딘가에 길이 멈추는 곳은 있을테지만
길을 멈춘다는것은 내게는 시간을 멈추고 내삶도 멈추는 것처럼 ....기억도 멈추는것이다.
그리고 그 사건은 언젠가 전률을 일으키는 신화로 남아 희석된 기억처럼 어딘가를 떠돌 음습한 지반이
될 것이다.
내 일상사의 그작은 순간적 멈춤사이에
오래된 습관처럼 과수원을 지나면 낮은 구릉들과 마을들이 펼쳐진 저 아름다운 마을의 실루엣을
만드는 낙조가 춤을 출테니....
저 대양의 끝에서 나를 향해 오래동안 여행 해온 그바람들은 내피부에 닿아도 오래된 친구 처럼
낮설지 않다
언젠가 이 피곤한 여름도 갈 것이고 바람은 신선하여 내 회한을 갈아 먹는 긴 한숨으로 변할것이지만
그바람이 전해준 우주의 모든 은밀과 심오로 잊혀진 모든것들이 새로이 신화가 되어 탄생할 것이다.
나에게 사랑과 일말의 열정있는 한
파도는 멈추지 않고 대앙은 마르지 않으며 바람은 쉬지 않을 것이다
내 사랑이 영원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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