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에 대하여
불볕더위와 발맞추어 올해도 휴가철의 긴 행렬이
바다로 산으로 계곡으로 이어졌습니다.
온몸의 혈관처럼 땅 끝에서 끝까지
굵고 가늘게 퍼져나간 길 위에
오래오래 멈춰 있던 정체의 바퀴들.
그랬었지요.
참으로 오랜만에 맛보는 달콤한 휴식을 위해
우리는 기꺼이 길 위의 시간을 견뎌냈지요.
마침내 당도한 목적지에서
삶을 내려놓고 현실의 고민을 던져버리고
자연과 하나 되어 즐거웠는지요?
지난 주말은 그 막바지
햇빛은 여전히 따가웠지만
숨 막히는 헛헛한 바람 여전했지만
해 지면 선선해지는
처서(處暑)였지요.
처서는 풀들이 자라기를 멈추고
더위가 서서히 물러간다는 절기.
그래서인지
개학 앞둔 꼬마 강태공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사이사이로
매미들의 소란 여전하고
둘레 산도 변함없이 푸르지만
가슴 속 호수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고
수면 잔잔해 집니다.
처서가 지났습니다.
이제껏 밖에서 외로이 떠돌던 마음도
내 안으로 다시 돌아오는 발자국 소리 들리는
정겨운 귀로의 시간입니다.
사랑 평화 기쁨 행복......
지난 주말 님의 살림망에 담긴 물고기들의 이름입니다.
ㅡ 비린비늘 ㅡ
큰골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