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비가 쏟아진다.
밤 11시
이대로 내버려 두면 수위가 불어나
쪽 좌대가 물속에 죄다 잠기겠다.
요즘은 불빛이 밝아 별똥별 잘 보이지 않는다는데
오늘은 칠흑 같이 어두운데 별똥별 기별이 없다.
중류 무인도 부교에 멀리 칠곡에서 오셨다는 영감님 두 분과
일거리 떨어져 놀고 있다는
점동 청춘이 빗방울을 낚고 있을 뿐,
반바지를 입고 헐렁한 셔츠를 입고 장화에
면장갑 캡라이트 달은 모자를 눌러 쓰고
홀로 빗속을 뛰어들었다.
가문 불볕에 시들어 가던 초목도
고개를 설래설래 흔드는 폭우, 골짜기마다 흙탕물이 아우성이다.
쪽 좌대를 끌어올리며 저수지를 반 바퀴 돌 즈음
가쁜 숨 사이로 땀방울과 빗물이 목덜미를 타고 흐르고
자꾸만 미끄러져 옷은 진흙탕이다.
상류 웃자란 수풀 사이 손을 쓱 드밀어 쪽 좌대를 잡아끄는데
면장갑 속 손가락이 따끔 한다.
직감적으로 독사가 문 줄 알았다. 손톱은 뚫지 못하고
지문 있는 쪽 손가락에 독이빨을 깊숙이 박은 것 같다.
순간…….
그 짧은 순간, 바래던 것이 왔는가?
고맙다고 뱀 머리를 쓰다듬어 주어야 하나, 볼기짝을 패주어야 하나,
셔츠를 찢어 손목을 묶어 독이 퍼지지 않게 동여맬까? 아니지
이렇게 비 오는 호수 기슭에서 편안한 여행을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만감을 교차하며 희미한 모자 불빛을 비추어 보는 순간
아~ 낚싯바늘이다. 붕어의 입술을 유혹하던 그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이
손가락 깊이 박혀있다.
어둠의 저쪽 붕어가 두고 간 영혼이
쉬어 가라 속삭이고 있는 것인가?
풀썩 주저앉아 장맛비 나누어 마시고
붕어의 영혼을 달래어 보냈다.
木魚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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