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마주하는 풍경인데도 안개 속에서는 신비롭습니다.
호수 속 풍경도 마찬가지겠지요
저 깊은 곳까지 투시한 수 있다면
하늘에 날아가는 새를 보듯이
기다림은 투명할 것입니다.
벗이야 만나면 만날 수록 반갑다지만
헤어진 지 오래면 반가움의 농도는
오랜 세월이 흐를 수록 짙어집니다.
사람 마음이 참 희한합니다.
보이는 사물보다 보이지 않는 미지에 대한 호기심이 더하는
묘한 심리 덕분에 상품의 참모습 보다 아름다운 포장으로
겉치레에 치중합니다. 다 하는 내용물인데도
포장이 아름다운 것에 그 가치를 더 메기는 사람의 마음은
미래를 알고 싶어 하기 보다는 아는 것도 애써
모르는 채 외면하고픈 내면의 심리 때문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손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다
광주리 가득 비단고기 풀어놓고 기다리는 것은
이미 알아버린 미래지만 애써 외면하고
내 안의 나에게 다가가 묻고 있는 또 하나의 다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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