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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료터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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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는 일주일에 2번 정도 여행을 다니는 편인데, 며칠전 대부도를 가게
되었습니다. 신선한 바닷바람을 쐬며 대부도로 들어가는데...방파제 부근에서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꽤 많이 계시더군요...
그분들을 보고 남편은...자기도 소싯적에 낚시 참 많이 했었는데...하며 나이 도
얼마되지도 않은 사람이 꼭 60대 할아버지처럼 이야길 하는겁니다.
그래서, 그런 남편이 조금 얄미워서 "그럼 낚시 잘하겠네?" 라고 했더니 예전엔
잘했는데 지금은 잘모르겠다며 슬그머니 발뺌을 하더군요.
저는 속으로 남편을 골탕먹이고 싶은 마음에 우리가 잡은 회 한점 먹어 보자며
남편을 낚시 한번 해보라고 부추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한번 잡아보자며 대부도에있는 낚시 용품점으로 들어가 낚시대랑
릴을 사오더군요... 그리하여 우리 부부의 낚시와의 인연은 시작 되었습니다.
방파제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은 남편과 저...남편은 돌아 앉아서 채비를 단다며
꼼지락 거리는데...1시간동안 채비만 달고 앉아있더군요. ㅡ.ㅡ;;
그래서 제가 무슨 준비가 그리 기냐고 했더니 얼굴이 빨개진 남편...
운동도 준비운동이 필요하듯이 낚시도 준비를 잘해야 잘잡히는 거라며 모르면 잠자코
있으라고 화만 내더군요. ㅡ.ㅡ;;
1시간 30분후... 남편은 지렁이를 바늘에 단뒤 던지기 준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낚시 시작인가보다 하고 속으로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그렇게
남편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낚시대를 머리뒤로 넘기더니...(이때 자세는
완전 왕년의 씨름선수 이만기씨 같이 멋있었습니다.) 앞으로 휙하고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잠시후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채비가 물에 빠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저는 속으로 조금 놀랐습니다. 던지지도 못할줄 알았는데 멋지게
던지니 진짜 낚시를 잘하는 가보다 그렇게 생각했죠. 아울러 오늘 싱싱한 자연산
회 한접시 먹겠구나 하는 큰 기대와 함께 입가에 고이는 침(?)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오빠 인제 됐나? (참고로 남편과 저는 고향이 경상도 입니다.) 인제 잡아올리기만
하면 되제?" 하고 물었더니 험상궂은 얼굴로 뒤돌아보며 남편이 하는말
"줄터짔다"ㅡ.ㅡ;; 남편은 또다시 채비를 달기 시작하더군요. ㅡ.ㅡ;;
괜히 미안해진 저는 "하도 오랜만에 던지서 그런갑다..천천히 해라..시간도 많은데.."
라며 남편을 위로 했지만 남편의 굳은 얼굴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잠시후, 한번 채비를 달아 봐서 그런지 이번에는 아까보다 조금은 속도가 빨라
졌더군요. 다시 던지기를 시도하는 남편.. 휙소리와 함께 잠시후 또 "풍덩" 하는
경쾌한 소리.... 이번에는 제대로 던진것 같아 다시 남편에게 "이번엔 재대로 됬제?"
하고 물었더니 남편왈 "또터짔다" ㅡ.ㅡ;;
저는 갑자기 삭막해진 분위기에 눌려 그때부턴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그저 남편의
채비 다는 모습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괜히 한마디 잘못말했다 저한테 불똥튈까 두려워 쥐죽은듯 숨죽이고 있었죠....
남편은 그후 방파제옆 매점을 들락달락 하며 채비를 사러 줄기차게 다니더군요.
한 스무번을 채비를 터트릴때쯤 옆에서 낚시하시던 아저씨께서 그런 남편이 안되
보였는지 한마디 해주시더군요... "아저씨 줄 잘못 다셨는데요..." ㅡ.ㅡ;;
저는 함부로 웃지는 못하고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다 빨개질 지경
이었습니다. 남편은 그제서야 옆에있는 아저씨한테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배우기
시작하더군요..남편도 진작에 물어보고 싶었는데....제가 옆에서 보고 있으니 그 잘난
자존심에 혼자서 끙끙대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하여, 아저씨게 배운 남편은 낚시를 시작했는데요...
눈먼 고기는 한마리도 없었던지... 결국 빈손으로 낚시를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남편은 그날 저에게 자연산 회 한접시를 사주며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내가 바다낚시는 몇번안해봤고 민물은 조금한다."ㅡ.ㅡ;;
대부도의 밤은 그렇게 깊어져 갔습니다.
그로부터 며칠후.....
10대 후반에 낚시를 해보고 15년 동안 낚시 한번 해보지 않았던 우리 남편....
며칠전, 대부도에서의 쓰라린 기억때문인지...
저에게... 뜬금없이 "경아 우리 낚시나 한번 갈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엔 어디?" 하고 물었더니 "이번엔 민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민물 낚시대도 하나 없는데 고기를 손으로 잡을거냐며 남편을 극구 말려
보았지만 며칠전 대부도의 악몽때문인지...저에게 민물에서는 잘잡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민물낚시를 가자는 남편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번 하고 하지 않을 거면 시작도 하지말라고 엄포를 놓은 다음..
마지못해, 남편과 함께 저희가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낚시사랑(일산점)을 방문하였습니다. 괜히, 헛돈만 낭비하는건 아닌지..내심 불안했지만 한번 결정을
내리면 하늘이 두쪽나도 번복하지않는 불같은 성격의 남편이기에 제발 비싼장비만
사지 말기를 두손모아 기도하며 남편에게 끌려서 낚시사랑(일산점)으로
들어갔습니다. 평소 낚시 용품점에 대한 저의 인식은 비좁은 가게에 나이드신 분들이
모여 앉아서 고스톱(?) 같은 소 일거리 하시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지나 낚시사랑(일산점) 매장안으로 들어가보니 매장이 너무 깔끔하고
진열또한 깨끗하게 잘되어 있어 일단은 낚시점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은 떨칠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낚시사랑(일산점)에 근무하시는 임세용 팀장님이 오랜만에 낚시를 다시 시작할려고 하는데 초보나 마찬가지라고 하니 얼마나 자상하고 친절하게 이야기
해 주시던지 낚시에 관심이 없던 저도 낚시를 한번 해보고픈 충동이 일 정도였습니다.
처음부터 비싼 낚시대를 권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일단 저렴한 낚시대로
시작해보라는 말씀에 믿음이 갔고 수조에 찌 까지 맞춰 바로 낚시대만 던지면
낚시를 시작할수 있게 해주시는 모습에 저 분은 단순히 낚시용품점에 근무하는
직원이 아니라 낚시를 진정으로 사랑하시는 분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남편과 제가 각각 대당 4만원짜리 낚시대를 하나씩 장만하여 (그래도 이것
저것 몇가지 안산것 같은데도 20만원 가까이 나오데요.ㅜㅜ) 말로만 듣던 공릉지 라는
곳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글을 쓸께요....^^* 오늘 또 낚시가야해서...^^*
재미없는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리구요. 공릉지부터 애룡지,문봉,봉림,혜지로
이어지는 두근두근 좌충우돌 부부낚시 이야기 계속이어서 연재 할테니
많이들 읽어주세요. 아참 사진은 올리는줄 모르고 안찍었는데 앞으로는 낚시가는곳
마다 사진찍어서 첨부해서 올릴께요.^^*
많이들 읽어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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