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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료터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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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집사람과 사이가 안 좋아 서로 말도 잘 않고 따로 2미터
떨어져 잔지도 꽤 오래다 어떻게든 서로 속에 있는 말을 해야겠다 싶어
금요일 집사람과 함께 아버지 산소에 가서 소주 한잔 올리고
토요일 날은 전곡항에 매운탕집 개업해서 주말이면 정신없이
바쁜 두 동생 홀서빙이라도 도와주려 갔는데
국민가수 조용필씨가 인근 궁평항에서 무료콘서트를 하는 바람에
낮에 손님도 별로 안 오시다 그나마 저녁 무렵에야 가족단위로
새우구이, 꽃게찜, 회드시러 몇 팀 오셔서 도와주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냥 지나치기 섭섭해
집사람한테 안석 들어가서 총무 누님이 정성스럽게 끓여 주시는
시골된장찌개에 소주 한잔 먹자고 들어갔다가 맴이 동해서
두시간만 던져보자고 집사람에게 사정하고, 총무님 낚시대 빌리고
버거 케미 하나씩 사고 잔교좌대 끝에 앉아 낚시를 하는데
옆에 아침에 오신 조사님 낮부터 밥질을 하셔서 그런지
계속 “더 더 더”하시면서 계속 끌어내시고
딱지를 4개나 건지셨다는데 나는 아직도 입질이 깔작거린다
낚시 못 하는 놈이 연장 탓만 한다고 2.1칸 찌맞춤이 영 맘에 안든다
총무님 낚시대 주시면서 조카놈들이 하던 것이라 어떨지 모른다는 말이
문득 생각나서 찌 맞춤과 뽕돌을 보니 이거 거의 고래잡는 낚시 수준이다
편납에 좁쌀 뽕돌에 주렁 주렁 달린데다 무거운지, 찌가 떠졌는지
던지면 바로 푹푹 들어가고 바늘은 한 9호나 되는데다 미늘까지 그냥있다
도저히 않되겠다 싶어 옆 아저씨한테 니퍼를 빌려 조금씩 따내니
바로 입질 온다 근데 이게 왠 떡! 무료입장권 한 장 딸려 나온다
낚시터라면 진절머리를 하는 집사람이
차에서 불편하게 쪼그리고 앉자 자는 모습 생각하니
그냥 아무 말 않고 따라와 준 것만도 고마운데 싶어
낚시대 접고 바로 철수
한 시간 가량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그 동안 서로 섭섭하고 오해했던 것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앞으로 전에 보다 더 사랑하고 서로 보듬어 주면서 살자고
손을 꼭 잡고 다짐하며 늦은 밤을 보냈습니다.
총무님 남의 낚시대 허락도 안받고 손대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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