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원대한 기상과 저수지의 푸르름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강화도를 갔다.
강화대교를 지나니 魚心의 마음으로 변하여 물만보면 눈을 떼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면 또한 수많은 대낚시의 챔질로 인하여 오른손 한구석에 '굳은살'이 박혀 있는 것을 보면서 이제 드디어 내가 낚시에 미쳐가는 구나 생각하며 혼자서 웃음짖는다.
내가지 뚝방을 바라보며
오늘은 강화도에서 제일 크다는 그 웅대한 내가지저수지를 찾아서 오른손의 굳은살을 마져 다져 볼까 둘러보았다. 이전에 지나다가 국화지도 보고 신선지는 몇번 갔어도 내가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역시 크고 수초가 잘 우거져 낚시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주변의 낚시점과 조사님들에게 정보를 얻어서 자리를 물색하였는데 지금은 물이 좀 빠져서 수심이 좀 나오는 뚝방쪽, 소나무제방포인트, 모래사장쪽, 초입 다리입구쪽에서 펜션쪽만 된다고 한다.
나머지 포인트들은 새들이 걸어다닐 정도로 물이 빠져 대낚시는 힘들고 아예 바다 원투낚시로 던질 채비를 하시는 분도 더러 계셨다.
펜션쪽과 모래사장쪽은 이미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여서 소나무포인트로 가보았으나 자리가 불편하였다.
내가지의 관리사무소 인근
던질 채비와 대낚시를 동시에 즐기시는 조사님이 계셔서 조황과 인근 정보를 얻기 위해 이것 저것 여쭈어보다가 조사님의 채비를 보고 너무 신기 아니, 진짜 신기하기 보다는 들어는 봤지만 처음보는 거라 신기했다 바로 핸드폰을 꺼내들어 찍었다.
감자채비
이 감자채비는 숭어용 낚시바늘에 어분을 뭉쳐서 던지는 방식과 똑같이 찐감자를 달아 칼로 자국을 남긴 후 바늘을 꿰어 던지며 던진후에는 던진 힘으로 감자가 칼자국대로 각각 바늘과 함께 분리되어 강바닥에 도달한다. 잉어를 낚기 위함이라고 하신다. 정말 재미있는 채비였다.
그 조사님은 내가지는 이전에 바닥공사를 한 이후로는 조과가 좋아지지 않아서 지금은 별로라고 하셨다.
물도 많이 빠졌으니 나중에 물이 차면 와서 해라고 하시고 서울에서 여기까지 와서 손맛못보고 가면 안되니 차라리 신선지 등에 가라고 조언하셨다.
사실 여러가지 전반적인 여건이 별로 마음에 차지 않아서 내심 다른 곳으로 가려던 참이었는데 조사님의 말씀을 듣고 바로 신선지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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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지 상류
신선지는 입구 관리사무소앞의 좌대 조황이 다른 포인트보다도 월등히 좋다. 그래서인지 늘 그곳부터 사람들이 들어차있다. 오늘도 역시나 였고 부부동반모임인지 여럿이서 고기를 굽고 마시고 아마 해떨어지면 여기는 좀 시끄럽겠다는 생각에 다른 장소를 물색하던 중 상류쪽을 보니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듣기 싫어서 그곳으로 향했다.
상류는 주로 잉어의 입질이 많고 가끔 대물들도 나온다고 하는데,,,,,,,,,,,.............
그런데,.,.,.,.,.,.,
새벽녘에 이 대물놈이 나한테 걸려들었다.
결과는 채비를 끊고 컴백홈했다.
대물놈을 걸고 몇분을 그 놈과 사투를 벌였는데 이 녀석이 나올 기미가 없고 계속 버티기를 시도한다.
아침에 나올때까지 주변에 아무도 없던 관계(내가 원했지만)로 눈앞까지 나왔던 녀석을 뜰채로 건져달라고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고, 물론 한손으로 뜰채를 들고 그 엄청난 힘에 뜰 상황이 안되었고, 개인용 텐트 그것도 삼면이 다 수심이 깊고 뒤쪽만 길과 연결된 오지자리라 대를 뒤로 가지고 나갈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었다. 텐트옆쪽으로 무릅정도되는 물속으로 뛰어들어 뒤로 가는 방법이 생각났지만 그럴 용기는 없었다.
완 전 히 방 법 이 없 었 다.
수년간 낚시하면서 이러기는 정말 처음이다.
녀석을 얕은 가장자리로 일단 내몰기 위해 세웠던 대를 얕은 곳으로 뉘는 그 순간 !!!
지금 생각하면 그건 실수였다.
이 놈이 그때를 놓치지를 않고 힘을 쓰는데 다시금 아차하며 대를 세우려는 순간!!!!!!!!!!!!!!!!
그놈의 도망가는 힘과 내가 들려는 힘이 최고조에 달했던 그 순간에 봉돌부근의 낚시줄이 뚝하고 끊어지며 유유히 물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짧은 몇분간의 힘겨루기에 난 완전히 녹초가 되었고 어깨, 허리의 통증이 갑자기 일순간에 몰려 들었다.
녀석이 얼굴을 거의 안보여주고 달아나 버렸지만 거의 한팔정도 되는 놈은 분명했다.
녀석과의 사투로 도저히 낚시할 힘도 없고 피곤함이 함께 밀려와 중도에 낚시를 그냥두고 차에 올라타 새벽녘을 기약하기로 했다.
잠을 청하며 아까 잠시지만 짧은 그 순간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재미있었고, 그 어떤 월드컵 축구경기보다도 짜릿하며 박진감 넘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잡았으면 좋았겠지만 놓쳐서 더 아쉽기에 낚시가 재미있는가 보다.
한동안 그 놈이 잊혀지지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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