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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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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러간것 같다.
바쁘다는 이유로 낚시사랑을 잠시..잠시 들러 그냥 보고만 나가버리고...
짧지만 좋은 기억속에 남겨진 웃음들과 소주잔들이
그래...주마등처럼 스쳐지나고...
날 알고있는 그리고 내가 알고있는 모든 낚랑님들과의 소중한 기억들이
눈이 내린 오늘 아침에 더욱 그리워진다.
내가 낚시를 처음 시작한 것은 그러니까...1980년도 부터였다.
당시 중학생이었고, 지금 왕피님이 살고계신 동네에 살고있었다.
까치산이 눈앞에 있고...그래 김건모라는 걸죽한 인물이 나온 화곡중학교..
난 그때 까까머리에 까만...잊혀지지않는 교복에...
가끔은 호크도 풀고 모자도 삐딱하니 쓰고...마치 세상이 내것인양 폼도내보고
...누가 주먹이 센가 싸움도 하고...그런 개구장이에,
가끔은 말썽도 부리고 그런..중학생이었다.
그때 친하던 친구가 낚시라는 걸 가자고했다...그 당시 방화동에 있던
"보물웅덩이" 라는 곳에서 처음으로 낚시라는 걸 해봤다.
왜 이름이 보물웅덩이인지도 모르고...아직도 모르지만.
아마 왕피님은 아시는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대부분 낚랑님들은 아마 아무도 모르는 곳일거라는 생각이든다.
인치기에 떡밥을 달아서 그냥 던져놓고...친구랑 얘기도하고
노닥거리기도하고...당시엔 술을 몰랐다. 물론 담배도 몰랐다.
지금생각하면, ...술...담배없이 낚시를 했다는 것이 실은 잘 믿기지
않는다. 그런것 같다. 인생이란것이.
하나를 배우고 나서는 ...꼭 해야하는 것처럼 자신의 습관속에
또 그렇게 얽매고, 못하게되면 참지 못하는...인생은 하나를 더 배울수록
그만큼의 그리움을 갖게되는 것이 아닐까.
보물웅덩이...언제 가도, 그렇게 어설픈 낚시에도, 한번도 나를 배신한적이
없는 곳이었다. 지렁이엔 낮에도 메기가 잘 나오고 떡밥엔 정말 탐스런
붕어들이 줄지어 나오던 곳.
나는 낚시를 많이 다닌것은 아니지만...아직도 그곳이 그립다.
지난 가을 10월 중순인가 그곳을 찾아보려 한번 가보았다.
그 당시에는 22번/ 41번 버스타고 종점에서 내려 한 1~2km를 걸어갔던 곳.
시간이 지나서일까 ... 그래 벌써 17~8년 전이니까...
커져버린 나의 기억속엔 전혀...그 길을 찾을 수가 없다.
그 당시엔 정말 눈 감고도 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왜일까...
도저히 찾을 수 없다.
이젠 삐쭉이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에...넓어져 버린 도로...
너무 낯설다. 근처 가게에 가서 물어 볼까 ?
하지만...누구에게도 물어보고 싶은 생각이 없다. 왜일까..
꼭 누군가가.. 지금은 그곳이 매립되었다고 말할까봐..
그게 겁이 났던 것일 게다.
결국은 2시간을 헤메다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찾지는 못했지만, 하지만 난 그곳이 매립이 되었거나, 없어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아직도 생각한다.
늘 마음속에 남아있는 그런 포근한 작은 웅덩이...
사람은 무언가를 알고 싶어서 알게되기도하고, 모르는 사이에 알게되기도
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렇고...
그저 모르고도 ...낚시라는 것을 모르고도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세상엔 많다. 더더구나, 대낚시라는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낚시를 만일 몰랐었다면, 그 큰 기쁨과 설레임들을
또 어디서 얻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일 그렇다면, 난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할까 ? 아님...그것조차
모르고 세상을 살아갈까 ?
많은 낚랑님들의 얼굴들이 떠 오른다. 보고싶은 얼굴들이..
만일 서로가 몰랐고...또 그렇게 살아갔다면...지금 느끼는 나의
그리움들을 내가 과연 알기나 했을까.
혹 누군가가 날 그리워할까 ?
이젠...그리움이 무서워...알아가는 것들을 포기할까.
강산이 두번 가까이 변했을 시간에 다시 찾아 나섰던 그 보물웅덩이.
오히려 찾지 못하고 돌아온게 다행일거라는 생각도 든다.
없어졌을 가능성이 많지만...만일 있었다해도, 변해 버렸을 그곳을
실망어린 눈으로 바라볼 내가 싫어 그 보물웅덩이는 내게 모습을 안
나타냈을 것이란 생각도든다.
내가 지금느끼는 낚시에 대한 그리움...그리고 낚랑가족들에 대한
그리움들을 알게 해준 보물웅덩이.
하지만...지금은 찾을 수 없는 그래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속에서만
존재하는 그 웅덩이.
어쩌면, 그런 나의 보물같은 추억들이 담겨있기에...누가 그걸 예측이라도
하고... 이름을 "보물웅덩이"라고 지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피에스)
루키님 어려워도 힘을 내세요. 삶은 아름답습니다.
설령 지금의 이 시간이 고통스러울지라도 나중엔 ...
나중엔 지금의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을거예요.
그래도 그때는 젊음이 있었는데 하며..
그리고...투덜성님 가족의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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