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결의속삭임
|
- 본 게시물을 무단 다운로드, 도용, 인용, 링크 금지.
|
HOME >커뮤니티 >물결의속삭임 |
 |
|
 |
|
어느 한적한 개울에 빨간붕어가 살았었습니다.
그 개울에는 원래 참씨의 붕어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그런 개울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름다운 한쌍의 참붕어가 둥지를 만들었고, 얼마 뒤 엄마붕어는 알을 산란하고, 곧이어 빨간붕
어가 태어났습니다.
원래 아름답지만 허약했던 그 엄마붕어는 산란을 앞두고 영양 보충하려고 먹은 토룡탕의 부작용(?)때문인지...
빨간붕어가 태어났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린 빨간붕어는 엄마,아빠붕어의 사랑속에서 개울의 다른붕어들과 사이좋게 놀곤했습니다.
어느 심한 가뭄이 있던 어느날, 엄마붕어는 허약함 때문에 죽고, 아빠붕어도 엄마붕어를 그리워하다 개울가에 몸
을 던져 죽고 말았습니다.
빨간붕어는 홀로 외롭게 되었지만 자신의 몸과 맘을 추스리며(제어계측), 이웃 붕어친구들과 어울리며 살았었습
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웃 붕어들은 그 빨간붕어를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빨간붕어의 빨강색 느낌은 그 이웃붕어들에게는 뭔가 어울리지 않다고 느꼈고, 또 같이 있음으로해서 사람들의 눈
에 더욱 잘 보이므로 경계하게 되어 점점 멀어졌던 것입니다.
빨간붕어는 그렇지만 아직까지 자신의 체색때문인지도 모르고 자신만을 자책하기도 하고, 다른 이웃붕어들을 미
워도하며 그렇게 외로이 살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짜샤!"라는 익숙한 언어를 그당시의 습관처럼 습득하게 되었지요.
햇볕이 쨍하개 비추인 어느날, 응달진 곳에 홀로 있던 빨간붕어는 햇볕의 따스함을 맞으러 갈대가 있는 윗언
덕에 갔습니다.
빨간붕어는 갈대옆에 몸을 비비기도 하며 모처럼 신이나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갈대옆을 지나다 문득 햇볕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다른 친구붕어들과 똑같은 줄 알았던 빨간붕어는 자신이 다른 체색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마음이 괴로웠고
이내 깊은 응달속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그때서야 다른 이웃붕어들이 자신을 멀리했던 이유를 알았지만, 어쩔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그것은 너무
나 큰 아품이였습니다.
어둠속에서 괴로움의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빨간붕어는 멀리 하류의 큰밭(大田)옆 넓은 호수에 사는 삼촌을
찾아 갔습니다.
"붕어삼촌! 왜 나는 이렇게 빨갛지? 왜 하필이면 내가......?"
빨간붕어는 울부짖듯 이렇게 외쳤습니다.
붕어삼촌은 이내 빨간붕어를 다독거리며, 아무 말없이 호숫가 가운데로 데리고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송사리가 혜성처럼 나타나 퐁퐁거리며 지나 가기도하고, 그송사리를 잡으러 오리가 꽥꽥하며 스쳐
갔습니다.
붕어삼촌은 조용히 빨간붕어에게 말했습니다.
" 빨붕아! 저기 꼬리가 빨강, 파랑, 노랑의 고기가 보이지? 또 그옆에는 배불뚝이.... 좀 보기에 않좋지 않
니? 그리고 저 피래미를 보아라. 몸의 가운데가 암갈색도 있고, 붉은색도 있잖니? 또 속에 내장이 다 보이
는 저 물고기도 보아라! 네가 보기에 흉칙하지? "
계속해서 붕어삼촌은 말했습니다.
" 빨붕아! 지느러미를 옆으로 젖혔다가 힘껏 솟아보렴! 그러면 그동안 네가 흐릿하게 보아왔던 물밖세상이 더
욱 환하게 보일거야! 그리고 그런모습이 친숙해질때면 그동안 네가 생각했던 세상이 더 이상은 두렵지않게 보
일거야! "
빨간붕어는 붕어삼촌이 시키는대로 지느러미를 구부렸다 힘껏 솟아오르기를 여러번 시도한 끝에 드디어 물밖세상을
볼수 있었다.
노란 개나리, 연분홍 진달래, 녹음진 산, 푸른 하늘,...............
빨간붕어는 그동안 물속에서 흐릿하게 보아왔던, 두려워 했던 그러한 물밖세상을 완연하게 볼 수가 있었습니다.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하였습니다.
" 빨붕아! 네가 본 모든 물속의 것들과 물밖의 것들은 다 각기 나름대로의 모습을 갖고 있단다! 그리고 그것들은
자연의 테두리 안에서 각기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단다! 너의 모습이 조그만 너의 동네에서는 희귀하기 때문
에 주위에서 그렇게 보는 것일 뿐, 언젠간 너의 아름다운 모습이 남의 눈에도 쉽게 익숙해 질꺼야! "
빨간붕어는 그렇지만 아직 불만이 잇는 듯 아가미를 씰룩거리면서 삼촌에게 말했습니다.
" 그런데 삼촌! 나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친구들은 나를 싫어하잖아! 왜 나를 미워하는 거야? "
" 음~~... 빨붕아! 너는 지금 친구들을 원망하고 있지만, 내가보기엔 네자신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은 것
같구나! "
" 언젠가 여름이였을거야! 삼촌이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호수옆 풀속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지 않겠
니? 그 귀뚜라미 소리에 너무 신경이 쓰여서 삼촌은 일을 계속할 수 없었지. 그래서 삼촌은 그 귀뚜라미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서 물가의 풀을 흔들었단다. 그러면 조용해 지다가 이내 또 소리가 들리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저 귀뚜라미를 없엘까? 하고 골몰하고 있었단다. 그러한 생각속에 아무 일도 못하고 얼마
의 시간이 지난 늦은 새벽이 돼어서야 삼촌은 깨달았단다. 그 귀뚜라미 소리가 끝난 것은 오래전인 것 같은
데 나 자신은 계속해서 그 당시의 소리만을 내 머릿속에 되내이고 있었다는 걸....."
" 그러니까 너도 더 이상은 그런 친구들 생각에 집착하지 말고 너자신의 진실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봐! 그러면 예전의 친구들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친구들을 사랑할 수 있을거야. 그리고 주위의 모든 자연을 사랑
해봐! 근접한 거리의 산을 보고 그 산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먼 산의 아름다움을 보듯 사랑해 봐! "
순간 빨붕은 삼촌의 말에 뭔가 확신에 찬 듯 꼬리를 흥겨웁게 살랑살랑 흔들었습니다.
" 인제 다음부턴 모든 것들을 사랑할 거야! "라고 굳게 맘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빨붕은 2자리 이상의 글자를 외우지 못하기 때문에
" 인제 담부턴........."
........................
"인담" 만을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붕어삼촌이 말한 내용의 뜻은 느낌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빨붕은 자기가 살던 개울에 돌아와서, 처음은 어색했지만 성숙된 빨붕의 모습에 다른 모든 붕어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냈답니다.
그렇게 투덜대던 왕투덜붕어도 빨붕을 좋아하게 돼었는데, 그붕어친구들은 지금도 이해가 안가는 빨붕의 말을 듣곤
한답니다.
" indam"
1998. 4.17. 붕어삼촌 올림.
|
|
* 가끔 광고를 클릭해 봐 주시면 낚랑 사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
|
|
|
|
|
|
|
|
|
|
|
|
|
|
|
알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