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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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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 그날은 잘 들어가셨나요?
그날 밤 늦게까지 남편이랑 앉아서 모임에서 만났던
선배님들 한분 한분에 대한 이야기랑, 그날의 즐거
웠던 분위기를 생생히 브리핑해 주었더니 남편이
더 뵙고싶어 하더군요.
가물거리는 기억을 추스리며 스무 분의 선배님들을
되새겨 보겠습니다. 되새기는 과정에서 혹 과장된
표현이나 왜곡이 있다면 그건 순전히 파노라마에서
제 몸속 깊숙히 침투했던 알콜의 집요한 방해공작
(기억력 말살책)이 있었기 때문인 걸로 널리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행여 선배님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폄하된 부분이
있다고 반론을 제기하신다면 송구스런 마음으로
기꺼이 달게 받겠습니다.
인상은 푸근하셔도 언제나 카리스마적인 매력으로
좌중을 압도하시는 붕춤님,
붕춤님이 앉아 계시면 정말 마음이 든든해 집니다.
그날 저녁, 파노라마로 들어가자마자 화장실로 직행,
긴장된 호흡을 한차례 가다듬은 뒤 자리로 갔는데
낯익은 붕춤님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긴장감이
많이 수그러들면서 얼마나 반갑던지요...
닉네임만으로는 외양이 후줄그레(?) 하지 않을까 생각
했었는데 제 선입견을 비웃기라도 하시듯 말쑥하고
단정한 차림새로 시종 점잖은 분위기를 풍기시던
우거지님, 늦게나마 오셔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제가 입낚시에 첫 출조하는데 가장 큰 용기를 불어
넣어 주셨던 쏭포님, 근데 쏭포님 얼굴을 떠올리자니
미소가 번지는 것은 왜일까요. 인기 상종가인 탤런트
송승헌 뺨치는 숯검댕이(에고, 이제 난 죽었네요)
눈썹 때문일까요? 하지만 다른 부분과 더불어 인상
적인 그 눈썹이 선배님의 소중한 매력이십니다.
강북정출 이후로 저희 부부의 정신적 지주처럼
되어 버리신 엠마님. 태안으로 가는 7시간 내내
저희랑 주고받았던 핸드폰의 위력 때문인가요?
이젠 입낚시든, 강낚시든 떠날 때 엠마님과 통화하지
않으면 불안해질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남편이랑
저랑 자꾸 귀찮게 해 드려도 되나요?)
인재개발팀 이란 무시무시하고 파워풀한 부서에
계시지만 막상은 저희동네 세탁소 아저씨처럼 사람좋아
보이는 웃음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주도하시던 골방천님,
물결 속으로에 올리신 재미있는 글 읽고 정말 뵙고
싶었어요. 만남은 물론 기대 이상이었구요.
준수한 외모에 걸맞지 않게 시종 개그맨 같은 코믹한
어투로 저에게 웃음을 선사 하셨던 하이에나님 (평소
어투가 그러신가요, 아니면 alcohol version 이신가요?
후후. 같이 오셨던 인상좋은 마나님께도 안부 전해
주세요.),
문인같은, 자유인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오던 로피님,
로피님을 뵈는 순간 요절한 작가 겸 기자인 기형도
시인(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 연상 되더군요.
제 주관적인 느낌으론 어딘지 분위기가 많이 닮으셨
거든요... 지난번 정출 때 얼굴을 못 뵈서 무척 서운
했었는데 만나뵈서 정말 기뻤어요.
인담... 허당이란 닉네임과 더불어 얼마나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닉네임인가요?
중국 고어나 한시에서 인용했을 법한, 굉장한 의미가
내포되었을 것만 같은 닉네임이라 만나뵈면 꼭 그
연원을 여쭤봐야지 벼뤘건만 낚시사랑 인력담당의
줄임말인 것을....
빨붕 보다는 인담으로 닉네임을 밀고 나가시되,
인력담당 외에 다음과 같은 심오한 의미를 추가해
보는 건 어떨까요?
湮湛(묻힐 인, 가득히 괼 담)
: 낚시와 더불어 자연에 묻혀,
세상의 고요속으로 가득히 고여든다.
인담님의 지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며, 그에 어울림
직한 좋은 한자를 가져다 제 나름대로 뜻풀이를 한번
해봤는데, 어떠세요? 마음에 드시나요?
(이런 건 김성식님이 참 잘하실 것 같은데....)
안경 너머로 들여다 보이는 선한 웃음이 보는 사람
마저 행복하게 만들어 주던 유일한 총각분, 넉대님.
넉대님과 잘 어울리는 이쁘고 귀여운 신부님을 맞으
셔서 조만간 많은 님들께 국수 대접 해 주세요, 네?
낚시터 패션과 가히 상극을 이루는 화려한 실루엣으로
모임의 격(?)을 한차원 올리셨던 왕투덜님, 정출때랑
너무 달라서 거리에서 만났으면 그냥 지나칠 뻔 했습
니다. 후후.
평소 느껴온 거지만, 많은 강북지부 선후배님들을
일사불란하게 지휘, 통솔하시는 능력이 참 대단하세요.
쌍커풀 진 눈에 홍콩 배우를 연상시키는 얼굴의 하연
아빠, 조용히 앉아 사람들 얘기에 미소만 지으셨죠.
하연아빠, 이제부터 저희집 시외전화는 데이콤 입니다.
저희 부부 낚시 입문의 영원한 스승, 연합님.
왜 저보다 제 남편이 연합님을 더 좋아하고 그리워(?)
하는 걸까요? 정출 때 제가 잠시 잠들었던 사이 혹시
모종의 뒷거래가 있었나요? 낚랑고수전에 올라가는게
다급하셨던 연합님을 위해 왕초보인 제 남편이 연합님
께로 대어를 왕창 몰아다 주는 대가로 제 남편이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향응을 받았다거나... ??
물결속으로에 올리시는 주옥같은 작품들, 매번 잘 읽고
있구요, 독자층도 꽤 두터우시던데 이참에 제가 나서서
연합님 팬클럽이나 한번 조직해 볼까요?
유니온 베이 여성복 MD 답게 (그런데 MD가 뭐의
약자인가요??) 칼라풀한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감각있게
코디하셨던 다정아빠, 언제뵈도 늘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참 다정해 보이세요.
강북지부의 희망, 영원한 도우미 민빠님. 두 번밖에
뵌 적은 없지만 민빠님만 뵈면 왜 무작정 기분이
좋아지는 지 모르겠네요... (앗, 이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인가요?) 강북에 대해 몸바쳐 충성하시는
열의에 제가 감동받았나 봐요. 후후. 어쨋든 저보다 한
살 아래시라니 다음부턴 제가 인생선배 노릇 좀 하더라
도 그리 노여워 하진 않으시겠죠? (낚랑선배가 더 우선
인가요??)
물찬 제비도, 물오른 제비도 아닌 소탈한 제비님, 젊어
보이시던데 조선일보 광고국 차장님이시라니...
(저두 11년 째 독자입니다)
처음엔 조용해 보이셔서 닉네임이랑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는데 2차까지 가다보니 어딘지 모르게 제비기운이
솔솔 풍겨져 오는 것도 같드라구요. 후후.
저희 부부와 같은 제주도 출신이신 파붕님,
9시가 넘어가도 오시질 않길래 걱정이 되어 파붕님
소식을 묻고 있는데 불과 10초도 안돼 들어서시다니...
혹시 파노라마 밖에서 제가 애타게 찾는 그 순간만을
기다리셨던 건 아니신가요? 후후. 오셔서 정말 반가웠
어요.근데 파붕님도 파붕님이지만 보혜엄마가 더 보고
싶어서 어떡하죠? 몇일 내로 보혜엄마한테 번개 칠
생각인데 저희 집에서 놀다 좀 늦게 들어 가시더라도
눈감아 주시기예요?
황혼님, 어쩌면 닉네임이 그렇게 운치가 있는지요.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 질 황혼녘에 서면 아름다우면서도
괜히 슬퍼지고 그렇잖아요.
처음에 그 닉네임을 듣고 제인폰다(헨리폰다의 딸)가
출연했던 영화 황금연못이 떠오르더군요.
인생의 황혼기에 남편과 함께 다정히 낚시대 드리우
고 앉아 있는 게 제 희망입니다. 황혼님도 그러시겠죠?
곰푸님, 푸근한 인상에 수줍음을 타시는 듯한 조용한
어투가 순박하면서도 소탈해 보였어요. 1차에서 한번도
얘기를 못 나눈 것이 서운하구요, 2차에선 또 제가 다른
자리로 옮겨 앉는 바람에 별로 얘기를 못 나눴지요.
다음에 뵈면 곰푸님 옆에 진득허게 앉아서 못다한 얘기
한보따리 풀고 올 생각인데 귀찮다고 밀어내진 않으실
거죠?
저랑 동갑내기여서 더욱 반가웠던 루키님, 중간에 인
사도 없이 가시는 바람에 서운했어요.
강남엔 잔나비 분들이 꽤 계시다는데 (앙마님, 허당님,
파랑새님, 현주 아빠) 혹시 소모임이 꾸려지면
강북의 이 아줌씨도 끼워 주실 건가요?
초어(사오정)님, 저처럼 모임에 처음 나오셨죠?
68년, 원숭이띠 시라면서 서른 하나, 잔나비띠라는
저를 보고 심각한 어조로 잔나비.. 라면 몇 년 생?
이냐고 물으시다니... 초어님, 정말 68년 잔나비띠
맞으신가요? 아니면 루키님과 제가 하두 다정히
동갑티를 내니까 시샘으로 본인의 나이를 막 깎아
버린 건 아니신가요? 후후. 농담이었구요.
같은 신입회원으로 더욱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신다고 하셨던 고기랑님,
뻥구리님 부부, 노털님을 못 뵈어서 섭섭했구요,
다음번에 간이 된다면 제가 강남모임으로 날아가서
뵙지요. (그럴 수 있을래나?)
어휴, 숨가쁘기도 해라... 손가락도 아프고...
여기까지가 저를 제외한 스무 분의 비망록(불망기)
인데요, 혹시 누락된 분은 안계시겠죠?
만약 지부원 전체가 수요 번개를 맞으셨다면 손가락
끝에 물집이 생길 뻔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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