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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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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하는 붕어(2)
지난 여름은 무척 더웠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귀동냥해보니 엘리뇨
때문이란다.
엘리뇨가 무언지는 몰라도 정말 참기 힘든 여름이었다.
더위를 피해 우리는 깊은 곳으로 이동을 했고, 먹이는 좀 부족했지만
덕분에 동료들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는 사건이 많이 줄어 들었다.
결국은 더위를 피해 깊은 곳으로 이동한 것이 낚시꾼들의 손길을 피한
것이다.
그 여름에 나는 낚시하는 사람들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수라 불리는 점잖은 조사.
잡는 것에만 빠져있는 낚시꾼.
조금도 못 기다리고 욕부터 시작하는 욕쟁이.
낚시에는 관심없고 술만 퍼먹는 주정뱅이.
낚시턴지 러브호텔인지 구별 못하는 쌍쌍 더듬이.
우리세상을 파괴하는 싸가지 없는 놈.
우선 싸가지 없는 놈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지난 여름, 지독한 더위를 피해 있을 때의
일이다. 우리는 몇몇이 모여 우리가 사는 샛강의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물이 점점 더러워지니 우리 스스로도 주변 정리를
잘해야 한다느니, 똥은 물살이 센 곳에가서 싸야 물길따라 흘러
내려가 우리가 사는 곳이 오염이 안된다느니, 먹이가 썩었다고 그냥
뱉어 놓지 말고 역시 물살이 센 곳에 뱉으라느니,
우리도 붕어그린피스를 조직하자느니 하고 설왕설래 하는 중에....
"철퍽"하고 우리들이 있는 곳의 하늘이 열리고, 별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아니 자세히 보니 내 몸집만한 돌멩이였다. 환경에 대한
토의는 더 이상 거론할 때가 아니었다. 우선은 돌멩이부터 피해야
했다. 우리는 잽싼 동작으로 그 돌멩이를 피했지만 불행하게도 4짜
할매붕어가 꼬리지느러미에 맞고 말았다. 비늘이 2개 떨어지고 지느
러미가 세가닥으로 찢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난 것이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철퍼더더더더더더덕"하더니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돌멩이들이 떨어져 내리는 게 아닌가? 어찌된 일인가
확인하려고 물위로 머리를 내미는 순간
"에이 씨........파....ㄹ! 날도 더워 죽겠는데, 붕어새끼 한 마리도
안잡히네."하는 욕이 들리는 것이 아닌가.
강뚝을 보니 3명의 싸가지 없는 놈들이 고기 안잡힌다고 강심을 향해
돌팔매질이 아닌가.
이런 싸가지 없는 놈들..
고기가 안잡히면 자릴 옮길 일이지 왜 돌은 던져, 싸가지 없는 놈들.
우리도 그때부터 돌멩이 던지는 연습을 시작했다.
주둥이로 콩알만한 돌멩이를 물고 뱉어내기를 2달째.
3짜 아재붕어 하나는 뱉어낸 돌멩이가 두자는 날아간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한다면 조만간 5자, 6자는 나가리라. 그때쯤이면
싸가지 없는 놈들에게 돌멩이를 날려 혼을 내 주리라.
싸가지 없는 놈들
우리를 기억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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