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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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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옛생각이 나서 한번 써봅니다
약 20여년전에 장마가 끝날무렵 무료함을 달래려고
낚시가방을 메고 가좌역(모래내)으로 나갔다
장마철이라 사람들이 모두 이상한 눈으로 나를 보고있어
쑥스러웠지만 모자를 푹 눌러쓰고 대합실에 앉아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대합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조사가 있었다.
아니 조사라고 해야할지 한 중학교 1학년이나 됐을까 ?
조그마한 체구이기는 하나 모자며 낚시가방이며 완전한 꾼
스타일이었다.
(당시 나는 군을 제대하고 복학하여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 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 예야..너 낚시가는거냐 ? "
그 어린 학생이 쳐다보며 하는말 " 예..금촌수로에 잉어가
붙을것 같아 잉어 잡으러 갑니다 "
내심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조그만 친구가 잉어는 무슨 잉어
그래서 한번 같이 가보기로 하고 경의선을 타고 금촌으로 향했다.
낚시점에 들어 들어보니 수로는 낚시하기가 어렵고..조그만 웅덩이로 가란다. 우리는 한참을 생각하다 메기라도 잡을 요량으로 웅덩이로
향했다...
그 어린학생은 웅덩이 도착하자 낚시가방을 열고 낚시대를 펴기 시작했다.....그런데 낚시대를 슬쩍 쳐다보니 3칸, 3칸반..
그 조그만 친구가 그 긴 낚시대를 휘두르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었다
그 능숙한 솜씨...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입질은 있었으나 잡히는 것은 모두 전차표...한참동안 낚시를 하던중 그 조그만 친구 왈 " 여기서 큰 놈 잡기는 틀렸으니 수로로 가 보시지요..밤에는 아마 수문을 닫을 겁니다 " ......
그러나 수로에 도착한 우리는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뻘건 흙탕물이 정신없이 흐르고 있었다...낚시포기....
시간은 밤 9시 30분 ... 서울행 마지막 기차시간이 조금 남아있었다.
"우리 오늘은 포기하고 서울로 가자!!" 이런 나의 말에
먼저 올라가세요...전 다른 웅덩이를 찾아 낚시를 하겠습니다.
결국 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그 어린친구는 또 다른 웅덩이를 찾아
어둠속으로 떠나갔다.
그 후론 그 친구를 한번도 만나지 못하였다..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까?
지금 그 어린친구도 30대 중반이 되어있을 것이며
낚시도 아마 仙의 경지에 이르러있을 것이다.
어디선가 6칸대 낚시대를 가볍게 휘두르며(인찌끼는 아님)
휘파람을 불고 있겠지.....
어쩌면 우리 낚랑가족이 되어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한번 내가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중의 하나이다
1999. 4. 29
갑자기 옛일이 떠올라 글을써본 황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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