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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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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cm 찌, 72cm 잉어 (구십삼년 신매리 2탄) -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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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십삼년 유월말경의 금요일 오후.
그날도 난 영감님과 함께 신매리 물골옆에 자릴 잡았다.
장마초기부터 퍼부어댄 비로 충주호는 거의 만수위에 육박하고 있었고
오름수위의 재미를 보기 위해 평일임에도 꾼들이 뛰엄뛰엄 보인다.
곳부리 나무가 잠긴 곳에 영감님이 앉고 난 조금 오른 쪽으로 앉아서
세칸, 세칸반, 네칸대를 펼쳤다.
네칸은 삼미터수심이 조금 더 나오는게 물골에 제대로 들어간 것 같고
세칸, 세칸반은 이미터정도 되는 게 물골위 평탄한 자리 같았다.
영감님은 세칸반, 네칸을 수몰나무 좌우로 한대씩 펼쳤는데 수심이
이미터 정도 나오는 게 역시 물골은 아닌 모양이다.
어두워질 때까지 열심히 헛챔질을 하고나서 잉돌이, 향순이와의 심야
결전을 대비해 라면, 김밥, 쐐주로 사람부터 입질을 했다.
"이상혀. 작년꺼정은 열이면 아홉번은 꽝이었는디 우찌 김형하고 온께
꽝이 없어."
"지가 원래 조금띠 아임까? 남해 용왕이 지 삼춘인디 아매 충주호
이무기헌테 야길 했을낌다. 내 조카놈이 요리조리 생긴 놈인데
아가 생긴 건 고래도 세상 법없이 살 놈인데 험한 세상 살면서 온갖
스트레스에 고기잽는 걸 유일한 낙으로 꿋꿋하게 사는 놈잉께
접대 좀 해주더라고잉. 난중에 남해 놀러오거덜랑 자연산 광어사시미
배터지게 먹게 해줄틴께."
"그라고 보니 생긴 게 꼭 뽈라구 같이 생겼고만."
"내 마누란 꽁치같이 생겼다카던데요?"
"꽁치? 그려. 그려. 꽁치가 딱 맞는구먼."
지난 사월말 충주호 첫 출조에 향순이의 진한 접대를 받고 난 후
거의 매주 영감님과 난 신매리에서 주말을 보내게 되었는데 한번을
제외하고는 최소 한놈 이상은 걸었다.
충주호의 넓고 맑은 물에서 자란 향순이, 잉돌이의 그 파괴적인 손맛
은 단 한마리로서도 나의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었고
비록 꽝을 하더라도 그 한번의 손맛을 기다리는 동안의 긴장감이
있기에 충주호는 영감님과 더불어 서울생활에 있어서의 가장 큰 만남
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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