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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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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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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釣想曲 <그해 겨울 烏途池 -세번째>
보아하니 烏途池의 붕어들은
물이 빠질만큼 빠진상태이므로 삭아내린 마름이라도 빨아
묵을라치면 거의 몸을 옆으로 누윈 채로
꼬리를 잘래잘래 부지런히 흔들어 대며,
수고롭게 온 저수지를 누비고 돌아댕겨야 쉬어빠진 몇 점
푸성귀를 맛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외에는 배추밭 앞 골자리에서 뻘바닥을 휘휘 저어
겨울 저수온을 못견디고 이승을 하직한, 개구리며 새우
참붕어의 팅팅 불은 살점을 뜯을 수 밖에 없다.
그것도 부지런히 바닥을 헤쳐야, 수확 끝난 밭에서
호미에 얻어맞아 짝짝 갈라진 고구마 마냥
볼성사나운 먹거리 몇점이라도 소득이 있다.
아무리 입맛떨어진 겨울이라도 항시 배가 허할 따름이겠지.
그런데 아사달달 싱싱한 육회 지렁이가 꼼지락거리며
따목따목 하늘거리니 눈알이 피잉 돌 지경이었을 거다.
짠짜잔 음악에 맞추어 보기에도 현란한 입질을 해대는
까닭은 당연지사일 밖에!!!!
어림잡아 세 시간의 水談동안 다섯치 정도의 붕어들이
사 오십 마리는 되겠다. 거기에 뼘을 쫙 벌려도 꼬리
지느러미가 약지 손가락을 삐져 나오는 놈이 두 마리,
초봄의 산란기 수초대의 강력 입질과 별반
다를 것도 없는 대호황이다.
떠나올 때부터 장박낚시를 예정하고 온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 손맛, 이 짜릿한 겨울 낚시를 접고 내일 당장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급한대로 잠자리부터 해결해야 했다. 갈대를 엮어 뒤집어쓰고
날밤을 지샐까도 생각해보았지만 한여름이라면 모를까
턱없는 발상이다.
가까이에 여관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어떤 미친놈이 시골 촌구석에 일년에 몇 명 낚시꾼을 보자고
여관을 짓겠는가?
이윽고 답은 정해졌다.
민박을 하지! 설령 영업집이 아니더라도 저간의 사정을
이야기하면 잠이야 재워주지 않겠는가!!
짧은 겨울 해는 벌써 바삐 지고 있었다. 서둘러 낚시대를
거두며, 자잘한 고기들은 다 놓아주고 굵은 놈 두 마리만
노끈에 꿰었다. 동네 이장님이라도 붙들고 억지사정이라도
해볼 참이다.
배낭을 짊어지고 탈래탈래 시골길을 걸어 올라간다.
꿰미에 달려 배낭밑에서 덜렁거리는 붕어 두 마리가
물좋은 한 손 고등어 같다.
동네 어귀에 들어서자 50대 중반의 농군이 비료푸대를
져나르기에 여념이 없다. 불쑥 동네를 들어오는 객에게
별반 관심이 없어 보인다.
무슨 말이든지 꺼내야 했다.
광주에서 내려운 학생인데요...머리도 식힐겸 며칠간만
묵어가면 안될까요? 하숙비는 넉넉히 쳐드리겠습니다.
하고싶은 말은 이랬다.
그러나
"저어... 이장님이 어디 사시는 가요?"
"나가 이장인디"
"하이구 바로 찼았구만요! 하루밤만 재워주세요"
"무시기......"
"나쁜사람 아닙니다."
"안 돼야!!!! 나가 자네를 누군줄 알고 재와준당가!!"
"......날도 저물고, 광주로 올라가자면 차편도 불편하고요..."
"택시 불러 주랴!"
"아니오......"
"자네 혹시 죄짓고 도망다니는거 아녀!!!"
"(한바퀴 말을 더듬으며)아니여라!"
"오매! 기그만!!! 확 신고해불라!!!!!!"
"아니랑께요!!"
더 이상 말을 꺼냈다간 영락없이 거동수상자로
신고를 당할 판이다.
일단 배낭을 길가에 벗어놓고
묵신한 비료푸대를 빼앗듯이 받아들었다.
담장 밑에 수북히 부려놓은 비료포대까지 어깨에 지고
고추모종을 쳐놓은 비닐하우스까지 암 말도 않고
져날랐다. 옴서 감서 몇번이고 눈길이 마주쳤지만
이상한 기운만 감돈다.
마지막 푸대를 내려놓고는 흘끔 눈치를 본다.
"저기요..."
"안돼야... 택시타고 읍내 나가... 그라면 뻐스있어"
"......저기요~~~~~"
"허허.. 차말로 막무가낼세"
"......"
"......"
"......"
"때 되았응께 밥이나 묵고가....."
"아이쿠!!! 감사합니다."
비료푸대를 부려놓았던 담장이 바로 이장댁이었다.
넉넉하게 생긴 사모님은 이장님이 뭐라고 한마디 하자
그냥 반긴다.
자식들은 학교따라 직장따라 도회지로 나가고 조촐히
이장부부와 나 셋이서 저녁상에 마주앉았다.
짭짤한 젖국과 묵은 배추김치에 뜨신 밥을 맛나게 비웠다.
나의 신상에 대해서 몇말씀 해드렸더니
적어도 거동수상자는 아니라는 것을 믿는 눈치이다.
"저어...여기 숙식비입니다."
"지랄하고 있네! 돈받자고 재와주간디! 아랫방에 불 넣었응게
건너가 자! 아침먹고 핑 올라가구!!!"
"예 감사합니다."
더 이상 돈 몇 푼을 내민다는 것은 실례임을 직감하고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만 올리고 아랫방으로 건너왔다.
새벽출조때를 빼고는 아침 8시 이전에 잠에서 깬 적이 별로
없는 나였다. 이상한 일이다. 7시가 채 못되었건만 말똥말똥
정신이 맑다.
대충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마당에 나왔다.
공짜밥을 얻어먹었으니 마당이라도 쓸 양이었다.
그러나 시멘트로 포장된 널찍한 마당은
지푸라기 한올 날리지 않을 만큼 깨끗하다.
어저녁 어두침침할 때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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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광고를 클릭해 봐 주시면 낚랑 사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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