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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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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햇살에 녹아 내릴듯한 도로 우측으로 보이는 임하댐의 수면은 부서진 햇살을 고요히 받아 먹으려는 듯 너무도 잔잔하여 댐 가득히 그냥 물감을 담아 놓은 듯하다. 애마를 세우고 물가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운전하는 나의 눈길을 자꾸만 수면위로 끌어 당기고 물 빠진 가장 자리를 훑어가며 낚시꾼을 찾고 있었다.
“운전이나 똑 바로 하시지. 아자씨”
안전운전을 하라는 진짜의 핀잔이었다.
“여기는 어떨까? 대 한번 담그고 가? 그런데 낚시꾼이 안 보이네?”
슬쩍 진짜의 마음을 떠보았지만 이미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줄 알고는 응답이 없다.
“언제 낚시 금지 조치가 내려졌나?”
임하댐의 물이 도로와 멀어져 가고 있을 즈음 길 아래에 파라솔이 보인다.
“낚시를 하긴 하는구나….. 그래도 우리는 그곳으로 가야지?”
아이들은 뒷자리에서 깔깔 거리고 장난을 치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었다. 아빠 엄마와 함께 어디로 가는지 잘 알고 있었기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엄명을 받아들여 지루함을 참고 잘 논다.
낚시도 낚시지만 여름 방학인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보여주기 위해 여기저기를 둘러 보며 구경도 하고 저수지 도착 시간을 맞추었다. 일찍 들어 앉으면 뜨거운 날씨에 바닥 다듬고 텐트치고 준비하기가 여간 중노동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읍내에 들러 단골이 되어버린 낚시 가게에서 준비물도 사고 조황을 물었더니 요즘은 별루라고 한다. 약간은 실망이었지만 ‘내친 걸음이니 해 보아야지 일년을 기다리고 얼마나 먼 길을 달려 왔는데…..’
읍내를 벗어나 저수지로 향하는 좌측에는 저수지에서 쏟아진 내린 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다. 물량이 많은 것으로 보아 만수 상태임을 짐작케 하였다. 늘 우리가 앉았던 도로 옆 그 자리는 비어있었고 예상대로 저수지는 만수 상태였다. 상류에서는 계곡물이 바닥의 자갈을 굴리며 끊임없이 시원스레 들어오고 있었다. 저수지를 지나 약수터에서 짜릿한 약수를 수통에 가득 채우고 진짜와 배가 빵빵 하도록 들이켰으나 아이들은 한 모금 마시고는 요상한 인상을 짓고는 물바가지를 건낸다. 일년 만에 다시 마셔 보는 짜릿한 약수는 몸 속에서 더위를 일순간에 쫓아버리는 것 같았다. 길 옆에서 하염없이 솟아 오르는 약수는 녹이 쓸어 뒷뜰에 버려진 작은 가마솥 같은 붉은 돌틈에서 사시사철 철철 넘치고 있다. 시원한 약수로 더위와 피로를 잠시 씻어 내리고 통 마다 가득채운 약수를 들고 저수지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럴 수가 우리가 자리를 잡았던 그 자리는 상류에서 흘러든 토사에 의해 채워져 바닥이 보인다. 한동안 낚시를 하지 않았던지 잡초는 무성하고 낚시한 흔적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상류를 훑어보니 지형이 바뀌어 있었다. 작년 폭우로 인해 도로측 축대의 일부가 유실되면서 토사가 밀려 내려왔고 지형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계곡에서 쏟아져 내린 물길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로측의 흙으로 된 축대가 씻겨 나간 것이다. 손상된 도로 축대는 두부 쌓아 올리듯 큼직한 돌들로 말끔히 단장이 된지 얼마 되어 보이지 않았고 2년 전부터 텐트를 쳤던 자리는 소각된 쓰레기로 가득하다. 차선책을 생각하며 텐트를 치기 전 3.5칸 대를 꺼내 물밑을 읽어 보기로 했다.
수중보 바로 좌측 2.0 대의 찌가 넥타이를 멜 정도 수심을 가졌던 곳은 바닥이 보이고 수중보의 절반 정도가 토사로 메워져 있다. 다행스럽게 전에 앉았던 좌측의 절반 정도는 잃었지만 우측으로 절반은 남은 듯하였다. 수십 차례 대를 휘두르며 물 밑을 파악하고 수중 보에서 2시 방향으로 좌측부터 3.5 3.0 2.5 2.0 1.5 대를 편성하였다. 혼자라면 차라리 축대의 좌측의 소로에서 하는 것이 대를 편성 하기도 좋았겠지만 텐트와 가깝게 그리고 진짜에게 편한 자리를 마련하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이상한 형태의 대 편성이 되었다. 1.5 대의 앞 수중보의 직각 방향으로 5개의 찌가 나란히 자리를 잡고 수심도 비슷한 작년의 상태가 된다. 얕은 수심에는 엄청난 잡고기로 낮에는 거의 낚시가 불가능한 경험이 있기에 전에도 하였던 본 바닥을 찾아 대를 편성했다.
텐트를 펴고 살림살이 준비를 마치고 밤 낚시를 목적으로 밑밥용 떡밥을 준비했다. 너무도 오랫동안 낚시를 하지 않은 자리라 간간히 도토리 만하게 밑밥을 달아 던져 주면서 짐을 정리하면서 떠온 약수로 밥을 지었다. 약수로 인해 파르스름해진 밥을 먹고 길 건너 휴게소를 찾았다. 2년 동안 그곳을 다녔고 작년에는 피라미를 잡아 튀겨 드시라고 드렸던 그 휴게소 주인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파라솔용 맥주 의자를 빌릴 목적이었다. 의자가 편해야 낚시가 잘 된다는 선배 조사님들의 깊은 의미를 때문만이 아니라 편한 상태로 낚시를 하여야 아직 많이 남은 휴가 기간을 끝까지 버틸 수 있기 때문 이었다.
빌린 의자로 진짜와 나의 자리를 편안히 마련하고 의자에 앉으니 큰누미가 1.5대는 자기 것이니 낚시를 하겠다고 난리다. 큰누미 용으로 지렁이도 한 통 사왔지만 지형이 변해서 1,5 대가 놓인 자리는 가장 우측으로 위험하여 낚시를 하게 할 수 없었기에 간신히 설득을 해서 텐트로 보내고 케미를 꽂았다.
잔잔한 수면에 사열을 하듯 일렬로 나란히 줄을 맞추고 있는 5개의 케미는 보는 것 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생각만큼 모기도 없고 시원한 바람이 계곡을 타고 내려와 땀에 쩔은 등을 시원하게 씻겨 주고는 지나간다. 2년전에 전차표 수준의 붕애들이었지만 찌 올림과 당찬 손 맛 그리고 상류에 있는 약수를 못잊어 또 찾게 되었다.
작년에는 좀 더 자랐었고 올해는 더 자랐으리라는 예상을 하였으나 9시를 넘기고 간간히 끌려 나오는 전차표는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반갑기는 그지 없었다. 옆에 앉은 진짜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텐트 자리도 전과 다르고 주변 여건이 변해서 인지 약간은 실망스러워 하는 눈빛이다. 휴가 출발하는 토요일이 놀토이고 피곤하니 집에서 하루 쉬고 일요일 출발 하자는 진짜를 끌고 출발한 휴가 길이었기에 피곤도 한 모양이었다. 전날 하루 물가에서 야영을 하며 차안에서 잤던 잠자리로 인해 더욱 피곤이 가중 되었으리라.
쏟아질듯한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간간히 떨어지는 유성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진짜가 졸고 있다. 어지간히 피곤했는지 물가에서 꼬박 밤을 세우며 말뚝 찌를 바라보던 진짜의 모습이 아니다.
“어이~ 피곤한가 보네? 먼저 들어가서 자도록 하게. 새벽에 피곤 풀리면 나와.”
“그래야 될것 같아”
미련없이 자리를 뜨는 진짜를 보며 물위에 떠있는 5개의 케미가 갑자기 부담스러워진다. 저녁 식사를 하며 오늘 밤의 상태를 보아 다음날 일정을 잡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생자리가 되어버린 그 포인트에 첫 날밤을 기대를 한다는 것은 욕심인 것 같았고 새벽 무렵을 기대하여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계산으로 부지런히 헛챔질로 밑밥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새벽과 다음날을 기대하며 5개의 대를 번갈아 가며 헛챔질을 하기를 진짜가 텐트로 들어가고 1시간 남짓 되었을까? 3.5칸대에서 입질이 온다. 깜빡깜박 이다가 2~3밀리미터를 살짝 끌고 들어갔다가는 2~3초 뒤에 슬슬 올라오는 입질. 그냥 두고 보았더니 슬슬 올리던 찌를 정확히 멈추어 준다.
”그래 이거야 바로!”
“요것 보러 여그까정 왔는데 2년전 너그들이 어김없이 마중을 나왔구나.”
혼자 중얼 거리며 일년간 상상속에 고이 간직하여 두었던 이 자리를 다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자랐구나. 이쁜것들…”
5~7치가 줄지어 나오기 시작한다. 간간히 8치도 나오는데 큰 누미가 3.5에서 나온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무거운 3.5대를 포기 하지 못하고 있는데 잇달아 2.5 대에 똑 같은 입질이 오고 나의 손은 쉴 틈이 없도록 바쁘게 붕어를 빼고 떡밥을 끼우고 던지고 또 또….. 놈들은 힘도 좋지만 깊은 수심에서 나오기에 당찬 손맛은 더 말 할 필요가 없었다. 요리조리 치닫는 누미들을 달래며 끄집어 내는 그맛!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에는 별 만이 잔뜩 박혀 있고 도로 주변에 켜졌던 가로등과 불 빛이 하나 둘 사라지고 나니 달도 없는 밤이 더욱 칠흑 처럼 어둡다. 케미는 나의 기분 만큼이나 더욱 밝게 느껴지고 가끔 짜증스럽게 하던 자동의 무서운 질주도 점점 뜸 해지는 시간. 나의 손 놀림은 더욱 바빠지고 3.0에 이어 2.5에 입질이 오더니 2.0에 까지 이어진다. 채비를 날리기도 전에 옆 대에서 정확한 순서의 입질이 오니 5대의 낚시대가 거추장스럽다. 혼자만 한다면 두대 아니 한대 만으로 했으면 좋으련만 새벽에 한숨 붙이고 나올 진짜를 생각하니 골고루 끄집어 내며 밑밥을 줄 수 밖에 없다.
“거시기쌀 담배 피울 시간도 없네 그려.”
행복한 투정이 입에서 튀어나오고 손목에 시계를 볼 여유조차 없다.
몇 시쯤 되었을까?
‘자정은 훨씬 넘긴듯 한데…… 그려 니들도 2시 넘으면 뜸 해지것지? ‘
그때쯤 여유도 부리고 저녁 남은 반찬에 쇠주 한 잔 걸치고 커피도 마시는 여유를 부려 보자는 나의 마음을 붕어들이 모르는 듯 인기 프로를 상영하는 극장 앞에 줄을 선 관람객처럼 기다렸다는 줄줄이 줄을 서서 나온다.
“도대체 언제까지 나올껴? 니들은 일년내 가짜 오기만 기다리며 굶었다냐?”
혼자서 행복한 투정으로 궁시렁 거리며 2.0대의 밑밥을 끼우는 순간 얼라리오? 3.0대의 케미가 어신도 없이 그냥 쑥 하고 들어가더니 대를 잡을 여유도 주지 않고 대를 받침대에서 내려 놓는다. 얼른 대를 잡아 세웠으나 이미 늦었다. 3.5의 케미가 함께 수면 위에서 스키를 타듯 미끄러진다.
“ 크으~~~ 늦었군. “
두개의 대를 함께 세워 끌어낸 누미는 8치 정도.
“야~ 이누마야 신호를 줘야지 그렇게 급하게 땡겨뿔면 우짜노”
1.5대까지 입질이 오고 있는데 가짜찌 두개가 바늘과 함께 엮어져 버렸다.
던지지도 못한 2.0대 챔질후 걸어둔 1.5대 3.5와 3.0대를 들고 텐트쪽으로 와서 렌턴을 켜고 바늘을 풀려고 돌아 서는데 예약된 순서의 입질이 2.5대에 또 온다.
“미치것 구만 미쳐!”
2.5대 마져 걷어 올리고 나니 욕심이 없다.
“그려 차라리 잘 되었다. 귀여운 이 눔들아 잠시만 지둘려라.”
5개의 케미가 일렬로 줄을 맞추고 있던 수면에는 케미 하나 없이 밤 하늘의 별 빛만 쏟아지고 있었다. 텐트에 두개의 대를 기대어 세우고 꼬인 줄을 풀면서 진짜 생각이 꿀뚝 처럼 난다.
옆에서 잡아 주면 빨리 풀텐데…. 이럴 때 지금 함께 손맛 보면 얼마나 좋을까? 허지만 곤히 잠자는 진짜를 깨울 수 없었다. 아직 5일이나 남은 휴가를 위해서 푹 쉬게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 같았다.
꼬인 줄을 풀며 젖은 손을 닦고 담배를 한대 피우고 나니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담당 하기로 했던 3.5대는 포기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텐트에 그대로 세워 두었다. 그래도 새벽에 나올 진짜를 위해 3.0대와 우측의 3개의 대를 가지고 열심히 반복된 노동(?)을 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되어도 한참 되었을 텐데 입질 간격이 늘어지지 않는다.
“야들이 시간을 아는겨? 모르는겨? “
떡밥은 이제 호두알 정도만 남고 이제 그만 뜸해졌다가 새벽 동틀 무렵에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여전하다. 으~~~ 진짜만 아니면 기냥 한대로 하다가 자도 되지만 언제 나올지 모르는 진짜를 위해 붕어들을 잡아 두어야 할 막중한 책임(?)에 손에 물이 마르지 않고 빌려온 그 편한 의자에 기대어 앉을 시간이 없다.
떡밥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뜬 시간이 지나고 1.5대의 입질이 뜸 해진다.
“아이고~ 잘 되었다. “
1.5대를 좀전에 세워둔 3.5대와 나란히 텐트에 걸쳐 세워두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떡밥의 배합이 조금 달라진 까닭일까? 아니면 시간을 지체한 틈을 타 괴기들이 옮긴것일까? 입질이 뜸해 졌고 오히려 여유가 있는 것이 부담이 없다. 그래도 여전히 진짜가 만질 대에 콩알을 투입하면서 하늘을 보니 산 너머로 그믐이 되어가는 달이 고개를 내민다. 구름 한 점 없고 너무도 어두웠던 탓에 그 정도의 달빛으로도 상당히 밝음을 느낄 수 있었다.
“보름도 아닌데…달의 영향이?”
텐트 안에서 진짜와 아이들이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고 도대체 몇 마리를 담고 있는지 모를 살림망은 어두운 달빛에서 연신 흔들거린다. 좀전과 다르지만 여전히 올라오는 붕어들과 막중한 책임(?)이 꼬박 밤을 세우게 하였다. 2대가 없어진 뒤 여유가 생기면서 예전에 이곳에 왔던 생각이 슬슬 떠 오른다
“ 밤새~애~지 마~아란 말이야~”
모광고에 나오며 유행어가 되어 버린 말이 진짜와 편한 맥주 의자에 앉아 이틀밤을 지새우며 장난 처럼 한 말이다. 열심히 즐겁게 이야기하며, 끓여 먹으며, 마시며, 지낸 2박 삼일은 기어코 나와 진짜를 또 이리로 유혹을 하고 말았다.
날이 밝으면서 아이들이 텐트에서 눈 비비고 나와 제일 먼저 살림망을 확인했다.
“많이 잡았어요? 어디 봐”
그런데 이상한 것이 살림망에서 우글거리는 붕어 숫자가 밤새 둘이 잡은 것에 비하면 턱 없이 적은 것 같고 대낮에도 이어지는 입질로 어림잡아 살림망 반을 찼으리라 생각을 했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설마 살림망에 구멍이 났으리라곤 생각을 못했다. 적당한(?) 숫자의 누미들이 들어 앉아 있었으니….. 결국은 살림망에 구멍이 그것도 3군데나 나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일년이 지난 다음해 였다. 담뱃불에 접어둔 살림망이 동시에 뚫어졌던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이번엔 그런 일이 없겠지’ 하고 빙긋이 웃어 본다.
여름의 아침은 확실히 성미가 급하다. 케미 보기가 어려워지는듯 싶더니 이내 먼산에서 풀벌레, 매미가 잠자리에서 빠져 나오려고 한다. 수면 위의 건너편의 산그림자가 채색을 마칠쯤 아이들이 먼저 일어났다.
“잘 잤니? 모기 안 물렸어?”
“고기는?”
“저기 살림망 속에 보이지?”
“와~ 많다. 나도 낚시 할꺼야”
잘 잤냐는 대답은 하지않고 지 엄마가 앉았던 의자에 달랑 올라 앉는다.
“아빠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래”
가만히 생각해 보니 큰누미 아침 인사를 안했던지라 이제야 인사를 한다. 큰누미의 아침 인인사를 받고 나니 뭔지 좀 이상하다. ‘안녕 하긴 한데….주무시지는 못했다야~’
새벽에 나온다던 진짜는 이글거리는 태양이 산 어깨를 짚고 고개를 내미는데 여전히 텐트 안에 있다. 이어 딸내미가 원숭이 인형을 끌어 안고 텐트를 걷고 나온다. 텐트에 걸쳐둔 낚시대를 받침대에 걸쳐두고 두 아이들에게 자리를 건네주고 주섬주섬 주변을 정리했다.
“어이 뜨겁기 전에 밥 묵세나”
“응~~~~”
말 꼬랑지가 한참은 늘어진다. 새벽에 텐트에서 뒤척이는 소리가 날 때 고기 잡는 소리를 연거푸 들었단다. 나오고 싶었지만 납덩이 같은 몸을 끌고 나올 수 가 없어 잠을 자기로 결심을 하고 푸욱 잤단다. 밤을 꼬박 밝히며 노동(?)을 한 탓에 뱃속이 완전히 비어 있는 느낌이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낚시대 앞에 앉은 아이들에게 파라솔을 펴주고는 텐트로 들어가 눈을 붙였다.
달아 오르는 텐트가 식을 무렵 진짜는 아이들을 데리고 저수지 상류로 올라가 물 놀이를 하며 아이들을 씻기기 위해 가고, 어제 틀어진 받침대의 방향을 다시 잡고 밤낚시 준비를 하고 나니 진짜와 아이들이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머리로 돌아왔다.
어둡기 전 저녁 식사를 마치고 고집을 피우는 큰누미에게 의자를 내어 주고 진짜와 함게 낚시 하는 모습을 뒤에서 바라 보았다. 9시를 넘기면서 큰누미를 달래 텐트속으로 밀어 넣고 자리를 잡았으나 어제보다 좋으리라는 예상을 벗어나 입질이 없다. 아마 낮에 계속 낚시를 하지 못하고 밑밥이 전무한 상태가 되어서 그런 것 같았다. 큰누미는 낮에 그 뜨거운 파라솔 아래에서 지렁이만 끼워 낚시를 했으니 그 많은 잔챙이와 피라미들이 하루종일 바닥을 말끔히 청소를 했으리라.
“어제 보다 상황이 안 좋아 졌네 그려~”
“어제 보다 ?”
“아마 시간이 지나면 좋아 질것 같은데…”어제도 그랬거든.
10시를 넘길 쯤 3.5대에서 입질이 붙기 시작 했다. 그리고 3.0대에 간간히 입질이 오고 붕순이가 얼굴을 비춘다.
“잘 봐. 전에 하고는 틀려졌어. 입질이. “
정확한 순서에 입각한 붕어의 입질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나의 마음은 진짜의 담당이던 2.5와 2.0 그리고 1.5대에 입질이 오기 전에 지루함을 느낄것 같아 작전을 펴는 것이었다. 3.0과 3.5에서만 오는 입질이 진짜를 따분하게 할 무렵 2,5대에 입질이 오고 진짜가 끌어 내었지만 곧이어 침묵이다. 지형 여건이 진짜와 자리를 바꿀 수 없는 상황이고 내 자리에서 해보라고 하였으나 3,0대 이상은 정확히 포인트에 날릴 수 없다고 마다한다. 자정쯤 되었을까? 어제 올라온 붕어들이 모두 올라온 것인지 완전히 딴판이다. 질주하는 차들이 뜸해지고 붉은 빛의 가로등이 하나 둘 꺼지는 시간이 되자 출발 할 때 풀지 못한 피로가 쉬 가시지 않는듯 피곤해 보인다.
“몇 마리 잡았으니 들어가 쉬어 내일 또 옮겨야 하잖여~”
“언제 자려고?”
“나도 곧 자러 들어갈꺼야.”
진짜를 들여 보내고 3.0과 2.5 두대로 낚시를 하기로 맘을 먹고 진짜가 앉았던 의자를 뒤로 빼고 의자를 가운데로 옮겼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무월광에 별 빛만 검은빛 비단에 보석 가루를 뿌려 놓은듯 가득하다. 밤새 노동에 가까운 낚시를 했던 전날에 비해 한결 여유롭다. 느긋한 마음으로 붕어와 놀다보니 새벽 2시. 이제는 내일 운전을 위해 눈을 붙여야 겠다. 미련 없이 채비를 걷어 받침대에 올리고 눈을 붙였다.
“자~~ 이제 출발 준비 다 되었지? 어디 얼마나 잡았는지 한번 볼까?”
진짜와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심 깊숙히 넣어둔 살림망을 들어올렸다. 그런데 어찌된 것인가? 전날 아침에 잡은 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다.
“오잉? 어찌 된거야?”
살림망을 돌려가며 살펴보니 붕순이 한마리가 살림망에 머리를 내밀고 있지 않은가? 줄 서서 다투어 잡히던 붕순이가 살림망에서 줄서서 나가다가 덩치를 모르는 큰누미가 구멍을 막는 바람에 탈출이 중단된 것이었다.
“아이고~~ 또 뚫려있었네 그랴 &^^%#^%$~~ 언제 또 뚫려있었지? ”
“거봐~ 내가 혹시 뚫렸나 보라고 했지?”
“또 뚫려 있으리라곤 생각을 몬 했지. 아래 매듭만 확인했는데. 여기만 오면 뚫리네~”
“내 말을 안 듣더니…..”
“잘 되었네 자연스럽게 방생을 했잖여? “
줄어들 줄 모르는 짐을 트렁크에 가득히 싣고 엉덩이가 축 쳐진 애마에 고삐를 당겼다.
지나는 길에 언제 또 마실지 모르는 그곳 약수를 배부르게 마시고 수통 가득히 채우고 동쪽으로 동쪽으로…….
별 내용도 없는 글을 끝가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약수물이 또 마시고픈 가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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