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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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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눈 > 펀글-접속-네바가지 : 낚시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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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읽고, 좋아진 기분과 함께 친구가 왔는지 궁금했다...
친구 방으로 가 보았다.
다행히 오늘은 일찍 들어와 자고 있었다.
사연을 털어놓을 만도 하건만, 여전히 친구는 말이 없다...
내일은 주말이지..? 뭐 할 일도 없네...
소년님이 한번쯤 만나자고 해주었음 좋겠다...
다시 아침이 왔다.
어제 술을 별로 많이 안 마셨는데, 머리가 아프다.
어떻게 알았는지 친구가 북어국을 끓여 놓았다.
얘가 요즘은 아침잠이 없어졌나..?
새벽에 일어나는 것 같다.
오늘은 내가 밥 할 차례였다.
하여간 덕분에 잘 먹고 출근을 했다.
엥..?
항상, 먼저 와 있던 임 대리 녀석이 없다.
좀 썰렁하네..
조용한 사무실에서 레몬차 한 잔 마셨다.
햐..!
어떻게 임 대리 녀석이 레몬차 먹을 생각을 했을까..?
잘 안 어울린다..
거의 9시가 다 되어 임 대리가 출근을 했다.
아마 내가 집에 가고 나서도 남자들끼리는 술을 마신 거 같다.
아직 정신이 몽롱해 보였다.
"정자씨, 안녕~ 좋은 아침..!"
그래 오늘은 좀 좋은 아침이다.
들어서자마자 자네 얼굴 안 봐서...
"그래요.. 좋은 아침.."
기분이다..!
그리고 자기 것인데 뭐.
레몬차를 끓여서 갖다주었다..
"고마바~ 정자씨는 한잔 안 해..?"
"저. 신 것 별로 안 좋아해요..!"
자네 오기 전에 벌써 먹었다.
조금 후에 편집장님이 들어오셨다.
여전히 깔끔하신 편집장님..
"안녕~ 사장 아직 안 나왔지..?"
"어제 사장님 댁에서 같이 주무신다고 그랬잖아요..?"
임 대리가 물었다.
"오늘 아마 사장 못 나올 거야..
우쒸..!!! 내가 다시는 사장 집에 가나봐라.."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다시 임 대리가 물었다.
"달래놓긴 뭘 달래 놔..!
사장 녀석 집에 들어서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지 마누라가
날아차기 하더라.
황비홍 저리 가라야.
사장녀석, 한방에 뻗어버리더구먼.
야아..! 그런다음 못마땅한 듯 날 쳐다보는데,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바로 도망쳤어..
씨이, 안 타던 모범택시 타고 집에 갔다니까.. 진짜
비싸더구먼..
에그~ 불쌍한 사장..."
편집장님의 말씀에, 우린 일분간 사장님에 대한 묵념을 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호호~ 가만.. 날아차기..?
빨리 알려주지.. 사모님한테 배우면 되겠다..
근데 요즘은 저 임 대리가 날아차기 할 만큼 밉지가 않은데...
11시가 넘어서 사장님이 나오셨다.
생각만큼 별로 맞은 것 같지도 않다.
"어라~ 아직 살아있네..!"
편집장이 물었다.
"하하~ 내가 옛날부터 맷집에는 자신이 있거든, 그거거든.
보통사람이면 벌써 갔지.."
"별로 맞은 것 같지도 않은데요..?"
"흑흑.. 말도 마..
울 마누라 지 욕 듣는 것은 싫어해 가지고 밖으로 보이지
않는곳만 지능적으로 골라서 패..
나 아마.. 한달 동안은 목욕탕 못 갈 거야.."
진짜 매맞는 남편이 내 근처에 있을 줄이야...
오후 퇴근시간이 되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임 대리 퇴근 안 해..? 연애하러 가야지..?"
사장이 물었다.
"저 낮에는 연애 안 해요.. 먼저들 퇴근하세요..
잠깐 할 일이 있어서요..
좋은 주말 되세요.."
낮에는 연애 안 해..? 저 녀석 색마 아녀..?
인사를 하고 나도 퇴근을 했다.
화창한 주말 오후이것만...
에그.. 빨리가서 소년님 메일 확인하고 그 글의 즐거운
맘으로 잠이나 자자.
집에 들어서니 친구가 방에서 자고 있다.
이 뇬이 밤에 무슨 짓 하나..?
깨울까..? 말까..?
그래~ 잘 자라..
곤히 잠든 그녀의 얼굴이 참 안타깝게 예쁘다.
컴을 켰다.
역시 예상대로 메일이 와 있다.
소년님은 또 무슨 글로 내 맘을 설레게 할까..?
오늘은 아침 인사를 못 드렸네요.
오후인사로 대신 드립니다. 어제도 못 만나보고.
오늘 오후는 가을이 한층 짙게 내렸지요..?
좋은 주말 되시고......
(뒤에도 물론 글이 있다. 하지만 사생활이라...)
흠, 오후 인사면 어때.
오늘밤은 무슨 얘기를 할까..?
벌써부터 설렌다.
그래, 잠이나 자자..
자고 나면 님이 오는 시간이 다가와 있겠지..
토요일 오후가..
한 여자는, 한 소년에 대한 설렘으로..
또 한 여자는, 한 남자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그렇게 낮잠으로 지나가 버렸다...
저녁이 훨씬 지나서야 일어났다.
친구 방으로 갔다.
친구가 여전히 자고 있다.
깨웠다.
친구가 일어나지 않으려 했다.
몰골이 말이 아니다.
내가 짜증을 좀 냈다.
"그냥 며칠만 내가 하는 대로 가만히 나둬.. 밤에는
잠이 안 와..
자꾸 그 사람이 생각이 나서 그래.. 그러니 나 좀 더
자게 나둬."
친구는 그렇게 화를 내며 다시 자리에 누워 버렸다.
그래, 니 알아서 해라..
저녁은 간단히 빵으로 때웠다.
왠지 얼굴이 달덩이가 되어 가는 것 같다.
다이어트라도 좀 할까..?
소년: 안녕하세요...
항상, 이맘때면 모니터에 소녀님이 미소를 짓고 있어요..
소녀: 호호~ 예쁘던가요..?
소년님도, 안녕~ 어제는.. 제가 일이 있어서 접속을
못했어요..
많이 기다렸어요..?
소년: 아니.. 별로..
하하~ 실은 저도 어제는 일이 있어서 통신 못했어요..
소녀: 그래요..?
님과 무슨 통하는 데가 있나봐요.. 호호~
......
......
소년: 오늘.. 직장 일은 재밌게 하셨어요..?
소녀: 예.. 우리 사무실 남자들 다 재밌어요..
소년: 임 대리가 맘에 안 든다면서요..?
소녀: 썩 맘에 들지는 않지만, 요즘은 그런대로 괜찮아요..
소년: 잘 되었군요.
소녀: 참..글 쓰신다면서요. 잘 되고 있어요..?
소년: 예.. 요즘 정미님 덕택에...
어둠이 내려앉고 제 방이 조용해지면 항상 글을 쓰고 있죠.
소녀: 제 덕택에..? 호호~ 감사..
어떤 글인지 궁금, 궁금.
소년: 그냥 멜로 소설이에요.. 거의 완성이 되어가요..
소녀: 그거 완성되면 보여 주실 수...?
소년: 하하~ 그럴까요..?
좀 쑥스럽지만, 그러죠..
참, 친구분은...?
소녀: 아, 예.. 친구가 좀 괜찮아졌는가 했더니,
그게 아니었네요..
아마.. 맘 고생이 심한가봐요.
밤에 자는 줄 알았는데...
소년: 가을입니다..
친구분이 맘 줬다는 그 사람. 돌아올 것 같아요..
소녀: 소년님은 맘이 참 착할 것 같아요..
겉 모습도 그에 맞게 멋있을 거 같고...
소년: 하하~ 감사.. 하지만, 보면 후회할걸요..
또.. 아쉬운 작별시간이 왔네요..
그럼.. 좋은 꿈 꾸세요.
보면 과연 후회할까..?
아닐것 같다...
아무렇게나 생기면 어때..?
그래요.. 좋은 꿈꿀께요..
소년님도 안녕히...
멍하니 모니터 스크린을 쳐다보며, 그를 상상하며
떠올렸다.
아침에 일어나니 또 친구가 밥을 해 놓았다.
아침을 차려주는 친구가 별로 고맙지가 않다.
별로 오래 사귀지도 않았던 그 남자..
그냥 잊어 버려라 했다.
하지만 친구는 여전히 쓴웃음만 지을 뿐이다..
밥을 먹고 나서 통신접속을 했다.
기분 좋은 일요일 아침 되시고요.
오늘 아침 하늘은..
남자들을 모조리 가을이라는 이름속에 가둬 버릴 것
같이 가슴 시린 파란색입니다.
상쾌한 인사말 고마워요. 소년님..
오전은 그냥 이런저런 혼자 생각하며, 책보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친구는 지금쯤 잠이 들었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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