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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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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 신혼일지(특별편)~~~고독한 순간(13) : 낚시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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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
야근을 하는것도, 한달이 넘도록 주말과 휴일을 쉬지 못하고,가족들을
보지 못하는 것 쯤은 감수해야 했다.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차도 대접하고 직접 현장안내는 물론, 은행이나
집에도 모셔다 드렸다.
더운 날씨에 젖먹이를 업고 택시타고 오신분은 직접 은행까지 모셔다
드리고 계약금을 입금시킨후 은행문을 나설때까지 애기를 내가 대신 보면서,
또, 집에까지 모셔다 드렸고, 고객에게 드리고자 선물을 지사에서
보내왔을때는 직접 방문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기존에 토지를 매입하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으로 일과후 집집마다 돌며 전해 드렸다.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다!
어느날, 부장님께서 서울에 계신 분인데 청초지구 상업용지를 매입하고자
하는데 방문하여 상담을 하고 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분댁에 방문했는데 의류업체에 원사(原絲)를 공급하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경제난으로 인하여 받은 어음과 수표가 부도가 나고,
나이와 건강도 고려해서 일년에 골프도 치고 휴식도 취할겸 몇 차례씩 찾는
속초에다가 여관을 짓고 말년을 보내고 싶다고 하면서 준비한 자료를 보여
주는데, 평당 건축비와 인근 시세, 건축허가규모등 세세한 자료를 3년간에
준비하였다며 보여 주었다.
2시간이 넘도록 상담을 하였는데, 내가 지금까지 상담해 본 어떤 사람들보다
빈틈이 없고 철두철미한 분이었다.
평소, 시간나는대로 주변의 아파트시세부터 시내중심부의 토지시세, 건축비
및 지구내 기존 여관들의 영업상태등을 파악하여 두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분에 대한 상담내용중 중요한 골자만 기록하였는데 수첩으로 3페이지
분량이다. 지금도 내 수첩에는 기록되어 있다.
토지를 구매하기위해 마련해 둔 현금인출이 가능한 통장까지 보여 주었다.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자금만도 5억원이 넘었다.
공사의 사정에 비추어 볼때 크게 해갈이 될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지사의 형편상 그 정도의 대금이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상담을 끝낸 후에 지사로 돌아와 지사장님께 상담결과를 말씀 드렸고,
며칠후, 그 분이 한 번 더 만나자고 하여 또 찾아가게 되었고, 그 분을
모시고 함께 속초고객센타에 도착한 후, 현장안내를 마치고 상담을 계속
하였는데, 그 분께서 지사장님을 만나서 꼭 확인해 볼 사항이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내가 대신 전해 주겠다고 하여도 요지부동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지사장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그 때가 저녁6시정도
되었을 무렵으로 기억된다.
지사장님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더니, 다 듣고 나신후,
" 최대리! 내가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는데, 내가 꼭 가야할 상황인가?
잘 판단해서 최대리가 꼭 가야할 상황이라고 하면 내가 가도록 하지!"
라고 하시는데, 나로서도 지사장님을 번거롭게 해 드리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오셔야 할 상황같기에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니,
지사장님께서 7시가 넘은 시각에 도착하셨다.
그 분과 상담을 하시는데, 그 분 말씀은 공사직원으로부터 들었는데,
지사장님께 부탁하면 토지가격을 더 할인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그 요구는 지사장님께서도 들어줄 수 없는 사항이라 지사장님께서
토지가격사정이 완료되어 매각공고가 나갔으므로 조건변경은 있을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고, 그 분도 납득을 하셨다.
그런데, 문제는 통장과 도장까지 가지고 왔는데, 그 분께서 지사장님과
장시간 면담후에도 계약을 보류하고 다음에 결정후 방문한다고 하였다.
아무리 여러가지 좋은 조건을 설명하고 가격할인혜택에 대하여 말씀드려도
추후 결정하고, 조만간 들르겠다고 하여서 그날의 상담은 그것으로 끝났다.
그로부터 2주동안 몇 번 전화로 상담을 하였는데 상황이 유동적이다.
나로서는 무엇보다도 내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다는 점과 특히, 중요한
약속도 뒤로 미룬채 늦은 시간에 찾아오신 지사장님께 죄스러운 심정이었다.
내가 시작한 일이니까 어떻게 해서든 매듭을 지어야 했다.
한 번 더 부딪쳐 보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다시 그 분과의 상담내용을 수첩을 보면서 살펴보았는데, 그 분께서는
강원도에 오면 산채를 꼭 들고 가실 정도로 산채를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가 되어 있었다. 담배는 던힐로 하루 한갑반정도....!
사소한 것 같지만 나는 이러한 사항도 빠짐없이 기록한다.
의외로 이러한 것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보기에....!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동안 산에 잘 다니는 친구와 함께 진부령과 양양의
산속을 헤메며 더덕을 찾았다.
진부령에서는 겨우 20여뿌리 밖에 캐지 못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야생 산더덕은 대관령 왕산일대의 더덕이 가장 품질이
뛰어난데 걸어서 꼬박 10시간 정도 가야한다.
그리고 영동지방 사천지역과 양양, 속초의 미시령 부근에서도 캘 수
있는데, 양양지역이 자생밀도가 높은편이며, 자라는 지역 또한 넓은
편이다.
진부령에서 허탕친 거나 다름없어 한계령 오색천 하류지역에서 텐트에서
하루를 지샌후, 일요일 하루내내 5개의 산등성이와 계곡을 뒤지면서
친구와 더덕을 찾았는데, 인적이 드물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야
몇뿌리 캘 수가 있었다.
가시에 찔려 가면서, 때로는 가파른 계곡을 발을 헛 디뎌 몇차례 곤두박질도
치고, 천신만고 끝에 어느정도 캘 수 있었다.
나는 지금 다시 더덕을 캐라고 하면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하여도
다시는 캐고 싶지 않다! 다만, 고객이 원한다면 몰라도......!
그 때 아내가 새로 장만해 준 바지도 나무등걸이에 걸려서 찢어져
버려야만 했었다. 나중에 아내한테 혼났다!
그리고 작년 6월 3차 판매비상대책회의시 토지매각실적이 우수하다고
선정되어 본사에서 판촉우수사례 발표가 있었는데 그 전날(일요일)에
그 분댁에 방문하였는데, 마침 댁에 안 계시고 부인이 계셔서 전해 드리고
메모를 남기고 그 집을 나섰다.
그리고, 내 발표차례가 되어 그 때까지의 사례를 발표하게 되었는데,
발표가 끝난후, 회의에 참석하신 부장님과 저녁식사를 하였다.
그런데, 내가 입사한 이래 그토록 실망하였던 적도 처음이다!
지금은 그 분이 공사를 나가셨으니 하는 얘기인데,
정말 그 더덕을 직접 캤느냐는 것이다!
혹시, 시장에서 사서 선물한 것은 아니냐고 하면서....!
내가 직접 산더덕을 캐어 봤고, 그 후 시장에 가서 살펴보니 산더덕과
시장에서 파는 더덕은 확연히 차이가 있다.
특히, 더덕의 머리부분과 껍질을 벗겼을때 향과 진액이 비교할 수 없다!
시장에서 파는 더덕중 진품 야생 산더덕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부하직원이 휴일에 쉬지도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한 필지 팔고자
고생하며 더덕을 캐었는데, 격려는 못해줄 망정 의심까지 하다니....!
처음에는 농담으로 그러시는가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다!
그렇게까지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못 믿겠다는 표정이다!
지금은 나가셨으니 언급하지만, 정말 그 당시는 맥이 탁 풀리는 심정이었다!
또, 당시 판매대책회의시 나는 그 얼마전에 고객지원센타에서 파견해지되어
지사로 들어와서 일반토지매각과 지가조사업무를 맡았는데, 인원이 부족하여
한 명이 내근을 해야 할 상황이었고, 고객센타에 근무하는 두 사람중
기술직 직원은 계속 근무하고 나를 내근을 지목하였는데, 그 이면에는
내가 평소 자신(당시 판매부장)의 지시에 고분고분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한 예로 당시 그 분께서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전화를 걸어 상담중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무얼 하느냐? 몇 필지 계약하였느냐? 왜 그것밖에
계약체결하지 못하였느냐? 는 식으로 핀잔을 주기 일쑤였다.
하루는 내가 고객과 상담후 점심시간이 되어서 현장확인을 마치고
고객과 점심식사를 마친후 오후 1시 30분에 돌아왔는데, 금새 전화가
왔었다! 대뜸 어디 다녀오는데 시간이 넘어서 들어오느냐는 것이다.
그 때 그 고객에게 할인혜택에 대한 설명과 은행이자보다도 나은 조건등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을 시켜서 두 필지를 계약체결하였고, 계약 당일로
두 필지에 대한 대금을 전액 완납하였던 것이다!
나중에 기회가 닿아 일단 믿고 임명을 해 준 이상, 내가 책임을 질테니
그러한 간여는 지양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그 이외에도 사소한 의견충돌은
조금씩 있었다.
당시의 내 생각으로는 공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였는데, 한 필지라도
매각하는 것이 급선무이지, 업무를 하는데 지장이 있다면 그러한 사항은
시정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비록 상사이지만....!
상하관계를 떠나 힘을 합하여 공사의 어려움을 타개하는데 힘을 쏟아도
모자라는 상황이 아닌가?
내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지는 몰라도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더구나 공사의 상황이 어려울 때가 아닌가?
직원이라면 누구나 먼저 공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다들 늦게 퇴근하면서
고생을 하고 있는데, 판매가 도움이 되지 않는 지나친 간섭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전화를 그렇게 자주 하면서 상담 도중에도 매각실적을 보고하라는 지시도
있었다. 지사장님께 그러한 애로사항을 말씀드리면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생각이나 방식의 차이이지 다 공사를 위하여 그러는 것이라 믿고 있었기에..
또, 2억짜리 유치원부지나 그 밖의 토지매각에 따른 확인서를 모두 나의
실적으로 올리기 싫었다.
지사에서 내근하면서 고생하는 동료들도 생각하였고, 부장님께도
실적확인서를 보내 주기도 하였다.
실제 내가 공식적으로 기록한 실적보다도 훨씬 많은 실적을 거두었지만
서로 합심하여 좀 더 노력하자는 의미로 다른 동료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였다. 또, 처음 매각하였던 토지에 대하여 포상금을 받았는데 한 푼도
남김없이 내근하는 직원들에게 회식하라고 전해 주었다.
포상금은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왜냐하면 공고후 한 달이내
매각하는 토지는 실적은 기록되어도 포상금 지급대상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한 달 넘겨 포상금 타고자 매각을 게을리할 수 없기에....!
그리고, 고객센타에 근무한 지 얼마 안되어 다시 지사로 들어왔으므로...
어찌 되었든,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었으니 맡은 업무에 진력해야 했고
따라서, 내 업무가 아닌 상업용지매각건, 여관부지매입을 희망하였던
분과의 상담건은 남은 직원에게 인계를 하였지만, 어떤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 했기에 마지막 방편으로 더덕을 캐서 방문하였던 것이다.
결국 계약체결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아마도 자금사정이 나아지고 공장가동이
정상화되어 굳이 여관을 운영하려는 결심이 바뀐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최선을 다 하였다고 생각하기에 아쉬움은 조금도 없다.
오히려 나에게 많은 교훈을 가르쳐 주었다고 생각한다.
불경기에 그토록 땅 한 필지 팔기가 어렵다는 것을.....
그러므로, 평소 고객관리를 더 철저히 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 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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