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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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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지 인 > 人生의 의미를 일깨워 주신 은사님!! : 낚시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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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 상자, 유자, 선생님을 처음 뵌건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版畵(판화)강의 시간이었다.
첫 시간에 자신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글의 독후감을 쓰라는 것이었다.
나는 항의성 질문을 했다. "지금은 국어시간이 아닙니다, 판화시간입니다 라고"
그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판화가 인쇄와 다르고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인생관이나 철학이 보이지 않는 끈으로 그 그림과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철학이 작품 속에 녹아 있지 않는 판화는 한갓 인쇄물과 같다.
그 한마디의 말씀은 이때까지 나의 생활에 지침이 되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분은 그해 세계 국제 판화 비엔나레에서 영예의 大賞(대상)을 받으셨고,
그때의 작품은 "출입금지1 ~ 출입금지3" 세 작품을 연관지어 출품하셨다.
내용은 단순하게 까만 바탕에 가운데 하얀 직사각형 공간에 사람형상이 누워있고,
꼭 같은 형상에 사람의 형태만 점점 옅어져 3번 째에는 거의 보일 듯 말 듯한...
자세히 말하면 죽은 사람의 관이 땅에 묻혀서 썩어 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었으며,
그때 말씀을 증명이라 해보이 듯 당당하게 세계각국의 작가들 속에서 대상을 차지 하셨던 것이다.
나는 그 후에 판화에 심취하였고 한번은 목판화시간에 나의 습작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 작품을 "학생작품을 갖고싶기는 처음일세"하시며 한 장을 줄 수 있는가 ? 하셔서,
연필로 1/20을 쓰고 "고독한 왕"이라는 제목과 사인을 하여 드렸다.
(판화 작품은 연필로 왼쪽은 작품수량, 가운데는 제목, 우측에 작가 사인을 한다)
그 당시 덕수궁 미술관으로 기억되는데 피카소 작품전시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선생님과 여럿이 작품감상을 하러갔지만 어떻게 감상해야하는지 조차 몰랐다.
그러나 말씀을 듣고 보니 얼마나 그 작품들이 대단한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고
그리하여 새로운 審美眼(심미안)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
아무리 좋은 것이 늘려있어도 모르면 알 수 없고, 느낄 수는 더더욱 없다.
그후 십 수년이 흘러 어느 날 신문을 보니, 文化面(문화면) 전체에 작품사진과 선생님에 관한 기사가 실려있었다.
서양화(유화) 작품으로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을 받으셨다고...
작품마다 그분의 인생관이 듬뿍 베어있었다.
그때의 작품에 대한 내용을 상기해보면 정자가 하나있고 정자 앞에는 조그만 연못이 있었다.
정자의 현판은 아마 無心亭(무심정)인가~ 아마 그 비슷한 글이고
정자 안에 한사람이 단정히 앉아 좌선을 하고 정자 지붕 위에 새 한 마리가 있었다.
그 뒤로는 전혀 소식을 접할 길이 없었다.
살아 계신다면 아마 칠순에서 팔순의 연세가 될듯한데...
선생님 !!
부디 만수무강 하시옵고 불후의 명작을 남기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 합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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