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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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弔問
까마귀
울음으로
속마음 다 꺼내질까
촛불 끄르름 함께
지하실 벽에 막혀
남은 자의 눈물로
옷섬 적신다
먼길인지
가까운 길인지
알 수 없는 그 길을
찾아든 주검에
남은 자의 눈물은 언제
그치려나
까마귀
울음으로
온 가슴 찢어 놓고
잔설 밑 얼음 땅
한 칸 방에 갇혀
남은 자의 어두운 가슴
고개 꺽는다.
우리는
오늘과 같은 내일을 그 다음 내일을 살 수 있다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그 다음 내일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태평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어느 날,
누군가 생을 접었다는 예기치 않았던 비보가 전해지는 날.
슬픔에 잠겨서
설움에 잠겨서
안타까움에 잠겨서
우리의 생을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한다.
누군가 말했듯 그저 잠시 왔다가는 소풍처럼
즐거움 속에만 있다가 가는 생이어야 하는데....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일이라면,
구태여 아등바등 세상과 힘겨운 싸움을 할 일이 아닌데...
가는 자는 말이 없고,
남은 자는 육신의 연약함으로
가는 자의 가는 길을 인도할 수 없고
가는 자의 다 못한 얘기를 들을 수 없고
그저 갑자기 떠남을 서러워할 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
흥에 겨워 즐겁게 살아도 모자를 인생.
영원치 않기에 수많은 희와 비가 엇갈리는 인생 길에서
언젠가 소풍이 끝나는 날이 있음을 기억하고
가끔은 예비의 마음을 가다듬어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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