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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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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장미(24)~~~유혹(5)
회사에 출근해서 조용히 자금의 집행과 장부정리 등을 맡아서
일을 보았다.
처음 하는 일이지만 그리 어렵지 않다.
직원들은 사장의 사위 될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경계의 눈빛을
보이기도 하지만 좀 더 친근하게 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장인은 아침에 출근해서 간부들과의 회의를 통해 일의 진행과
각종 보고를 받고 대책수립과 업무지시를 하고 오전에 집으로
퇴근을 하였다.
어떤 때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전화로만 업무지시를 하고
집에서 쉬는 때도 많았다.
그만큼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나저나 나는 장인의 회사에 들어 왔지만 마음이 답답하기만 하다.
이런 작은 회사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인가?
직원들과 사귀거나 거래처 사람들과의 회식, 그 밖에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가지급금으로 처리하고 정산하라고 했지만 나는 돈이
그리 필요하지 않아 신청하지 않고 조용히 내 일만 하였다.
경리업무를 파악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비용이 다소 과다하게 지출된다는 것과
받아야 할 공사대금이 통장상의 금액과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또, 어음을 할인하는 과정에서 할인율이 지나치다는 것과
부도어음으로 처리되는 일이 종종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파악한 바로는 수입으로 확정하고 있는 금액이 실제
회수되는 것과 차이가 있으며 자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하고
과다하게 지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영수증이 신빙성이 없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간이영수증으로 잡비를 처리하고 있는 점등이
문제점이다.
좀 더 자세한 내막을 알아 볼 필요가 있었다.
우선 장부가 이중으로 작성되고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되었다.
이중장부를 작성하는 것이 관례였기는 하나 자금이 과다
지출되고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그 내막은 내가 모를 수 밖에.....
"정은미씨, 오늘 시간 있으면 저하고 저녁이나 할까요?"
"어머! 저하고요! 네, 좋아요!"
정은미와 조용한 불고기집에서 만났다.
"정은미씨, 근무한 지 얼마나 됐죠?"
"한 3년정도 됐어요! 고교 졸업하고 그 다음해 입사했으니까요"
"일하는 데 힘드시는 것 없어요? "
"늘 하는 일이라 어렵지 않아요! 참! 그런데 이런 것 물어봐도
돼요?"
"네? 어떤 거?"
"사장님 사위 되실 분이라고 하던데 나중에 사장이 될 거라고
다 들 그러던데...?"
"글쎄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죠! "
"사장님 따님이 그렇게 미인이라고 하던데 정말 예뻐요?"
나는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
"네, 정말 예뻐요! 하지만 정은미씨도 예쁜 걸요!"
"아~이, 제가 무슨! 하지만 좋겠어요! 그 분은...!"
"네~에?"
"아녜요! 그냥 해 본 소리예요!"
그녀에게 내가 파악한 회사의 의문점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녀는 처음에는 망설이다가 장인이 내게 그런 것을 맡겼으니
안심하고 얘기해보라고 하자 그제야 말문을 열었다.
장인의 처남이 공사를 할 때 지출되는 인건비나 자재비를 과다
하게 책정하고 공사현장감독과 짜고 품질이 떨어지는 자재를
사용하거나 부실시공으로 남는 자재를 다른 현장으로 옮겨
재사용하는 수법과 어음할인업자와 짜고 할인율을 낮게 적용하고
마진을 빼돌리는 등 여러 가지로 착복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같이 공모한 사람들에게 적당히 떼어 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다 가로채어 여러 갈래로 빼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런 일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으며, 장인이 건강이 악화되어
회사 일을 예전만큼 돌보지 못하게 되자 그 후부터는 더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오늘 일은 절대 발설하지 말 것과 앞으로 나와 만날
때에는 항상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서 조용히 만나자고 하였다.
그리고 만일 나와 만난 일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일이 있으면
나에게 이야기하면 장인에게 말씀드려 조금도 해가 되지 않도록
조치해 줄 것을 약속하였다.
그녀와 저녁식사를 마치고 맥주를 마시러 갔다.
"정은미씨, 애인 있어요?"
"저는 아직 애인 없어요!"
"이상하네요! 정은미씨 같은 미인이 아직 애인이 없다니...!"
"제가 무슨 미인이에요! 사장님 따님이 정말 미인이라고
하시던데 준호씨는 좋겠어요! 그런 분과 결혼하게 될 테니...!"
"정은미씨도 미인이예요! 어떤 남자라도 호감을 갖는 인상인데..!"
"호호호! 공연히 비행기 태우시는 거죠?"
"아뇨! 저는 빈 말 안 해요! 정말 미인 이시라니까요!"
"말이라도 고마워요!"
"자! 건배해요!"
"네!"
"쨍!"
그녀와 건배를 하면서 업무를 벗어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벌써 회사에서 근무한 지 보름이 지났다.
장인회사는 아파트나 연립주택을 주로 분양하고 하도급도 많이 수행하는
업체인데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어느 정도의 부실시공이 불가피한
일면이 있었다.
그 때 당시 모든 업체는 일반적인 관행으로 행해지던 일이었다.
예를 들어 철근을 10가닥이 들어갈 걸 8가닥을 넣어 시공한다든지
레미콘이나 아스팔트를 타설할 때 30센티를 25센티로 타설한다든지
해서 수지를 맞추고 도급업체에 상납을 하는 관행이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조성된
자금은 회사에 입고시켜야지 개인이 착복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장인의 처남은 경리과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서 회사의 모든 실권을
한 손에 잡고 자신이 착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직이나 현장의 감독들도 모든 자금이 그의 손에서 집행되니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루빨리 그 내막을 상세하게 파악하여 장인에게 보고 드려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조사가 미흡하다.
좀 더 완벽하고, 확실하게 조사하고 또 그 대책을 마련한 후에 보고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세요?"
"예! 예! 아닙니다! 고향생각이 나서...!"
"고향이요? 고향이 어디신데요?"
"강릉이에요!"
"강릉요! 어머 좋은데 사시네요!"
"좋기는요! 그냥 살만한 데죠!"
"저도 옛날에 몇 번 가봤어요! 해수욕도 하고...!"
"바다도 좋지만 산과 계곡도 좋아요!"
"네, 설악산도 있고 오대산도 있고...!"
어느덧 술도 몇 잔 마셨더니 약간의 취기가 오른다.
그녀는 볼이 발그레해졌다.
"은미씨, 이만 일어나죠?"
"저, 오늘 심심한데 좀 놀다 가지 않을 래요?"
좀 곤란할 것 같다. 다영이가 기다릴텐데.....!
저녁 먹고 약속이 있어서 조금 늦을 거라고는 했지만...!
"은미씨, 저, 좀 곤란할 것 같네요!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해서...!"
그녀의 얼굴에 실망감이 스쳐간다.
"제가 실례한 것 같네요. 그것도 모르고....!"
"아뇨! 굳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잠시 기다려 주세요"
다영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침 그녀가 받았다.
"다영이니? 나 오늘 조금 늦을 것 같애!"
"왜?"
"응! 생각보다 좀 더 시간이 걸리는데...!"
"응! 알았어! 일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누굴 만나는
거야?"
"응!"
"누구?"
"내가 그런 것까지 너에게 일일이 말해야 하니?"
"알았어! 참, 여자 만나는 건 아니겠지?"
"얘는! 필요하다면 만날 수도 있는 거지 뭘!"
"어머! 정말 여자 만나는 거 아냐?"
"여자 만나도 별 일 없으니까 걱정 마!"
"하여튼, 너무 늦지 마!"
전화를 끊고 은미에게 다가갔다.
"자! 그만 나가시죠!"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그녀와 함께 나이트클럽으로 향했다.
"어서옵쇼! 두 분이세요! 저리로 가시죠"
웨이타의 안내를 받아서 무대와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맥주와 과일이 나오고 그녀와 또 건배를 하였다.
"은미씨, 앞으로 많이 협조해 주세요!"
"네! 걱정마세요! 제가 아는 한 최대한으로 협조해 드릴 께요!"
그녀와 함께 춤을 추고 맥주를 마시고 쇼를 관람하면서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조용한 블루스곡이 흐르자 그녀가 나에게 손을 내민다.
"우리 춤이나 한 번 춰요!"
그녀와 스테이지로 나갔다.
그녀는 내게 안겨 그녀의 체중을 나에게 싣고 있었다.
춤을 추면서도 다영이가 이 모습을 보고 있다면.....!
속으로 아찔하였다.
어느덧 음악이 멈추었다.
"어머! 춤을 정말 잘 추시네요! 여자들을 많이 울렸겠어요?"
"전혀 안 그래요! 저는 상당히 절제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호호호! 남자들 치고 좋다는 여자를 뿌리치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정말입니다! "
"오늘 제가 준호씨를 유혹하고 싶다면요?"
"글쎄요! 여자의 제의를 거부하는 것은 남자의 자세가 아니지만
거부하겠습니다"
"왜요?"
"제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호호호! 정말 일편단심이네요! 그 분 이름이 뭐예요?"
"다영이요! 오다영!"
"다영씨는 정말 행복한 분이네요!"
"은미씨도 그런 행복을 찾아보면 되잖아요"
"네! 제게도 그런 행복이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그녀와 한참동안 시간을 보낸 뒤 나이트를 나왔다.
그녀는 술에 제법 취한 상태다.
"은미씨, 괜찮죠?"
"네! 괜찮아요!"
택시를 잡아서 그녀를 태우고 택시비를 선불하였다.
나도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들어왔다.
다영이가 아직 잠을 자지 않고 있다가 나를 반긴다.
"오빠! 왜 이제야 들어오는 거야?"
"미안! 미안! 그럴 일이 좀 있어서...!"
"저녁은 먹었어?"
"응, 먹었으니까 걱정 마!"
"옷 벗고 빨리 씻어!"
"응! 알았어!"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양치질을 하고 쇼파에 가서
앉았더니 그녀가 과일을 담아온다.
"오빠!"
"응!"
"그런데, 이게 뭐야?"
"뭐? 어떤 거?"
그녀가 내 와이셔츠를 내 보이는데 거기에는 빠알간 루즈
자국이 묻어 있었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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