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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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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 green의 2002년 나홀로 시조회 #2(관고기만 대박인가?) : 낚시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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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가 좀 떨어진 옆 자리의 꾼들은 마른 나무를 꺾어 모닥불을 피우면 마른 나무 타는 냄새가
코끝을 스쳐 지나간다.
마른 나무와 마른 풀로 타 오르는 강원도의 모닥불에서는 고등학교 때 배운 이효석님의
낙엽을 태우면서에 나오는 낙엽 태우는 냄새가 난다.
이미 해가 떨어진 서편의 산 실루엣이 병풍처럼 보인다.
그 병풍 위로 옅은 주황색에서 바로 위 점차 높이 올라 갈 수록 보이는 남색의 하늘은 그 자체가
사진작품이다.
해 진 후의 산속은 온도가 더욱 떨어진다.
캐미를 꺾은 지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으나 입질이 없다.
약간의 큰 찌놀림에 화들짝 놀라 대를 채면 끝에 달려 나오는 것은 영락없는 피라미...
입질은 없고 한기는 더 해온다.
올 들어 첫낚시이건만 추위에 더 물가에 있기가 싫어진다.
강원도의 여름은 아직 멀었나보다, 낼 모레가 입하인데...
펭귄복 입은 정도로 강원도의 5월 초순 밤 추위를 막기는 역부족, 이럴 줄 알았으면 좀 귀챦더라도
두툼한 파카라도 하나 준비해 오는 건데...
거기에 입질마저 없으니 운동삼아 계속 떡밥을 갈아주어도 추위는 엄습해 온다.
캬! 한 여름엔 아주 좋은 낚시터이구먼, 이곳 상오안지...
밤 늦도록 물가가 조용한 것을 보니 물 맑고 깊은 이곳의 붕어들은 아직 산란철이 아닌것 같았다.
무당개구리와 옴개구리의 울음소리만 저수지에 가득했다.
맑은 물에만 사는 옴개구리는 독성이 있어 정력식품이라고 그것을 잡아 먹은 사람이 죽은 일도 있다지?
무당개구리는 옛부터 한약재로 널리 쓰이고...
추위는 참지만 입질 없는 것은 참지 못하는 것이 낚시꾼의 마음인가?
아시바님과 한대박선배님은 텐트형파라솔에 휴대용 부탄가스난로를 피워놓고 여유작작이신지 조용하다.
옛날 한창 낚시에 빠졌던 1980년대에는 장비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나 지금의 나는 그 흔한 휴대용 부탄가스난로도 없을 정도로 그렇지 않다.
오늘 따라 밤이 너무 길다, 시게를 보니 이제 12시가 조금 넘었다.
올스톱 한 초릿대 끝의 캐미라이트처럼 나도 차에 올스톱하고 차에 들어 가 잠을 자 버려?
하늘을 보니 바로 내 머리 위에 북두칠성이 보인다.
오늘도 잠에 대한 유혹은 떠나지 않는다,
몇년 전만 해도 아무리 입질이 없더라도 날밤을 꼬박 새우곤 했는데 최근에는 잠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다.
나이 탓인가?
아니면 눈에 뜨게 줄어 든 어족자원 탓인가?
낚시터에서의 잠 치고는 꽤 잔 편이다.
낚시터에서 입질 없어 잠 자는 사람들 보고
"잠 자러 낚시터까지 옵니까? 그냥 댁에서 주무시지...ㅎㅎㅎ"
하며 웃던 내 자신을 생각하며 씁슬한 웃음을 웃어본다.
오늘도 그 유혹에 눈을 감는다.
아시바님에게 승요차 키를 받아 차 안으로 들어가 조수석에 앉아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누웠다.
아침에 눈을 뜨니 벌써 훤하다.
몇번 중간에 잠시 일어나 히터를 켜고 끈 시간 외엔 죽 잤으니... 너댓시간은 잤는가 보다.
물가에 내려가 한대박선배님과 아시바님의 살림망을 보았는데 역시 닉네임은 조과로 얘기하는가 보다.
한대박선배님은 밤새 피라미 대박을 맞았으니...ㅋㅋㅋ
새벽에 살펴 본 이번 밤낚시의 결과는 꽝!
한대박선배님 붕애 두어 수 피라미는 튀겨 먹을 수 있을 정도...
아시바님 붕애 1수 피라미 다수...
green 피라미 너댓마리...
조과도 빈약하니 역시 green은 만년초보일 수 밖에 없는가?
아침 9시까지 서울에 도착해야 하는 나 때문에 아시바님과 한대박선배님까지 대를 걷어야 했다.
아침 7시가 되기 전에 우리는 서울로 출발,
아쉽다! 두 분은 근처의 낚시터에서 반성낚시라도 할 수 있었는데... 쩝!
두 님 덕분에 물맑고 공기 좋은 강원도에서 올해 처음 대를 담글 수 있었다.
나로선 금년들어 첫낚시,
이름하여 때 늦은 나홀로 시조회...
관고기만 대박인가?
물맑고 산세 좋은 강원도의 계곡지에서 나의 마음은 이미 대박을 하고도 남았다.
예상치 못했던 치통으로 아픈 이를 부여잡고 출조를 강행하신 아시바님,
그리고 새벽에 철수해 보기는 처음이라던 한대박선배님.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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