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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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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오래전에 읽어 두었던 책
나는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는 버릇이 있다.
아주 오래 전에 읽어서 그 내용도 가물가물한 책을
다시 빼어들고 읽어 내려가다 보면
그렇게 줄을 그어놓은 대목들과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아주 오래 전에 써 놓은 일기를 다시 읽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한동안은 온통 사랑을 찬미하는 대목에 밑줄이 죽죽 그어져 있기도하고
또 한동안은 그 사랑의 아픔에 밑줄이 죽죽~~~
한동안은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되기도 하고
또 한동안은 사랑도 삶도,
나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바라보는,
이 세상을 향한 그 모든 시선들이
지극히도 냉소적이 되어 있기도 하다.
때론 웃음이 나기도 하고,
때론 가슴이 서늘해지기도 한다.
먹먹하게 그리운 무엇들이 떠오를 때도 있다.
그 그리움은 어떤 특정한 장소나 대상, 혹은 이미지일 수도 있지만
그냥 막연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슬픔, 혹은 기쁨이 될 수도 있다
오래 전에 써 두었던 일기를 읽을 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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