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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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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아우의 친절한 전화안내로 멸치 쌈밥집을 찾으니 8시가 다 되어가고
비는 쏟아 붇는다.
멸치쌈밥과 해물찜으로 든든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식당 주인 소개로 근처 싸우나로 향했다.
간단한 시설에 싸우나탕 2개와 해수온탕과 헬스시설 그리고 수면실이 있는.
그러나 여러가지 이유로 윗층에 있는 모텔방 두개를 얻어 잠자리에 들었다.
나 하나, 아내와 친구가 또 하나.
잠시 아내 친구 소개를 해야겠다.
왜 부부사이에 한 여인네가 동행했는지.
그 친구는 같은교회 다니는 아내의 교회 친구로
몇 년전 차사고로 남편과 사별을 하고 인하대 다니는 아들 하나와 단둘이 산다.
그나마 아들은 인천에 있고 제천에서 그 친구 혼자 큰 아파트에 살다보니
비슷한 처지의 아내와 동갑내기 친구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주말에 내가 제천역에 도착하면 둘이 함께 마중을 나오고
같이 저녁을 먹곤 했다.
이만저만 조심 스러운게 아니었다.
혹시 아내에게 던진 다정한 내 한마디에 그 친구가 상처나 받지 않을까
혹시 나로 인해 사별한 남편 생각에 눈물 짓지나 않을까...
기우였다.
한살 차이지만 그 친구는 나를 오라버니라 부르며 즐거워 했고
오히려 우리 부부를 위로하고 애쓰곤 했으니까.
그러다가 T.V를 통해 우연히 ‘외도’를 보게 되었고
아내와 함께 나를 운전기사로 여행을 계획했던 것이다.
처음엔 둘만의 여행을 계획 했으나
불쌍한 오라버니도 꼽사리 끼워 준다며.
마산에 왔으니 마산 복골목에서 복어국 꼭 드시고 가라는 후론트의 안내로
우산을 받쳐들고 많은 식당이 있는 복골목에 접어 들어 할머니 혼자 주방에서 일하시는
작은 식당을 골라 들어섰다.
복국이 그렇게 맛있는 줄 미쳐 몰랐다.
돌미나리와 콩나물을 넣고 뽀얗게 끓인 1인분에 6천원 하는 복국이
복어의 양은 얼마나 많던지.
포만감을 느끼면서도 셋이서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특이한 땅콩조림도 먹어보고.
김해를 지나 부산에 들어서니 차 막힘이 서울 못지 않다.
서다가다 가다서다 하며 간신히 시내를 빠져나가 광안리, 해운대를 지나
새로 개장한 수족관을 1시간쯤 구경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송정, 기장을 지나는 동안 계속 빗길 운전이다.
바위를 부딪쳐 높이 부서지는 성난 파도의 울부짖음은 무서움을 느끼게 했으나
멋져 보였다.
대변항에 도착 할 즈음 빗줄기가 약해졌다.
배는 부르지만 맛은 보고 가자고 멸치회무침 한접시를 맛있게 다비우고
젓갈가게에 들려 곰삭은 몇치젓 한통을 샀다.
울산으로 가는 길에 지명이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해수욕장인데 해변색갈이 까맣게 특이하여 들려 보았다.
그 넓은 해변이 모래가 아니고 보석처럼 면이 고운 검정색 조약돌이었다.
아기 주먹만한 것부터 아주 작은 것들 까지.
서해안 어딘가에도 이런 곳이 있다던데.
또 한번 두 여인네를 모델로 사진과 비디오를 찍어대고
울산을 지나 해변로 소로를 따라 감포, 구룡포 포항을 지나
한참을 북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영덕 가기전 작은 항에 들려 큰 게 두마리를 비싼 값에 흥정하여 해 치우고
또다시 북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미 어두워 전조등을 켜고 빗길에 와이퍼는 바삐 돈다.
평해를 지나 울진에서 잠시 쉬며 자판기 커피를 한잔씩하고
영주에 와서야 겨우 중앙고속도로를 올라 탔다.
이미 두 동행은 의리 없이 뒷자리에서 잠든지 오래고...
빗길 어두움을 홀로 운전하는 싫지 않은 외로움을
다들 아시리라.
천백오십 키로를 불평 없이 달려 준 애마에게 감사한다.
마산 복국을 언제쯤 다시 맛볼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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