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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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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장미(40)~~~도약을 향하여(2)
모처럼의 주말을 맞이하여 일찍 퇴근하였다.
“오빠~! 어서 와!”
“엄마, 아빠는 어디 가셨니?”
“응~! 공기 좋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어~!
며칠 있다가 온다고 했어~!”
“그럼~! 오늘하고 내일은 모처럼 푹 쉬어야겠다~!”
“오빠? 저번에 직원 몇 명을 파면시켰어?”
“네가 그걸 어떻게 아니?”
“아빠가 말해서 알았어~! 너무 심한 거 아냐?”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사업지구가 예전에 비해 대폭 증가하였고 새로
직원들도 채용하였는데 이런 일을 묵과하면 앞으로
어떻게 되겠니? 다른 현장에서도 같은 사례가 반복해서
일어난다~!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사람들이 책임
지는 일은 별로 없어~! 경영자가 책임을 지는 거라고~!
특히, 서로 담합하여 이익을 나누어 가지면 부실시공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결국 입주하는 입주자에게 최종적으로
가는거야~! 중요한 하자가 발생하면 책임을 져야하고
제품에 대한 신뢰~! 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그 기업은 결코 오래 존속할 수 없는거야~!
무엇보다도 그것은 고객에 대한 기만행위란다~!
그래서 그렇게 엄히 처벌한거야~!“
“그래도~! 그 사람들이 안 되었어~!”
“나도 거기까지 생각했어! 지금은 건축활황기라
다시 취직하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을거야~!“
“참~! 내일 친구들이 놀러오기로 했어~!”
“친구들이?”
“응~! 공연히 내 앞에서 눈 돌리다가는 알아서 해~!”
“하하~! 얼마나 예쁜지 궁금하다~!”
“어~휴! 그저 예쁜 여자라면~! 내가 못 말려~!”
다음날, 다영이의 고등학교 동창친구들이 놀러왔다.
정아랑 미혜는 예전에 보았는데 두 명은 처음본다.
“오빠! 얘는 지연이고, 얘는 수란이야~!”
“안녕하세요! 지연이라고 해요”
“전 수란이예요~!”
“네~! 어서와요~! 앞으로도 자주 놀러오세요!
전 예쁜 여자가 자주 놀러오는거 아주 좋아해요~!“
“호호호호~!”
“다영이 말대로 예쁜 여자라면 좋아서~! 호호호!”
“예쁜 여자 싫어하는 남자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요?
여자들도 잘 생기고 능력 있는 남자 좋아하잖아요?
안 그래요?“
“그건 그래요~! 다영아? 그나저나 너 조심해야겠다~!”
“그래~! 네가 잠시만 한 눈 팔면 다른 여자한테 넘어가겠다~!”
“흥~! 그랬다간 내가 가만 안 놔두지~!”
“그런데, 어쩐 일로 이렇게 미인들만 데리고 오셨을까?”
“응~! 오빠가 온후에 다영이가 부르지도 않고 놀러 오지도
못하게 해서 우리가 졸라서 오게 된거야! 마침, 방학도 했으니~!“
미혜가 말했다.
“오빠~! 지연이는 S여대 국문학과 다니고 수란이는 E여대 역사학과
다니고 있어~! 오빠가 관심있는 분야니까 많은 도움이 될거야~!“
“도움은 무슨~! 내가 별로 아는 게 있어야지~! 괜히 겁난다~!”
수란이가 말을 이었다.
“예전에 레포트 제출할 때 로마의 융성에 대한 것이었는데
제출하고 보니 너무 허접한 느낌이 들었어요~!
로마가 강대해 진 이유는 무얼까요?“
“얘? 수란아? 그냥 말 놓아~! 오빠는 맘이 좋아서
다 받아준다~!“ 정아가 옆에서 끼어든다.
“그럼 나부터 말 놓지~! 내가 밥그릇이 많으니까~!”
“그래요~! 이제부터 정말 오빠처럼 대하기~!”
“음~! 로마가 강대해진 이유는 주변나라의 문화를 발전,
계승하고 상하간의 단결이 잘 되었던 이유도 있지만
각계각층의 권익을 잘 보호하는 제도적장치가 완비되었고
제정이후에는 뛰어난 군주들이 선정을 베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5현제의 경우가 그러하지~!“
“5현제라면? 혹시 알아요?” 수란이가 재차 묻는다.
“네르바 - 트라잔 - 하드리안- 피우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우와~! 척척박사네~!”
이번에는 지연이가 묻는다.
“오빠? 좋아하는 시를 외워 봐요~!”
“음~! 조지훈의 ‘승무!’를 할까?”
“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각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 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은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 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양 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야아~! 즉석에서 외우네~!”
“오빠? 물어 볼게 있어!”
수란이가 말한다.
“뭔데?”
“응! 우리나라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왕조의 흥망성쇠에
대한 연구분석에 대한 건데...!“
“아이구~! 그런 복잡한 문제를 왜 내게?”
“나는 내적요인과 외적요인으로 분석하였거든~!”
“모든 것이 다 그렇지~!”
“고구려, 백제의 멸망과 신라의 멸망은 어떤 점이 다를까?
내적인 요인으로는 고구려는 연개소문의 타개이후 후계자
끼리의 권력암투와 백제는 의자왕이 정사를 소홀히 하고
바른 말 하는 신하들을 옥에 가두고 음주가무를 즐기고
국방을 소홀히 하다가 결국 외적인 요인, 즉, 당나라와
신라의 연합군에 의해 모두 멸망한 거 아냐?“
“글쎄~!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보이지~!
고구려의 경우 내부요인이 있었지만 자체의
군사력이 결코 미약하지 않았어!
실제 평양성은 외부의 적보다는 내부의 동조자에
의해 성문이 열리고 함락되었지~!
백제는 의자왕이 그렇게 용렬하고 우매한 군주가 아니었어
많은 정복활동을 통하여 신라의 많은 성을 빼앗고
나라 또한 잘 경영하였어~!
다만, 신라가 진흥왕이후 한강유역을 통하여 당나라와의 외교
관계가 활발해지고 오랜 숙원이던 고구려를 정복하려던 당나라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결국 군사력의 부족으로 인하여 백제는
멸망하였지~!“
“그렇다면 외적인 요소가 더 강하다는 걸까?”
“그 보다는 도읍을 정함에 있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어째서?”
“백제는 위례성에 수도를 정했다가 고구려의 남하로 웅진, 사비성으로
천도를 하게 되었는데 추후라도 다시 한강유역을 확보하였다면
신라가 당과의 교역에 힘쓰지 못하였을 테고 어쩌면 백제가 삼국을
통일하였을 지도 모를 일이야~!
신라는 통일이후 서라벌에서 한강유역으로 수도를 옮겼다면 좀 더
오랜 기간 한반도의 지배권을 확보했을거야~!
고려와 조선의 역사는 얼마지?“
“고려가 475년, 조선이 532년~! 맞나?”
수란이가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대답한다.
“대략 그 정도 될거야~!
고려와 조선이 500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한반도를 경영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한반도 중심부에 수도를 정한 것이라고
하겠지~! 실제로 고려는 홍건적이나 왜구, 거란, 몽고의 침입속에서도
한 때 강화도로 몽진하기는 하였으나 개경을 수도로 삼아 왕업을 이어
나갔고, 조선은 계룡산 기슭을 도읍으로 정하려다가 한수 이북인 현재의
서울을 수도로 삼아 오백년의 왕업을 이어가지~!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괄의 난 등이 있었어도 서울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어~!
그리고, 이승만정권 시절에도 6.25사변으로 인하여 사흘만에 서울이
함락하고 대전과 부산으로 임시수도를 정했지만 휴전이 되자 곧 바로
서울을 수도로 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 아니겠니?
그 만큼 서울은 한강이라는 큰 강을 끼고 교통과 물자의 운반이 유리할
뿐만 아니라 북쪽이나 남쪽에서 침입해 오는 외적에 대해서도 시간을
갖고 대처할 수 있는 한반도의 중심부분에 위치해 있는거야~!
그래서, 한강을 지배하는 자가 한반도를 지배한다고 하지~!
생각해 봐? 서울 없는 우리나라를 말이지~!“
“그 만큼 지리적인 위치가 중요하구나~!
그럼, 미국은? 미국은 동쪽에 수도가 있잖아?“
“미국의 경우는 좀 다르지~!
미국은 건국초부터 동부에서 정착민이 거주하여 모든 의사결정을
하였고 서부개척 이후에는 각 주마다 자치권을 주어서 연방헌법도
주헌법에 대해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거든~!
중앙집권형태와 분권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국가의
중요시책에는 따르는 이러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니까
미국은 수도가 동부에 있어도 자치권을 부여받은 각 주마다
스스로 잘 다스리면서 대외적인 문제에는 적극 협력하지~!
이러한 미국의 경우를 우리나라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
지연이가 말을 이었다.
“그럼~! 그 만큼 각 나라마다 지정학적 위치나 사회, 경제적인
상황 등에 따라서 수도를 정하는 것이 틀리다는 것이지?“
“물론이지~!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동안 서울을 수도로 하여왔는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나라의 핵심적인 요소가 모두 서울에
있어~! 이 중에서 한 가지라도 균형이 무너지면 서울은 제대로 수도
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 할거야~!
한 마디로 우리나라의 수도는 한강유역을 중심으로 정하여 졌을때
그 왕업이 오래 지속되었어!
우리나라가 통일이 된다면 개성도 수도로서 고려해 볼만 할거야!
서울과 가까운 거리고 남과 북의 교통과 경제, 사회적인 기능을
대행하기에 적합한 장소라는 것이 학자들의 분석이야~!
“
“오빠? 조선 중종 때 조광조의 개혁은 왜 실패했을까?
급진개혁을 이루려다 실패하였다고들 하는데~!“
“글쎄~! 급진개혁?
난 그렇게 생각 안해~! 당시 조광조는 훈구대신들에 의해
답보상태에 놓인 조정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신진사대부를
대폭 기용하여 나라의 틀을 반석위에 올리려고 하였던 거지!
소격서의 철폐나 정몽주의 위패를 문묘배향등도 모두 조광조가
이루어 내었지~!
다만, 공신들의 반발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는 중종의 우유부단한 성품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
수란이가 다시 물었다.
“오빠! 조광조는 몇 살에 죽었더라~!”
“아마 37살에 죽었을거야~! 죽기 전에 시를 한 수 남겼는데
지연아? 너 그 시를 아니?“
“아니~! 전혀 모르는데~!”
“그럼 내가 적어볼게~!”
종이를 가져와서 조광조의 시를 적었다.
愛君如愛夫 임금을 어버이처럼 사랑하였고,
憂國女優家 나라를 내 집처럼 걱정하였네
白日臨下土 밝은 해가 세상을 굽어보니
昭昭照丹衷 붉은 충정 밝게 비추어 주리~!
“이 시가 조광조의 시야?” 정아가 물었다.
“응! 靜庵 趙光祖가 마지막으로 사약을 받으면서
중종임금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야~!“
“참~! 오빠는 고향이 어디야?”
수란이가 물었다.
“난 강릉이 고향이야~!”
“야~아! 좋은데 사네~!”
“강릉은 어디가 좋아?” 미혜가 물었다.
“뭐니뭐니해도 강릉경포대~!
해수욕장과 경포대에서 보는 달에 비친 호수의 모습은
장관이란다~! 그리고, 오죽헌도 볼 만하단다~!“
“오죽헌은 율곡선생이 태어난 곳 아냐?” 다영이가 좀 아는가보다.
“맞아~! 율곡선생이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인데
뒤 뜰에는 검은색의 오죽이 무성하단다~!
그래서, 오죽헌이라고도 하지~!
그 곳에 가면 정조대왕의 어필이 있는 벼루가 있단다~!“
“벼루?”
“응~! 율곡선생이 지은 책을 보고서 감동하여 친히 글을 넣었지~!”
“무슨 책인데?”
“알아 맞춰봐?
1. 목민심서 2. 마과회통 3. 격몽요결 4. 경세지표
“응~! 알았다! 4번이다! 그치?”
“정아야? 땡이다~!”
“1번 목민심서~!” 다영이가 이번에는 말하였다.
“역시 땡~! 정답은 3번 격몽요결~!”
“그래? 그럼 다른 책은?”
“다른 책은 모두 다산 정양용선생의 저서야~!”
“우~와! 저런 걸 힘들이지 않고 기억하네~!”
“자~! 그만 하고 밥이나 먹자~!”
“오빠? 우리 나가서 맛 있는거 먹자?”
“그래~! 오빠?”
미혜와 정아가 졸라댄다.
“그래~! 그럼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 근사한 걸루~!”
“오빠~! 말이 나온 김에 우리 강릉에 놀러가자~!”
“야호~! 좋아~! 좋아~!”
다들 환호성을 지른다.
졸지에 강릉으로 가야 할 상황인 것 같다.
“좋아~! 그럼 춘천으로 돌아서 소양호도 구경하고 닭갈비도 먹고
그리고 한계령의 멋진 경치를 구경하면서 강릉으로 가자꾸나~!
내가 진품 토종꿀을 한 통씩 사 줄테니 부모님께 드리렴~!“
“정말~! 신난다~!”
다들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오빠? 겨울바다도 보면서 경포대에서 회도 사 줄거지?”
“알았어~! 요즘 나 주머니가 두둑하다~!”
“그럼~! 빨리 가자~!”
다들 차에 타고 점심을 먹고 강릉을 가기 위해 차를 탔다.
에고~! 난 서울이 좋은데~!
“부르릉~!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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