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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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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인기작가 이외수씨의 낚시는 이제 달인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
그가 낚시하는걸 보면 마치 좌선에 몰입한 큰스님 같기도 하고 어느때는 길거리에 광목조각 내걸고 앉아 사주와 관상을 봐주는 점쟁이처럼 보일때도 있다.
깡마른 체격이나 골골거리는 체력에 비하면 무섭고 염려스러을 정도로 파고드는 낚시를 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의 어느날.
TV에서는 뉴스시간마다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 들어 남쪽 일부 지방에서 물난리를 겪고 있다고 숨 가쁘게 떠들었지만 강원도의 하늘은 청정하게 개어있던 그런날의 오후였다.
나는 전라도에서 발행되는 모 잡지사의 청탁원고를 쓰다가 변덕이 나서 춘천시 외곽에 있는 샘밭 낚시터로 나갔다.
이 유료낚시터는 비록 규모가 작아도 물이 맑고 수심도 어지간한데다 굵은 향어와 잉어가 곧잘나와 손맛보기엔 아주 좋았다.
여느 사람들은 3칸반대와 4칸짜리를 쓰지만 나는 겨우 한발밖에 안되는 1칸대를 주로 쓴다.
그 이유는 우선 가늘고 짧은 낚싯대로 큰놈을 걸면 아슬아슬한 스릴을 만끽한 수 있고, 또 하나는 이곳에서 튼튼하고 긴대를 쓰면 마치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가 청룡도를 휘둘러 쥐새끼를 잡는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외수씨가 먼저 와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구질구질한 차림새에 비듬이 희끗희끗한 긴 머리카락을 큰애기의 댕기머리처럼 뒤통수에 동여 매고서 말이다.
그는 함께 온 사람을 소개했다.
"형님, 이사람은 인제에 살면서 소설을 쓰는 후배이데 전도가 유망해요"
인사하는 그를 보니까 이건 영락없이 이외수를 판에서 찍어낸 것과 같았다.
입고 있는 옷꼴하며 언제 감았는지 모를 지저분한 머리를 뒤로 묶은 것 까지 완전히(?) 새끼 이외수 였던 것이다.
한쪽 팔이 불구인 그였지만 낚시바늘에 미끼를 꿰고 줄을 입에 물었다 뱉으면서 낚시대를 휘둘러 대는 솜씨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참 낚시를 하고 있는데 웬 영감이 내 옆에 앉아 낚시를 시작한다.
작은 낚시대로 잡아내는 내가 부럽고 신기한 모양이었다. 영감이 낚시를 하다말고 정색을 하며 물었다.
"여보슈... 말한마디 물어봅시다. 저 건너펀에 있는 저사람들이 도대체 여자오 남자요?"
내가 대꾸를 않하고 웃고 있으니까 영감은 지레 짐작이나 한 듯 "옳거니 이제야 알겠구먼... 지리산 청학동에서 한문배우다 내려온 유생들이구먼 그래" 하고 혼자 중얼거렸다.
[낚시꾼 시인. 수필가 강원도예총회장 배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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