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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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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해마다 겨울이면,걱정이 하나 생긴다.
시골에 계신 어머니...
얇은 문풍지에 거센바람이 불어대는 산골의 작은 마을,
할머니들만 몇분 남아 그래도 적적하시지는 않지만,추운 겨울이 걱정이다.서울에 모시고 지난 겨울을 보냈지만,답답해 하시는 마음을 달래기가
힘들었다.
팔순을 넘기고,작은 허리가 구부러지신 어머니...
지금 생각해보니 단 한 번도 어머니의 뒷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버지 제사나 휴가 때에도 서울로 가는 막내가족을 배웅하면서
먼저 돌아서 가신 적이 없었다.
영화 "집으로"에서 마지막 장면,
할머니가 손주를 버스에 태워보내고,홀로 구부러진 허리로 비탈진 길을
지팡이에 의존하여 또다시 혼자만의 외로운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
하마터면,울음을 왈칵 쏟아낼 뻔 했던 그 시골 풍경은 우리 어머니들의
숙명이었는지,아니 아직도 숙명인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그리움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주말에 낚시를 하면서,간혹 하얗게 떠오르는 유년의 추억은 온통 어머니 뿐이다.
늦가을 황혼의 검붉은 노을을 머리에 주저리주저리 이고 와서는 볏짚으로 불을 지펴,밥상을 차리던...날들이 있었다.감자를 구워 먹으며,반딧불을 좇아 밤길을 뛰어놀던 어린 이름들을 부르고,곤한 잠에 빠진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그런 손길을 받으며,푸른꿈을 꾸던 그런 아이가
이제는...
지난여름 무주구천동 계곡에서 물을 건너며,어머니를 업고 건너야만 했다.
어머니가 스폰지처럼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뒤돌아 어머니를 보니,
사람들 앞이라고 무척이나 부끄럼을 타고 계셨다.그리고,그날 저녁 어머니의 잠든 모습을 보았다.깊게 패인 주름살과 뭉툭해진 손가락과 거친 손바닥을 보았다....
가을이 아직 남아 있을 때,시골집을 정돈했다.
황토방을 새로 만들고,벽도 새로운 자재로 바꾸고 확 뜯어고쳤다.
동네분들이 매일같이 마실와서 지내시다 가신다고 좋아라하신다.
그래도 겨울인데,걱정이 앞선다.
추워지면...그 곳으로 출조해야겠다.함박눈을 맞으며 눈길을 걸어가는
지친 삶을 마중나오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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