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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의속삭임
밥상에 우거지 된장국이 올라왔다. 자주 먹는 우거지국이지만 오늘은 유난히 그 맛이 향기롭고 부드러워 어디서 샀느냐고 물으니, 밀양에 있는 형수가 보내준 것이라고 한다. 조선무잎은 너무 질겨 먹기가 나쁘고 왜무잎이 부드러워 먹기가 좋다고 한다. 가을에 무를 뽑을 때 그것도 그냥 주지 않으니 무우를 뽑아주고 일이 끝나야 가져 올수 있다고 하니 예전에 그냥 주던 무잎이 이제는 웰빙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니 그냥 얻을 수가 없단다. 무잎을 가져다 짚으로 엮어 이슬이 내리는 나무가지에 매달아 밤이면 이슬을 맞고 낮이면 햇빛을 받으면서 말라야 향기도 좋아지고 부드러워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무 말린잎을 시레기라고 한다. 몇해전에 아내가 친구를 따라 가서 우거지를 한 짐을 얻었단다. 하루종일 무를 뽑아주고 우거지를 얻어 무거운 것을 머리에 이고 큰길까지 와서 택시를 세워도 우거지때문에 태워주지 않으니 버스를 타고 가져 오느라 혼이 났다고 했다. "그게 쇠고기였다면 가져 오지 않았을 거야." 아내가 아파트 베란다에 주렁주렁 말리고 있는 것을 보니, 시골집 감나무에 주렁주렁 메달아 말리던 우거지 생각이 났다. 요즘은 기름진 음식이 비만을 가져오니 섬유소가 많은 우거지를 먹으면 소화도 잘 되고 대장의 활동이 좋아져 변비에도 좋을뿐더러, 살이 찌지 않으니 웰빙음식이라고 다투어 먹지만, 내가 어릴적에 먹던 우거지죽은 쌀이 부족하여 주린배를 채우려고 우거지를 넣고 쌀은 조금만 넣어 푹 삶아 먹었으니 그 맛이 좋을리 없고, 먹기 싫은 것을 먹으려니 뜨겁기만 하여 울상을 짓던 생각이 난다. 다행히 나는 우거지를 좋아해서 친구네 집에 우거지죽이나 수재비를 끓이면 밥그릇을 들고 친구집으로 달려가 바꾸어 먹었다. 이 우거지가 된장국 끓이는데만 좋은게 아니다. 된장찌게를 해도 좋고, 꽁치를 넣어서 푹 지져도 생선맛이 우거지에 배어 그 맛이 더 좋다. 어릴적 향수가 배어 있어서 좋고, 보내주신 형수의 정성이 담겨 있어 좋고, 멸치를 놓고 푹 고운 다시물에 시레기와 버섯을 넣어 맛있게 끓여준 아내의 사랑이 담겨 있어 좋다. 다른 음식은 쉽게 싫증이 나지만, 김치와 된장같은 우리 토속음식은 아무리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데 우거지 꽁치찌게나 우거지 된장국도 날마다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으니 올 겨울에는 냉이가 올라올 때가지 우거지국이나 먹을까 한다.
몇해전에 아내가 친구를 따라 가서 우거지를 한 짐을 얻었단다. 하루종일 무를 뽑아주고 우거지를 얻어 무거운 것을 머리에 이고 큰길까지 와서 택시를 세워도 우거지때문에 태워주지 않으니 버스를 타고 가져 오느라 혼이 났다고 했다. "그게 쇠고기였다면 가져 오지 않았을 거야." 아내가 아파트 베란다에 주렁주렁 말리고 있는 것을 보니, 시골집 감나무에 주렁주렁 메달아 말리던 우거지 생각이 났다. 요즘은 기름진 음식이 비만을 가져오니 섬유소가 많은 우거지를 먹으면 소화도 잘 되고 대장의 활동이 좋아져 변비에도 좋을뿐더러, 살이 찌지 않으니 웰빙음식이라고 다투어 먹지만, 내가 어릴적에 먹던 우거지죽은 쌀이 부족하여 주린배를 채우려고 우거지를 넣고 쌀은 조금만 넣어 푹 삶아 먹었으니 그 맛이 좋을리 없고, 먹기 싫은 것을 먹으려니 뜨겁기만 하여 울상을 짓던 생각이 난다. 다행히 나는 우거지를 좋아해서 친구네 집에 우거지죽이나 수재비를 끓이면 밥그릇을 들고 친구집으로 달려가 바꾸어 먹었다.
이 우거지가 된장국 끓이는데만 좋은게 아니다. 된장찌게를 해도 좋고, 꽁치를 넣어서 푹 지져도 생선맛이 우거지에 배어 그 맛이 더 좋다. 어릴적 향수가 배어 있어서 좋고, 보내주신 형수의 정성이 담겨 있어 좋고, 멸치를 놓고 푹 고운 다시물에 시레기와 버섯을 넣어 맛있게 끓여준 아내의 사랑이 담겨 있어 좋다. 다른 음식은 쉽게 싫증이 나지만, 김치와 된장같은 우리 토속음식은 아무리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데 우거지 꽁치찌게나 우거지 된장국도 날마다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으니 올 겨울에는 냉이가 올라올 때가지 우거지국이나 먹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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