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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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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배우러
나는 사랑을 알지 못했습니다.
나는 사랑할 줄을 몰랐습니다.
무너진 돌담
그늘진 구석에 초라하게 피어나
비바람에 시달리고
여린 햇빛도 쬐지 못한채
한가닥 피빛 단풍이 들기는 커녕
시커멓게 시들어 버린 담장이 덩쿨을
예쁘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시골길 길섶
발길이 잦은 길가에 가냘프게 피어나
발아래 짖밟히고 벌레에 파먹혀
아름다운 꽃잎이 피기는 커녕
작은 열매도 맺지 못하고
초라하게 시들어 버린 이름 모를 들꽃을
예쁘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컴컴한 지하도
찢어진 상자위에 쭈그리고 앉아
때묻은 얼굴을 바로 들지도 못하고
힘없는 눈동자에 비굴함도 버린채
내 앞에 내미는 오그라진 손을
정답게 잡을 용기와 사랑을 배우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가을의 야윈 태양이 서산을 넘어가려합니다.
나는 사랑을 배우러 먼 길을 떠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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