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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의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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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의 추억
난 이 노래가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으며 동산을 노닐던 동심을 노래한 것으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한 사내가 사랑하는 연인(처)의 죽음을 애도한 노래였더군
'매기 클라라'라고 불리던 아내를 그리워하며 불렀던 이별 연가
이 노래가 참 좋았지
편안하고,조금은 슬픈 것도 같고
몇일 전엔 세기의 기린아라고 불리웠던 풍운아가 세상을 떠났지
약간의 시차가 있을 뿐
세월의 틈새에서
푸르름을 벗고 떨어져갈 낙엽이거늘
마음은
어이
그리
안타깝기만 하던지
친구
가장 흔하고 편안하게, 쉽게 부를 수 있는 부름 같았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선뜻 생각나는 대상이 없었다네
그래서일까? 누구라도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신처없는 편지를 띄우게 되는 것은
금년 여름 휴가 때의 일이었지
평소 존경하는 형님과 형수, 그리고 두 후배들의 가족이랑
거진 앞바다 연근 해안으로 배낚시를 나갔다네
초보 조사들이 많은 관계로 처음엔 고기가 올라 오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자 치어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더군.가자미를 비롯해서 놀래미 등등.
한창 배낚시에 재미가 붙어가는데 한켠에서 소변을 보고 오시던 형님이
뾰족하게 튀어나온 뱃 전 모서리에 이마를 찧었지 뭔가
충격이 컸던지 바닥에 철퍽 주저 앉으시더군
황급히 달려가서 머리를 살펴 보니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네
다급하게 화장지로 지혈을 시키고 철수길에 올랐지
동행한
몇몇 사람들이 아쉬워 하였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네
형님을 모시고 간성 읍내의 병원으로 달려갔지
고향 집 방문 내내 활기찬 활동을 보이시던 형님께서
표정을 잃고 앉아계신 모습을 보니 애처롭더군
삶의 그늘,
잊고 살았던 세월의 자화상을 보았던 거지
그건 형님 혼자만의 모습이 아니었다네
너와 내가 하나의 무리를 이루어 이리 저리 뒹굴면서
잠시 잊을 수가 있었던 우리 모두의 모습이었지
형님을 옆에 태우고 병원으로 달려가기를 20분,
서로가 말이 없었다네
형님은 형님대로 찹찹하고 미안한 마음에서,
난 나대로의 무상함에 젖어서 말일세
천태만상한 무리들이 모여 하나의 집합을 이루었으니
동질의 취미로 모였다고는 하지만 어찌 갈등이 없을 손가?
그치만 말일세,편지를 읽는 자네들이나 나나
우리는 모두가 반 백년을 넘게 살아온 쭉정이 들인데
이생의 질고를 끓어 앉고 저승길에 오를 순 없지 않겠는가?
어제 밤의 일이었네
삼경이 지난 시간이었지
빗소리를 안주 삼아 잔을 기울이다 보니 오만가지의 상념들이 다 떠오르더군
나중에 생각이 멈춘 곳이 바로 자신의 모습이었지
모두를 떠나보내고 쓸쓸하게 남아있는 유일한 하나.
따지고 보면 모두가 떠나간 건 아니지만
모두보다도
소중한
하나도 있는 법이니까
줄다리기였지
예기치 못했던 사람들이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졌는가 하면
비방을 서슴치 않던 인간 관계가
형과 아우란 포장으로 둔갑을 하고...
짧지 않은 시간,유수한 물결에 잠겨 많은걸 보았다네
격랑이 몰아칠 때마다 상흔을 세기던 뿌리 깊은 노송을 보았는가 하면
이유없이 가지를 흔들어 잎새를 떨구던 바람을 보았지
바람 잘 날이 없는 군상의 바다였네
인간의 허물을 입고 세상에 올 때부터 완성되지 못한 객체가 인간인지라
아귀다툼의 거리,비일비제한 시비가 특별한 건 아니었지만
버릇처럼 반목을 되풀이하고
십 수년의 신뢰가 한순간의 실수로 물거품이 되고...
성찰이 깊으면 자기로부터의 혁명을 통하여
모든 고통을 자기완성으로 승화시킨다는건 거짓말이더군
적어도 내게 있어선 말일세
세월이 지난다고 잊혀지는 것은 아니었지
회한의 강줄기로 굽어지는
그시절
그 기억들이...
격정을 참지 못한 우발적인 행동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바른 선택이었다고 믿었던 결정조차도 세월이 지나니
후회스럽고
아쉬워 지더군
불회의 강이 있다네
너무 먼 길을 돌다 보면 다시는 건널 수가 없는,
기회는 무한정 주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결단은 지혜있는 자만이 취할 수 있는 미덕이며
용기있는 자만이 행할 수 있는 요강이라 하였네
난 편지를 읽는 모든 자네들이 부디 거렁뱅이 같은 소인배가 되지 말고
슬기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네
진실로 용기있는 자는
질책을 부끄러워하지 않나니...
이야기가 넘 딱딱하게 흘렀군
아무래도 술이 너무 과한 듯 싶네 그려
그럼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 볼거나
지난주엔 설동 낚시터를 다녀왔다네.
계획된 만남은 아니었지만 몇몇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금새 머릿수가 차더군.
짜릿한 외도였지
매우 생소하고 이색적인 경험이었다네
새로운 장르의 낚시를 보았다고나 할까?
민물 돔낚시였는데
떡밥을 이용하여 아가미를 훌치는 것이 아니라
형식없는 마구잡이에 가까운 낚시였다네
열대 어종에 속하는 민물 돔은 바닥에 흙을 파서 집을 짖는다고 하더군
그리곤 그곳을 자신의 거쳐로 삼은 뒤에 자신의 영역에 이물질이 침범을 하면
가차없이 입으로 물어 밖으로 내 보낸다고...
바로 요 타이밍을 빠르고 정확하게 케치하여
훌치기 형식으로 잡아내는 낚시였다네
간혹 운이 좋으면 주둥이에 걸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처음엔 도살에 가까운 낚시라서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한참을 구경하다 보니 낚시줄에 닿는 저항이 장난이 아니더군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지
팽팽한 당김질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티~ 잉
줄이 터쟈나가고
낚시대가 부러지고
밤이 늦은 시간이었지
기이한 장면을 보았다네
어디선가 왜가리 한마리가 날아와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는 모래벌에 내려 앉는게 아니겠나
깊은 밤에 날아든 왜가리가 신가하여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놈은 자신에게로 향한 조명이 싫었는지 포커스 맞추는걸 꺼려했다네
카메라를 들이 대자 고개를 돌려 버렸거든
밤이 깊도록 놈은 움직이질 않았지
마치 그곳이 제 집이라도 되는 듯...
하나 되었던 시절을 잊고 살 만큼 세월이 지나면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일생(生)이라 하였지만
왠지 처량해 보이더군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한다는 것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대 우주 속에서 호홉을 부여받을 때부터
스스로를 인정받을 수 있는 군상의 집합에서
부딧히면 부딧히는 대로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네
자네들이 더욱 잘 알고 있겠지만
맥주 3병을 마셨을 뿐인데 슬슬 취기가 도는구먼
주정이 넘 길었던 것 같으니
속 넓은 친구들이 이해를 하시게나
늦은 밤
편지를 읽는 모든 칭구들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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