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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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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 글에 꼬리글 달아주신 선후배님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글을 이어갈까 합니다.
아버지께서 신문을 내보이시며 낚시대회 나갈것을 권유 받은건
왕따로 부터 낚시를 배운지 2년쯤 지난 6월초였던덜로 기억된다.(74년으로 기억)
대부분 한자였지만 낚시란 글자는 뚜렷이 한글로 되어있었기에
내용은 대충 알아볼수 있었다. 학생은 500원. 참가 기념품은 뺏지.
시내버스 차비가 학생기준 10원이 채안되었던것 같기도하고...
국민학교 육성회비가(기성회비) 월100원쯤 하던 시절에 500원은 꽤컸지만
아버지께서 대납해주셨고(이당시 접수는 신문을 취급하는 지국장에게 접수) 지금부터
용돈 모으기에 돌입한다. 아직 시간은 2주나 남았다. 1시간을 걸어 작은댁에도 가고
외삼촌 심부름도 부지런히 해서 몇푼의 돈을모아 여분의 조립낚시며 이기회에
젤로 작은 망태기도 산다. 주변에 떡밥을 취급하는 곳은 없었으며,떡밥이 뭔지도
몰랐다. 맨날 하는 미끼가 밥알 아니면 지렁이였는데,지렁이는 헛챔질이 많아서
싫어했다. 사실 지금도 지렁이 미끼는 별로다.
대회를 며칠 앞둔 어느날 아버지는 미끼의 변화를 주라고 하시며,손수 뽁은 밀가루에다
참기름을 섞어보기도 하고 또,일반 밀가루도 반죽을 해주신다.
훨씬 깔끔한 입질을 보인다. 신이났다.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며...
새벽 네시.
소풍 가기전보다 훨씬더 들뜬 잠을자고 자전거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대회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 일찍온 것이다. 대회가 여덟시 부턴데...떡밥이나 개어 놓는다.
날이밝자 하나둘 모이더니 드디어 개회식을 하고...자리 추첨을 하는데...나는 암데나
앉으란다. 국민학교 5학년짜리지만 키가 워낙 작아서리 별 대수롭게 본 모양이다.
이런!! 자리가 없다. 대회장의 시작과 끝엔 말뚝을 박아놨는데, 앉을만한 자리가 하나도
없다. 몇번을 왔다갔다했지만 앉을 자리가 없었는데 수초 덤불속에 바가지만한 구멍
하나를 발견하곤 그자리에 털석 앉는다. 의자는 당근 조금 넓직한 돌멩이.
이때까진 밥풀이나 아버지가 챙겨주신 밀가루 떡밥이 최곤줄 알았더만,주변에 아저씨들은
별 희안한 가루를 가져다 쓰는데,유독 빨간색이 눈에 거슬린다.
힐끔힐끔 좌우를 둘러봐도 밀가루나 밥알미낀 아무도 없다. 일말의 불안감도 있었지만
그래도 울 아부지가 가르쳐줬는데...하면서 삼킨다.
여기저기서 고기가 올라온다. 나에게도 따문따문 온다. 헛 챔질이 한번도 없다.
대부분은 내낚시대 보단 두배쯤 길어보였지만 전혀 두려운 기색없이 칼챔질을 계속해댄다.
아랫바늘이 빠졌지만 외바늘로도 잘 잡아올린다. 예비채비도 있었지만 지금채비를
버린다는 것이 아까워 계속한다. 잡아낸다기보다는 거의 뽑아낸는 수준이었다.
급기야 옆 아저씨가 한마디 한다.
"아따! 글마 잘 잡네." "미끼는 머쓰노?"
힐끔 쳐다보고 빙긋 웃어주고는 계속 나만의 낚시를 즐긴다.
종료 30분전이라는 연락이 왔을때쯤 내뒤엔 꽤 많은 아저씨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5분쯤 남았을까?? 고수인양 난,대를 다접고 주변을 정리하고 차분이 기다리는 여유도
부리며 그제서야 망태기를 쳐다보니 짧은 망태기지만 거의 목에 찰랑찰랑 할 정도이며
일부는 튀어나가는 놈까지...
대어상 7등에,다어상 1위,최다 무게상 1위... 휩쓸었다.
부상으론 찌,의자,수납통...헤아릴수가 없었다.
날라리가 달린 찌를 처음본 난,황당했다. 이놈을 쓸려면 봉돌도 사야하고...
걍 조립낚시만 사용했는데... 버스를 타고 달성공원 근처에 있는 낚시점에 가서
찌와 태클박스를 주고 조립낚시와 왕창 바꿔오는 헤프닝까지...
이때부터 대구지역에선 꽤 유명한 학생조사가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이때까진 안테나식 낚싯대를 본적이 없었으며 밤낚시라는건 없는줄로 알았다.)
(그때의 대회상황을 기억했으면 더 좋았을텐데,너무 어린 나이에 참가를 하다보니...)
영남지부 이면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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