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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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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에 꿈
11월 5일 예당지에서 낚랑 고수전을 한다는데
나도 한번 고수가...
한번 참석을 해봐
예당지...
30년 전 고2땐가
같은 반 친구들이 낚시 얘기를 하다가 한 친구가 이따만 한 걸 잡았다고 자랑을 하자
지방에서 유학 온 키가 제일 크고 껄렁한 친구가 자기 집에
한번 가자는 말에 8명이 의기투합하여 주말에 장항선 완행열차를 타고 기타를 치면서 왔다
장항선을 타는데 기타가 없으면 안돼는 시절이었으니 들뜬 마음에...
당시 장항선은 동해해변이 개발되기 전이라 서해안의 모든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즐거운 선로였다
그 지역에서 부친이 정미소를 하셨는데 부친이 시간이 많이 남는 계절은 거의 낚시를 다니신다며
자기의 낚싯대와 부친의 낚시장비를 챙겼다
친구집에 여장을 풀고 낚시장비를 화물차에 실고 친구들이 올라타고
나는 오토바이 뒤에 메달려 자갈길 비포장도로를 한참이나 타고 들어가는데
엉덩이는 뒤에 잘 있는지... 떨어져 나갔는지 정말 오토바이 뒤에 메달려 타고가기가 힘들었다
그의 어머니 왈
“ 또 뭔 사고를 칠려고 내려 왔다냐...? ”
“ 공부나 잘 할 것이지... ”
“ 내가 저놈 때문에 못 살어 ”
“ 저놈이 글쎄... ”
“ 저 나이에 난봉질...” 말을 잇지 못하시는 친구 어머니
사고뭉치의 아들을 어떻게든 불량친구들에게서 띄어 놓려고 서울로 유학을 보내놨는데
하구한날 내려와서 사고를 치니 그 어머님 마음이 얼마나 아푸실꼬...?
“ 어머니 얘들은 착한 얘들이예요 ”
그래도 서울서 데려왔다고 하니까 조금은 안심하시는 것 같았다
수덕사를 구경하고 다리를 지나면서 하는 말이
저 다리아래에서 12명의 친구들과 일을 저질렀다는 얘기를 자랑스럽게 늘어놓는데
고등학교 2학년짜리의 입에서 나온 무용담은 대단하게만 들렸다
12명이 1인당 60만원을 물어 줬다나... 어쨌다나...
지금 생각해 보면 지형이 정확하게 어딘지 전혀 기억이 안 나지만
움푹 좁은 안으로 골이지는 지형에 누군가가 항상 그곳에서 낚시를 하려고 잘 다져놓은
주위에 반쯤 기울어진 나무가 잘려있었고, 나룻배가 묶여있었고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떠들어도 모를거 같은 아늑한 곳 이었다
처음 본 예당지는 바다같이 넓게만 보였다
마침 바람이 조금불어서 파도가 치는 것같이 너울이 제법 출렁 거렸는데
물가에서 낚시를 한다고 친구들 몇몇이 낚싯대를 던지며 첨벙거리며 놀았다
대라고 해봐야 거의 대나무 꼽기식에 5봉을 던졌으니
구경하다가, 지나가다가, 눈이 먼 붕어, 피래미들이 올라왔다
어린나이에 친구들 중 제일 컸던 그 친구는
사고를 여러번 쳐서 우리들보다 한 학년을 꿇었고
술, 담배는 물론이고 주변의 많은 여성편력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면서
항상 그곳에 와서 놀기도 하고 낚시도 한 단다
그러면서 그곳에서 아버지와 낚시를 하면서 잡았던 팔뚝만한 고기들과의 싸움이며
자기 주변의 멋진 친구들 자랑, 술 먹는 얘기 등등으로 자랑스럽게 떠들었다
그러면서 너는 이 자리에서 저기다 던지고
너는 여기다, 지형이 어떻고 예당지에 관해서 모르는게 없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자기는 낚시보다는 한쪽에서는 야전레코드판을 돌리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었으니
주변의 낚시꾼들뿐만 아니라 보는 어른들이 가만있을 리가 있겠는가
어린 학생들 얼굴에 홍조가 들고 취해서 고래고래 떠들고 노는데
누구라도 보고 한마디씩 했으리라...
아니다 다를까...?
“ 야 늬네들 낚시하러왔어...? ” “ 놀러왔어...? ”
하고는 누군가가 큰소리로 얘기하면서 길 쪽에서 나오는데
나이는 비록어리지만 8명의 고교생이 술을 먹어 기분 좋은 판에
누군가의 얘기를 귀담아 들을 리가..
“ 누구야...? ” “ 누구 남이야 떠들던 말 던 ” 하면서 막무가내식 이었다
어른 2분이 와서 타이르는 것 같았지만 사고뭉치의 친구는 욕을 하면서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조금 후에 그 어른들이 3명을 합세해서 손에 몽둥이를 들고 왔는데
나는 속으로 이젠 뒤지게 맞겠구나 하고 있었는데
그 사고뭉치의 친구는 기가 죽지 않고 항전을 불사하겠다는 듯이 상대방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도 비록 고2지만 덩치는 어지간한 어른보다 전부 큰데 못 싸울리야 있겠는가....
한번 붙어보자고 그 친구는 계속 친구들을 다독거리며 주변의 돌과 나무들을 움켜잡았다
친구들이 몇몇은 학교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고,
비록 어른들이지만 수에서 우리가 앞선 터라 한번 해볼만 하다고...
한참 서로를 응시하면서 으르릉 거리는데 상대의 진영에서 한분이 너 누구 아들이지 하면서
얘기를 하니까 그 친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봄눈 녹듯 녹아버렸다
아마도 정미소를 운영하시는 부친이 여기저기에서 쌀을 갖고와서 빵궈야 하기 때문에
술을 사주고 안면을 터서 그 동네에서는 유지 행세를 하시는 것 같았다
이제 그 친구의 신분이 알려진 이상 싸울수도 없었고 그 분들의 선처만 바랄뿐 이었다
“ 야 임마 니가 그렇게 사고뭉치라며....? ” 하면서 꿀밤 한 대 주고 조용히 놀라면서 타일렀다
그리고 이 자리는 기가 무지 쎈자리야 얘기를 해주고 돌아갔다
“ 야 기가 무지 세다는 말이 뭐냐...? ”
“ 나도 몰러 ”
나도 여기서 한번 끊고 다음으로 콘티뉴..
2005년 11월 7일 棲鶴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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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록님, 벌렁벌렁님, 붕애송이님, 원래붕어님, 팔자님, 물고49님, 개시타포님, 센돌이님, 한살님, 사쩜삼칸님, 즐거움님, 풍기빅비님, 찌와바늘님, 개지비님
미안합니다 이렇게 합동으로 ...
에당지하면 그 사고뭉치의 친구가 생각나는 군요
쌈도 잘하고 여성 편력이 대단했던 그친구...
천록님을 비롯한 몇몇분의 늦게 신청하여 주변에서 조행한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아무쪼록 이방을 잘 다져서 어느곳 못지않은 훈훈하고 따뜻한 방이 되길 바랍니다
모두들 노력하자구요..
건강하시고 즐낚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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