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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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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입큰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곳으로 다 옮겨 놔야지..엇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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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에 한참 재미가 올라 원정 낚시를 마다않던 시절 이었더랬습니다.
출장 다니는 전남북 지역의 유명 저수지들을 밤잠을 마다하며
섭렵하고(그래봐야 서너군데) 그곳 외에는 아마 음성쪽을 자주 찾았던듯
합니다.
음성의 육령지..백야지 지요. 사정지는 이상하게 인연이 없었나 봅니다.
특히 백야지의 상류쪽은 당시 한창 향어들의 입질이 자주 붙던터라
한달에 1회 이상은 출조를 한듯 합니다.
어느날....
영남쪽 출장이었던듯 한데 조수와 함께 아주 야심한 시각, 백야지를
도착 하였습니다. 당시는 혼잡한 주말을 피하여 출장업무를 마친후
평일 밤낚시를 주로 시도 하였던 때입니다.
백야지 제방쪽으로 차를 몰고 도착하니 거의 자정.
간단하게 라면으로 요기를 하고(물론 주방기구는 차에 다 있습니다. 하하)
새벽 1~2시경부터 제방 부근서 낚시를 시작하였습니다.
상류와 달리 엄청 깊은 수심에 2칸반~3칸대는 찌가 초릿대 끝이더군요.
두어시간이 흘렀으나 입질은 없고 일단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인후
5시경 기상하여 어스름녘에 다시 재도전 하였습니다.
오..힘좋더군요. 수심이 깊은곳이라 그런지 6~7치 붕어들의 당길힘이
보통이 넘었습니다. 그리 감탄하며 서너 수를 올리는데
전세버스 한대가 올라 옵니다.
낚시회의 단체출조 차량 이더군요.
대략 2~30분 정도의 조사님들이 와르르 내리시더니만 다들 우리 주변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그걸 바라보며 있다 문득........오.....이 강력한 느낌은 무엇인고?
먹기만 하고 반납을 안하니 강력한 조조 생리현상이 찾아 오더군요.
물론 작은건 아니고 큰건데....날은 이미 밝았고
위로 조금 올라가면 매점 비스무리한 식당도 있긴 합니다만
그곳을 찾기엔 생리현상의 강도가 워낙 강하더군요.
갑자기 찾아온 변의(?)에 당황 하다가 뒤편을 보니 수풀이 우거진
산이 보입니다.
그 위로 조금 올라가면 아래에선 잘 보이지 않을듯 하더군요.
하여 차에서 휴지를 꺼내어 서둘러 산을 올랐습니다.
2~30미터쯤 올랐을까요? 나무 아래 낮은 풀들이 있고 아늑한 곳입니다.
딱.....일보기 좋은 곳 찾았습니다.
하여 원피스로 된 낚시복을 벗고(시간 꽤 걸립니다 ㅠ.ㅠ)
서둘러 자세를 잡은후 시원하게 힘을...끄응~~~~~~~~~~~
살것 같더군요. 그 션함이란게 느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리 첫 힘을 주고 편안해 지는 느낌을 만끽 한것도 잠시..
어..불과 수미터 아래에서 부시럭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산짐승일까? 하고 경계 하는데 머리가 보이더니 상체가 드러납니다.
낚시회에서 단체출조한 조사님중 한분이더군요.
이 상황.....닦고 옷을 올리기도...피하기도...돌아설수도 없는..그런 때
아무 생각이 안났습니다.
결국 그분의 눈과 제눈이 마주쳤습니다. 뜨악~~~~
찰라...기껏해야 1~2초의 시간인데 영겁과 같은 시간이.....
옷을 벗고 쪼그려앉은 자세의 저와 잠시후면 또 저와 같은 자세일 것
같은 이름모를 조사의 숙명적인 만남..
서로 외면했습니다. 이 순간에 반갑게 아침 인사를 하기도..
지난밤의 조과를 물어보기도..참 어려운 시간이더군요.
결국..아늑한 자리를 선점한 저를 원망하며 그분은 가던길을 재촉하고
저는 보던일에 충실하였습니다.
말 한마디 없이...서로의 길을 갔습니다.
서둘러 일을 보고 내려와 영문도 모르는 조수를 다그쳐 아까 마주쳤던
숙명적인 만남의 주인공을 피하여 철수를 했습니다.
다시 마주친다면 할말이 너무 많아질까 보아 그리 서둘러 피했습니다.
그래도 인연인데...못볼거 다 보여주고....그러나 그 인연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아무런 대화도 없는..그 썰렁한 인연.
잊고프지만...잊혀지지 않는 악몽과 같은 순간들....
음..뭐 그뿐이 아니고 더 황당하고 급한 일들도 있었지만
그건 저 혼자 아는 비밀로만 간직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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