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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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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 여러 선후배님들...
혹 낚시도 낚시지만, 온천이나 목욕을 즐기시는 분은 안계신지요?
저는 약간은 온천신봉자인지라...조행이 끝나고 시간이 남으면
근처의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오곤 합니다.
와이프도 낚시는 안 따라나서지만...온천은 줄기차게 같이 갑니다.
운전을 하면서도 한눈으론 낚시할 곳을...한눈으론 온천을 찜 해두지요.
(그러니 뭐 제대로 운전을 하겠습니까마는....ㅎㅎㅎㅎ)
근 20년전...
매년....이 맘때만 되면 생각나는 사건이 있습니다.
조행과는 무관한 이야기인지라...그냥 번외편이라 생각하고 양해해주시길...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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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86년하고도 12월 말.
대학입시도 끝났겠다...간만에 부모님께서도 방치한 저와 친구들.
이 황금같은 시간을 그냥 보낼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더 잘 놀까고민하던 저희에게 최고의 인기는 바로 나이트.
나이트클럽이 최고였었던 거죠.
당대 저희들사이에서 나빌레라 죽돌이로 통하던 저.
뭐 제가 떴다~하면 그 동네 스테이지는 숙연해졌었죠.(그 때가 그립군요...ㅜ.ㅡ)
그날도 친구들(중학 동창)이랑 셋이서 안양의 모 나이트클럽에서
1500원짜리 음료권(당시에는 이런 것이 있어서 빨대꽂은 음료수 하나 달랑 사들고
입장할 수 있었죠.), 그 음료권하나로 아침까지 버틸라다.....
몇일간의 과로한 음주가무로 인하여 피곤해진 저희는
그날만큼은 모처럼 새벽 4시경 바깥으로 나왔지요.
밖에 나오니 이거... 추위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나: "야, 추운데 포장마차나 가서 한잔 할까?"
P군: "글쎄...피곤한데 술은 그렇고 목욕탕 어떠냐?"
C군: "야, 그거 좋다."
놀다놀다 지쳐 심신이 피로한 저희를 포근하고 따스하게 감싸줄 목욕탕.
하지만...요즘처럼 24시간하는 찜질방이 있던 시대도 아니고....
간신히 찾은 동네목욕탕은 두군데째 문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이거 문닫힌 걸 보니 더 춥데요...
설상가상으로 겨울바람에 눈까지 펑펑내립니다.
나이트클럽에 실내온도를 올려주고 나온 저희의 등짝은
질펀하게 흘린 땀이 식다 못해 얼더군요.
P군: "으...추워. 얼어죽겠다."
C군: "딱딱딱(이 마주치는 소리)...야, 문 연데 없냐."
나: "으...하나 더 있긴한데 엄청 먼데..."
C군: "야, 먼게 문제냐...빨랑 가자. 동사하겠다."
그리하야...저희는 무려 버스7정거장이나 되는 거리를 뛰다, 걷다를 반복하며
엄마 찾아 삼만리, 아니 목욕탕 찾아 삼만리의 심정으로 언볼을 부벼가며 찾아갔습니다.
의지의 돌쇠 세놈들은 드디어 머리에 수북히 빵모자대신
눈을 얹고는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참나...목욕이 뭔지...)
아, 감동. 이제 막 문을 연듯 목욕탕문이 삐걱 열리더니
주인아저씨가 싸리나무 빗자루를 들고 눈을 쓸러 나오시더군요.
그때 그 목욕탕아저씨는 저희에겐 산타클로스였습니다.
나: "아저씨, 셋이면 얼마에요?"
아저씨:"아따~ 일찍도 왔네. 삼천원."
바깥에 나오신 아저씨에게 삼천원 탈탈 털어 드리곤
저희는 0.3초안에 옷을 벗어던지고 욕탕에 들어섰죠.
그런데...뭡니까 이게~.
꽁꽁 언 몸을 녹이려했더니 아직 그 큰 욕조에는 이제사 물받는다고
뜨거운 물이 겨우 발목에만 찰정도고 어디 들어갈 데가 없었습니다.
P군:"야, 이리와라. 여기 죽인다."
나,C군: "응? 거긴 괜찮냐?"
P군이 찾은 곳은 옛날 목욕탕 한 구석에 늘 자리잡고 있던 한증막이었죠.
문을 여니 그곳에 하얀 수건들을 말린다고 나무로 만든 벽이니 의자니
잔뜩 널어놨는데 어제의 온기가 따끈따끈하게 남아있어 천국이 따로 없더군요.
"어~ 좋~~~다!"
그 따끈따끈한 열기를 온 몸으로 흡수하자니
몸이 아른~해지고 정신은 혼수상태가 되더군요.
이때까지만해도 참으로 베리 해피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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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군:"야...야.. 일어나봐.(속삭이듯)"
조금 잠이 들었는데 친구놈이 깨우더군요.
나:"야...졸려죽겠는데...왜 깨워, 임마."
C군:"야.....뭔가 이상해...."
나: "응? 뭔데?"
C군: "야....저 사람 남자아닌 거 같은데...?"
아니, 이게 뭔소립니까.
놀라서 후다닥 일어나니 허옇게 수증기가 낀 유리문 한쪽을 친구놈이 가리키면서
들여다 보랍니다. 손바닥만하게 닦은 틈으로 보니...
헉! 이럴수가.
어떤 아줌마 한분이 세상에..... 저 구석에서 실오라기하나
걸치지않고서 물을 뿌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니, 저 아줌마가... 이거 나가시라고 해야할텐데 민망하실까봐 말은 못하겠고
그저 멍하니 친구랑 셋이서 창호지문 구멍 뚫어 보듯 바라만 보고 있었죠.
(뭐, 진짜 순수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어떻게 말해야하나....뭐 이런...
좀 오래 보긴 했지만.ㅎㅎㅎㅎ)
아뭏든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데...이게 왠일입니까.
여자 두분이 또 알몸으로 들어오시는게 아니겠습니까?
한분도 아니고 세분이나 들어오시니...
갑자기 저희 셋은 뭔가 불안한 기운을 감지했습니다.
나:"야...여기 혹시....여탕아니냐.......?"
P군:"혹시...누구 들어올 때 남탕인지 확인한 사람있냐?"
C군:"아니..."
나,P군:"....................."
큰일났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그 추위에 정신이 살짝
외출했던 저희가 여탕으로 잘못 들어온 것입니다.
나:"야야, 일났다. 빨랑 여기서 탈출해야해."
P군:"야, 저기 사람들 목욕하는데 어떻게 나가?"
C군:"미치겠다.한증막은 또 왜이리 덥냐."
나:"야, 좀 더 있으면 사람들 더 올텐데 어쩌냐."
P군:"......그냥....냅다 뛸까?"
C군:"밖에 놔 둔 옷은? 맨몸으로 이 추위에 어딜가?"
좁은 한증막에서 땀 뻘뻘 흘려가며 저희 셋은 머리를
맞부딪혀가며 마침내 하나의 작전을 짰습니다.
이름하야 쓰리 타올작전.
마침 이 한증막안에는 수건 하나는 무지 많으니 이걸로 하나는 머리 싸매고.
하나는 볼륨 좀 줘가며 가슴 동여매고. 마지막으로 하나는 으뜸부끄럼을 철저히
여성처럼 은폐하여 최대한 신속히, 들킬염려 없이 나가자는 빈틈없는 작전이였던거죠.
먼저, 첫타자이자 샘플로서 키가 제일 작아 의심받을 확률이 낮은 C군이 선택되었습니다.
먼저 의상(?)을 완벽히 갖추고 심호흡을 하며 보무도 당당하게 한증막 문을 열고선
여성들 사이로 가로 질러 갔습니다. 한증막속에서 엿보는 저희마저 침이 꼴딱!
마침내...아, 장하다!
C군은 무사히 탈의실로 입실성공하였습니다.
다음 순서는...제가 나섭니다. 제가 누굽니까.
그당시엔 나빌레라 죽돌이. 비록 키는 175지만 몸매하난 늘씬하지 않았겠습니까?
(요즘은 춤을 멀리해서인지 좀 체형이 다이아몬드형이 되었지만서도...ㅋ)
아뭏든 저 역시 비장한 각오로 머리에 수건 묶고, 가슴에
뽕 좀 넣고, 마지막으로...타올 두장 엮어서 단단히
배꼽아래를 가리고...한증막 문 앞에 섰습니다.
(그 때는....올림픽때 그 다이빙 선수들의 심정. 이해가 가더군요.)
아뭏든 다리털이 좀 걱정되지만. 저 세분의 여성 앞에서
과감히 워킹을 시작했습니다. 최대한 여성스럽게....
약간 엉덩이에 리듬을 줘가며 사뿐사뿐....말이죠.
힐끗 바라보는 아주머니의 시선이 뒷통수에 꽂히는 걸 느꼈지만 어쩌겠습니까.
그 10미터남짓 걷는게 어찌나 멀리 느껴지고 식은 땀이 나던지....
하여간 저 역시 성공한 거 아니겠습니까?
저희의 작전은 이때까진 오차하나 없이 완~벽했습니다.
먼저 나간 저희는 잽싸게 벗어놨던 옷가지를 확보하고
마지막 남은 P군을 기다리는데 이놈은 당최 나오질 않더군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 여성께서 한증막으로 다가가고...
절대절명의 순간, 마침내 한증막에서 쭈삣거리며 나오는 P군.
그러나, 이 놈이 보통 몸매의 소유자입니까.
키 180에 까만 피부. 게다가 저 한눈에 들어오는 주걱턱.
아까부터 수상하다 생각한 모든 여성분들의 시선이
그 놈의 타올들에게 꽂히자, 당황한 P군은 거의 뛰다시피 걸었는데,.....
아~~ 물묻은 목욕탕 바닥.
평상시엔 몰랐던 목욕탕바닥이 이리 미끄러울줄이야...
"우당탕~~"
아...하필이면. 하필이면 자빠진 P군의 으뜸부끄럼가리개.
그 문제의 쓰리번째 타올이 벗겨지고야 말았던겁니다.
"꺄악!! 꺄악!!"
난리났습니다. 저 한겨울 새벽을 깨우는 여성분들의 비명소리.
저희는 혼비백산 옆 남탕으로 도망을 쳤지요.
그래서 어찌 되었냐구요?
해피엔딩이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잠시뒤 싸리빗자루 들고 온 목욕탕 아저씨에게 직살나게 터지고...
출동한 빽차타고 경찰서가서 각서 쓰고....
무릎꿇고 모든 분들께 사죄하고....간신히 수습하였죠.
지금도 12월의 밤이면...그 때 일이 떠오릅니다.ㅎㅎㅎㅎ
그런데 세상 참 좁더군요.
그후 제가 미술학원 강사로 일할 때 한 개구쟁이의 학부모님께서 찾아오셨는데....
아 글쎄, 그 싸리빗자루의 주인공.
바로 몇년전 그 목욕탕의 주인아저씨가 아니겠습니까?
혹 그 얘기가 제자들에게 샐까봐 저는 더 열심히
그 개구쟁이를 가르쳐야 했답니다.
벌써 19년전의 추억입니다만... 지금은 가끔 눈에 띄는
동네목욕탕 굴뚝을 볼 때마다 그 때 일이 떠올라 혼자 미소 짓곤 합니다.
그 때 일당 셋중....주걱턱 친구녀석은 나의 낚시 스승이기도 하지요.
녀석과는 주로 강화도를 누비며 추억도 쌓고...사고도 몇번 쳤답니다.
이제는 낚시보다는 골프에 빠져서 일년에 출조 한번도 어렵지만....
요즈음...날도 추워졌지만...인간관계에서 커다란 실망을 경험한 저에겐
따끈한 온천처럼....철없던 그 시절, 그 친구들이 무척 그리워 지는 계절입니다.
*******죄송합니다. 조행기가 아니라서....삭제하라시면 다른 곳으로 옮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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뻑!!!!!!!!!!!!!!!
뭐야~~~~~~~~~~~~~~
아~~~~~~~~이게뭐야???
몰카설치하고 원고 겁나게 준비했는데.....
2초 정전에 난 망했네@@@@@@@@@
흑흑흑..... 50분 공든탑 다 ~~~~~~~무너지고..
중계방송 마이크도 가뿌리고,,,,,,,
마~ 괜찮타,,,송년모임있구마??????????????????????????
붕애송이님.
넘 재밌게 읽고 이제 퇴청할랍니다.
편한밤되십시요>>>>>>>>>>>>>>>>>>>>>>>>>>>>>내가 비우면 편합디다....인간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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