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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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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가자"
어디로?
"끝내주는데가 있단다"
누가 그래?
"아,짜샤 암튼 준비해"
언제 갈라거?
"내일"
누구랑?
"어,우리거래처 사장인데 팔뚝만한거 나온단다"
안가 새꺄,잉어 잡을라믄 양어장가라.
"아냐 쨔샤,잉어는물론이고 붕어도 팔뚝만한게 나온데"
이런 밥팅이,얌마 팔뚝만하면 싸이즈가 얼마나되는지 너알어?
팔뚝이면 니 아들보다크다,뭔 당나라 이야기하고있냐?
누가그러던?
"아이새끼 속고만 살아왔나?울 거래처 사장이그러는데 매일 그렇게 잡았단다"
야야,말도않되는 소리 하덜말어 칠뜨가~~~
"아이 띠바,일단 낼준비해 데리러 갈라니까"
츠암나,살다 별소리를 다듣것네,뭔 양어장 이야길하고있어?
"얌마 시끄러버,낼1시까지 데리러 갈테니까 준비해"
딸깍...
참,어떤 대포가 또 애하나 버려놓는구만,궁시렁 궁시렁...
때는 그러니까 정확하지는 않은데 MBC에서 주말연속극 거지왕 김춘삼을 방영했는지 종영
했는지 암튼 그때즈음 입니다.
부랄친구한테서 느닷없이 전화가왔습니다.
말도안되는 위와 같은 이바구를 늘어놓고는 걍 딸깍하고 전화끝냅니다.
어떤 구라쟁인지 낼한번 보자,하는 마음과함께 마음은 벌써 분주합니다.
낚시가방부터 점검들어갑니다.
채비점검 해놓고,혹시나하는 마음에 바늘도 10호 바늘로 교체해놓습니다.
울친구놈 그렇게 풍떠는 스탈은 아니라서 내심 의심반 기대반 합니다.
마눌에게 낼 낚시가니까 먹을것좀 준비하라고 전화해놓습니다.
업무를마치고 집에들어와서 아이스박스에 들어갈 얼음 냉장고에 가득얼려놓고
음료몇병 이스리 몇병 삼겹살에 씻어놓은쌀 밑반찬등등,낚시터에서 먹고마실것들을
바리바리 챙겨서는 아이스박스에 냉장고에 각각 분산시켜서 집어넣습니다.
낚시가는 전날밤은 항상 설레입니다.
초딩때 소풍가기 전날과 같은마음입니다.
낚시 다닌지가 어언 이십년이 넘었는데,마음은 한결같습니다.
선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분주하게 짐챙기고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어떻게 마무리했는지 모르게 오전이 후딱지나가고
드디어, 약속시간 몇분전에 친구넘 사무실로 올라옵니다.
경리 아가씨에게 오늘과 내일 결제건확인하고 지시내려놓고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출발하면서 물어봅니다.
야,너말야 팔뚝만한거 진짜로 올라온데?니가 확인했어?
"아이새꺄,그놈이 그러잖어 무진장 올라온다고"
확인한건 아니지?
"그렇지 그놈이 그러니까 그런지알지뭐"
야,갸 낚시 얼마나했다던?갸 혹시 초보아니냐?
"몰라,지말로는 낚시 상당히 잘하는것처럼 이야기 하는데 가서보면알지뭐"
얌마,몇마디 물어보면 몰라?에이,이거오늘 얼치기한테 눈탱이 당하는기분인데?
"야야 일단 가서보면알지,하다가 안되면 걍 술이나빨지뭐"
엉?그렇지 그거야,근데 기대잔뜩하고 갔다가 헛물켜면 성질나잖냐?
처음부터 기대않하고 가면야 상관없는데...
"에이 새끼,걍 가서 하다가 잠이나잠마"
야이새꺄,내가 낚시가서 잠자는거봤냐?나 전투낚시 하잖어?
"ㅎㅎㅎ,하긴그렇다,아이띠바 몰라 일단 가자"
그렇게 저와친구는 가기전부터 설전을 벌이며 거래처 사장집으로 갔습니다.
한참을달린 차는 청평대교를 조금지나서 멈추어 섭니다.
"예,접니다,나오시죠,예예 휴계실앞에 있겠습니다,예예"
잠시후 우리보다 어려보이는 친구녀석 거래처사장이 나옵니다.
서로 수인사를 나누고는 친구의차에 짐을 담습니다.
장비가 아주 단촐합니다,뭐가 빠진듯...
저 바로 견적 내봅니다.
사장님,거기가 어딥니까?
"예,청평안전유원지 밑에요"
예?거기가 그렇게 잘나옵니까?
"그럼요,넣었다하면 이만한거 나와요"
그러면서 자기팔을 저에게 밀어봅니다.
대낚으로요?
"릴로요,가끔 대낚도 나오고요"
저 갑자기 모리가 뜨끈뜨끈 해집니다.
역쉬나 였습니다.
무슨,보안관뱃지달고 말타는 서부개척시대 이야기합니다.
갑자기 웃음이 튀어나옵니다.
혼자 미친놈처럼 한참을 웃었습니다.
"옆에있던 친구놈 참지못하고 따라웃습니다"
사장님,언제 잡으셨어요?
"전에요"
아니 그러니까 전에 언제요?
"재작년에요"
정말,욕튀어 나올라거 했습니다.
안전유원지,고기있는거 저압니다,잉어도 있을수있겠지요.
하지만 청평 안전유원지에서 대낚해서,릴해서 팔뚝만한거 잡았다는소리
처음 들었습니다.
저,거래처사장 동의없이 친구넘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야,자라섬 들어가.
사장님 낚시 많이 안해보셨죠?
"아뇨,전에 조금 다녔습니다"
안전유원지 팔뚝만한 잉어 붕어 나오기 힘들텐데 정말 잡으셨습니까?
"예,잡았어요,그런데 지금은 모르겠어요 안다닌지 오래되서..."
에혀,닝기리~~~
허허허,헛웃음 한번 웃고는 그다음부터 말하기 싫어졌습니다.
그러고나서,가만히 생각해보니까,이인간 낚시장비말고는 준비한것이 아무것도없습니다.
친구넘이 걍 몸만오라고 하지는 않았을텐데 걍 몸만온거 같습니다.
하다못해 음료라도 몇병 달고왔어야하는데 제가본것은 낚시가방하고 삐꾸,그리고
파라솔밖에 없는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무지 미워질라거 합니다.
저 닉이 한살림입니다.
처음 낚시배울때는 덜렁김밥한줄,때로는 삶은 달걀만 먹고도 날밤 거뜬히 새웠습니다.
그러던것이 취미생활하면서 굶는다는것이 도무지 있을수없는 일인것같아서
그이후로는 남아서 가져오더라도 항상 넉넉하게 준비합니다.
그러다보니까 살림살이가 한살림입니다.
그러던 저입니다.
친구넘이야 거래처니깐 그렇다치더라도 저는 처음본사람입니다.
째째한것같지만,따질건 따져야겠죠.
미운것이 미운짓만한다고 심히 얄밉습니다.
울친구야,항상 제가 챙기니까 빈손으로와도 아무렇지도 않지만 거래처 사장은좀...
이윽고 자라섬에 도착했습니다.
8월쯤 된것같습니다,상당히 더웠으니까요.
둘째골,수초 부들 마름이 분포한 수심이 조금낮은 곳입니다.
그곳에서 여름 밤낚시에 상당히 재미 많이 보았습니다.
항상 앉던 제자리에 다행히 사람이없습니다.
얼른 제자리 찜해놓고 왼쪽에 김춘삼 좌대라는 자리가있습니다.
현지민들이 만들어놓았다는데, 겨우 한사람 올라가서 할만큼 협소하고
이나무 저나무에 지붕은 쓰다버린 장판 짤라서 만들어놓은 말그대로 누더기 좌대입니다.
그좌대 이름이 김춘삼 좌대입니다.
그런데 그자리 곳잘 나오는곳입니다,워리가...
친구넘에게 그자리를 권했습니다.
제오른쪽에 거래처 사장을 앉힐 작정이였죠.
"야,니가 저 좌대앉어,저기 사장님은 제 오른쪽앉으시죠"
마리수는 제법할겁니다.
빨리 전펴라,뭐하냐?서둘러 친구에게 자리를 잡을것을 권합니다.
그리고는 옆에 안듣게 이야기합니다,야 저자리 워리 곧잘 나온다 언능앉어.
친구넘 그좌대로 서너걸음 옮기려고 하는순간,
"어?의자를 안가져왔네?"
거래처 사장님,의자를 안가져왔습니다.
엥?그럼 어떻게해요?저기 시내가서 의자하나 사요,몇푼안하니까...
"에이,집에있는데 뭐하러사요,그냥 내가 저 좌대에서 해야겠네요"
참나,가지가지 하고있습니다.
저와 친구 얼굴만보고 서로 웃었습니다.
어쩔수없이 제친구 제오른쪽으로 자리하고 그 사장님 좌대탑니다.
미워죽겠습니다,저거 저러다가 나오늘 피곤하게 하는거아냐?
저,낚시가면 정말 조용하게 낚시합니다.
숨쉬는소리하고 담배빠는 소리 외에는 저 잡음없습니다.
갑자기 거래처사장,민폐끼칠 예감이 팍팍 꽂힙니다.
각자 자리들 잡고 서둘러 대를핍니다.
제친구 저한테 낚시배워서 비교적 정숙낚시에 익숙합니다.
문제는 제 왼쪽에 김춘삼좌대탄 저 잉간이 문젭니다.
수심이 얕은관계로 소음이나 말소리에 상당히 붕어들 민감해합니다.
그래서 둘째골 들어갈때는 거의 혼자 다녔습니다.
어라?역시 시작부터 꼬이더니 오늘 열많이 받을것같습니다.
친구넘 거래처사장 3칸대로 앞치기하는데 나나고대만큼 나갑니다.
몇차례 던져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자리 좌대가 협소한관계로 앞치기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너무자주 텀벙거려서 제가 던져주러 그자리갔습니다.
낚시대를 잡고 앞치기를 하려다가 저 놀래 자빠지는줄 알았습니다.
13호,향어바늘입니다.
이걸로 낚시 하시려구요?
"그래야 대물이 물려요"
저기요,바늘바꾸세요,이거 챔질 안되거든요?
"에이 괜찮아요,저원래 대물낚시해요"
속에서 터져나오는 웃음 참느라 콧물이 나오려합니다.
그러세요 그럼,하긴 그자리가 대물은 많이 나옵니다.
자,대물하세요,전 제자리로 갑니다.
제자리로 돌아와서 제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야,저친구 양어장 다니는 친군가부다.
"왜?"
바늘이 무슨 파란해골도 아니거 13호다13호...
"허허허,저거 완전히 구라쟁이네?"
봐라 임마,내 뭐라하던?에이 띠바 완조니 얼치기한테 강간당하네 강간당해...
잠시 전하는 말씀 듣고 다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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