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붕어 > {034} 어머니 : 낚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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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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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붕어 님 전체 댓글

작성일 : 2005-12-15 23:50:11 / 조회 : 1,272 / 추천 : 0

제목

l

원래붕어 > {034} 어머니 : 낚시사랑

제가 처음 올린 글 제목이 아버님과 낚시 였습니다

벌써 30회를 넘기면서 언젠가 쓰려고 했지만
너무 늦어버린 어머니에 대해서
죄송한 마음 금하질 못하며...

3대독자인 저를 낳으시고
아들하나 더 낳으시려다 딸만 셋을 두게되신 어머니는

그나마 막내를 낳으시고는
당시엔 거의 불치병이라고 여겨졌던
폐결핵에 걸리셨었죠

그것도 2기라는 선고를 받고
오직 4남매만 남겨두고 홀로 가실수 없다는 집념으로
10여년을 투약하신 끝에 겨우 건강을 회복 하셨답니다

제가 어릴때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아프셨다는 것 이외엔
다른게 별로 없으니 오죽 하셨겠어요

하루에도 몇번씩 한주먹이나 되는 약을 드셨으니...

그런 어머니가 건강을 회복하실때 쯤
저와 아버님의 동반낚시가 시작 되었습니다

일단 아버님을 포섭하는데 성공한 저는
어머니마저 포섭하기로 작정을 했었죠

전 아무래도 어머니의 피를 많이 타고나서
아버님과는 극과극인 제 성격이
어머니하고는 너무나 찰떡궁합이라
어머니마저 포섭하면
낚시하는데 훨씬 수월할것 같았기에...

하지만 저희집에서 유일한 유신론자이신 어머니는
당신이 믿으시는 불교의 교리 때문에
한사코 낚시하시기를 꺼려 하셨죠

몇번이나 아버님 때문에 같이 가시기는 했지만
기미 생기신다며 텐트나 파라솔 밑에서 나오시지도 않고
주변 산보나 하시다 돌아오셔서

오히려 짐이 된다는 아버님의 판단에 따라
포섭대상에서 제외되실수 밖에 없으셨을 즈음...

마침내 하나밖에 없는 당신의 아들은
큰 이모님을 통해 어머니의 약점을 알게 되었답니다

어렸을적 고향이시던 황룡강에서
그누구도 따라올수 없으셨다는 새우와 우렁잡이의 고수...

쪽대나 대바구니로 같은 시간에
남들의 몇배나 잡으셨다는 정보를 입수한 저는
또 한번 음모를 꾸미게 됐죠 ^^

당시 우렁과 새우의 천국이던 온동 1,2호지
그녀와 미리 짜놓은 작전데로 착착 진행되던 그 음모는
며느리가 잡은 새우와 우렁으로 현장에서 반찬을 만들어
식사를 하시게 하는것 이었습니다

저와 아버님이 낚시를 시작하는 동안
각본데로 반찬거리를 잡느라
그녀는 새우잡이 뜰채를 들고 새우를 잡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일 났습니다

한번 뜰때마다 한주먹씩 잡히던 새우를 보신 어머니가
그녀에게로 다가가시더니
급기야 뜰채를 뻬앗다시피 하신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녀에게 아이스박스를 가져오라 하시더니
저수지를 한바퀴 도시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들은 제가
저수지 반대편까지 가신 어머니에게로 다가간 순간
전 놀랠수밖에 없었더 랍니다

아이스박스 하나 가득 우렁과 새우
과연 명불 허전 이더군요...T_T

역시 사람마다 전공이 하나씩은 꼭 있다더니...

집념과 끈기는 아버님에게 한치도 안딸리시던 어머니는
새우와 우렁잡는것 마저 전투로 인식하셨던 거지요

하여간 그때 잡아온 새우와 우렁으로
한달간은 반찬거리 걱정을 안하시던 어머니는
그것이 떨어질때쯤 이렇게 말씀 하시더군요

" 애비야...뜰채가 약하니 3-4개정도 사고
비닐봉지도 큰거 몇개사서 다시 안가련 ? "

그리하여 1년에 2-3번씩은
외도 아닌 외도를 하게된 저는

봄에는 쑥이나 냉이가 많은곳을 출조지로 선택 해야됐고
나머지 계절은 새우와 우렁 많은 곳을 선택해야 돼는
고민이 하나 더 늘게 되었더랍니다

그러던 차에 몇년전 쯤 어머니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이렇게 말씀 하시더군요

토하를 잡아 보셨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토하는 정말 아무데서나 잡히는게 아니기에
제가 가보았던 곳을 열심히 리플레이 해본 결과
어머니 고향이신 황룡강 근처 밖엔 답이 안나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토하가 있는곳은 낚시가 잘되지 않기에
아버님은 근처 유탕지에 자리 잡아 드리고
어머니를 모시고 토하사냥을 하다
낚시대는 던져보지도 못한 저를 안타깝게 생각하신 어머니는

" 내가 너를 낳느라고 고생한 만큼 1년에 한번씩만 봉사해라 "

라고 말씀 하시더군요

100번 이라도 해야지요 어머니...
.
.
.
.
.
그것이 은혜를 보답하는 길이라면...T_T

* 가끔 광고를 클릭해 봐 주시면 낚랑 사이트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

총 1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불량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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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붕어 님 전체 글

불량붕어 님 전체 댓글

[2005-12-16 00:10:57]
[..***.]



이상하게 웃음이... ㅜ,.ㅜ;;; 헤헤~ 어머니........ 나의 어 머 니.......!! 글 정말 정말 잘 읽었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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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전체 댓글

[2005-12-16 01:24:15]
[..***.]



인간이란 어느하나 부족함없이 태어나면 오죽 좋겠습니까 돌아서면 후회하며 살아갈 운명인걸요 그래서 인간이란 슬픈 존재일지........... 효도란 무었인지 다시금 생각케 하신 원래붕어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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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방지 님 전체 글

사기방지 님 전체 댓글

[2005-12-16 10:04:34]
[..***.]



제가 살면서 가장 가슴이 아려오는 단어가 있습니다. 어머님 입니다. 중학교 다닐적에 돌아가셔서 지금도 어머님소리만 들어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외아들이어서 어머님의 자식사랑이 대단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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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돌이 님 전체 글

센돌이 님 전체 댓글

[2005-12-16 10:09:42]
[..***.]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전 뭐하구 사나 모르겠습니다....ㅋ

붕애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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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애송이 님 전체 글

붕애송이 님 전체 댓글

[2005-12-16 10:17:33]
[..***.]



효자십니다. 원붕님. 아....나도 이런 아들 하나 더 낳아 볼까? ㅎㅎㅎㅎㅎㅎ죄송.... 그런데, 토하. 민물새우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전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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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낚시맨 님 전체 글

행복한낚시맨 님 전체 댓글

[2005-12-16 12:15:54]
[..***.]



효자?.... 부모님 속 않 썩히는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원붕님은 부모님 좋아하는 취미 뒷바라지까지. 원붕님은 효자입니다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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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자 님 전체 글

무심자 님 전체 댓글

[2005-12-16 15:34:01]
[..***.]



취미생활 하면서 가족에대한 배려가 원붕님 수준이면 낚시사랑 캐치프레이즈의 귀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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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49 님 전체 글

물고49 님 전체 댓글

[2005-12-16 17:54:04]
[..***.]



우리 어머님은 오로지 교회만 다니자고 하십니다 아무것 필요 없고 오로지 교회.... 그래서 늘 갈등이....낚시를 하자니 어머님이 마음에 걸리고 교회를 다니자니 낚시에 굶주려야할 제가 걱정되구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어머니 돌아가시기전 좋은 모습 보여 드리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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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49 님 전체 글

물고49 님 전체 댓글

[2005-12-16 17:55:55]
[..***.]



참! 저의 어머님 도 결핵3기까지 앓으셧었죠 그당시 찍은 사진을 보면 가슴한쪽이 시려 옵니다 하느님이 살려주셨다고 늘 말씀하시죠 오늘 어머니가 보고싶습니다

파도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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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붕어 님 전체 글

파도붕어 님 전체 댓글

[2005-12-16 17:59:52]
[..***.]



어머님의 토하..왠지 더 달콤하고 맛깔날 듯 합니다. 언제까지나 건강하시고 또 장수 하시길...

원래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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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붕어 님 전체 글

원래붕어 님 전체 댓글

[2005-12-18 19:14:42]
[..***.]



불량붕어 님 어머니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신 모양 이군요 어머니...언제 불러봐도 가슴이 포근해 오지요 갈마 님 항상 마음은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돌아서면 후회 되는건 누구나 같을거라는... 한살림 님 누구나 언젠가는 이별은 한다지만 너무 일찍 하신것 같네요 아마 좋은곳에서 지켜보고 계실겁니다 센돌이 님 뭐하구 살긴요 ? 저 갈구시는 재미로 사시는거 같던데...하하 붕애송이 님 하나 더 낳시는데 한표 ! 그리고 토하는 작고 까무잡잡한 새우랍니다 붕어park 님 취미라기 보다는 생활이겠죠...하하 멎진 표현 이십니다 무심자 님 항상 수신제가를 생각하며 삽니다 독불장군은 없으니까요 물고49 님 한번쯤은 양보해 보시는게... 그러면 어머니도 동반 하실겁니다 파도붕어 님 결핵에서 회복하시고는 오히려 더 건강해지셨죠 사람의 의지라는건 참으로 위대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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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부 님 전체 글

석지부 님 전체 댓글

[2005-12-19 10:31:23]
[..***.]



시골에 어머님 혼자서 계시죠? 자주 찾아간다고는 하지만 벌써 3주일째 못찾아보았습니다. 다음주에도 못가니 1달이 그냥 가는군요.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적막한 시골 오죽 외로우시겠습니까.. 효심에 부러울뿐입니다..

원래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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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붕어 님 전체 댓글

[2005-12-19 10:59:26]
[..***.]



석지부 님 낚시를 가급적이면 그쪽으로 가세요 누이좋고 매부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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