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붕어 > {049) 로비 : 낚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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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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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붕어
작성일 : 2006-01-17 21:05:27 / 조회 : 1,360 / 추천 : 0      

제목 l 원래붕어 > {049) 로비 : 낚시사랑







이번엔 제가 회사다닐때 일어났던 일을 쓸까 합니다

대학을 졸업한뒤 제가 들어갔던곳은
소위 말하는 xx관리공단 이었습니다

들어갈때부터 억쎄게도 운좋게 좋은 직위를 받게 되었고
당시 불기 시작하던 공무원 노조 바람에 편승해
노조 위원장까지 하게 됐었죠

1년임기를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승진까지 하게되어
결재권을 행사할수 있게 되었을 즈음
공단 역사상 제일 큰 사업을 하게 되었답니다

당시 그 사업을 추진하던 이사장님은
사후에 있을 감사문제로 다들 꺼리던 사업을
저에게 일임하셨고 젊고 패기만만하던 저는
쾌히 승락을 했답니다

80년대 중반에 100억대 사업이니 만만치 않은 사업이었죠

제가 결정권을 위임받을것을 알게된 납품회사(대기업)들은
당시 대부분이 수주입찰이어서
거의 전무이사급으로 로비단을 구성하고는
저에대한 정보를 캐기 시작했고

아직 사회경험이 일천한 저는
그저 정당하게 처리하면 될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었답니다

선정할 시간이 한달정도 여유가 있었기에
그동안 숱한 공세가 쏟아지더군요

처음엔 술자리를 같이하자고 제의 해왔지만
아시다시피 제가 술하고는 원수(^^) 지간이라 거절했더니
그다음엔 현찰로 승부하더군요

그것마저 거절하는 저를 이상하게 생각한 그들은
역시 노련한 사회경험자들 답게 제 취미를 분석했답니다

그러던중 마침 매주말 출조하는것을 알아차린
그들 중 제일 큰 기업에서
제 나이 또래의 직원(이하 신과장)을 보내어
낚시가는곳을 묻더군요

저는 별생각 없이 행선지를 가르쳐 주었답니다

그때쯤 전북 고창을 순례하려고 했던 저는
용대지와 두암지,예전지,운곡지를 들리고
궁산지에서 낚시를 할 예정 이었죠

그들의 음모를 까맣게 모르던 저는
그 주말에 아버님과 궁산지 상류에 자리를 했답니다

그때만 해도 사람이 전혀 없던 4월중순의 궁산지는
중치급 붕어들이 대를 넣기가 바쁘게 물어주고
오랜만에 아버님과 저는 호황을 맞이 했었지요

낚시를 시작한지 두시간쯤 흘렀을때
저희는 멋진 외제 밴과 승용차가
저희쪽으로 먼지를 날리며 오고있는 것을 발견 했답니다

그때만 해도 차가 많지 않던 80년대 중반이라

" 저런 차로 낚시 다니는 사람들도 있군 "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차는 저희 앞에 와서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밴에서 내리는 두명의 쪽쪽빵빵한(^^) 아가씨들...

영문을 모르고 쳐다보고 있던 제 시야에
뒤이어 승용차에서 내리는 신과장이 보이더군요

" 안녕 하셨습니까 ! "

" 어 ? 신과장님이 여긴 웬일로 ?.... "

" 오늘 변과장님의 일정은 제가 책임 지겠습니다 ! "

" ... "

도데체 뭘 어떻게 책임 진다는 말인지는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누구라도 알수 있었겠지요

신과장은 전무이사님에게 목숨을 걸고
로비를 성공시키라는 지시를 받고
술과 돈이 안통하니 아마 여자는 통할것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허나 한가지 간과한게 있었으니
바로 아버님과 동행한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던 거지요

낚시터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를
둘씩이나 보게된 아버님은 역시 노련 하시더군요 ^^

못본척 모른척하시며 그저 낚시에 열중 하시고 계시던
아버님을 못본척 할수가 없던 저는 급기야

" 신과장님 인사드리시죠 ~ "

" 네 ? 뭘 말입니까 ? "

그때 까지만 해도 저만치 떨어져 낚시를 하고 계신분을
전혀 의식할수 없었던 신과장은
(나중에 하는말이 현지민인줄 알았다더군요
아버님과 저는 낚시 복장이 좀 그렇거든요...T_T)

" 제 아버님 이십니다 "

" 네 ? (헉 !) 처...처음 뵙겠습니다 ! "

잠시후 원래 저와 신과장의 파트너로 왔던 두 아가씨는
졸지에 아버님 시중을 들어야 했고

차 하나 가득 가져온 산해진미까지 더하여
계획에도 없던 효도를 하게 된 저는
그저 신과장과 저만치서 바라보며
애꿎은 담배만 축낼수밖에 없었더 랍니다

돌아온 뒤 백배 사죄하던 신과장과 전무이사 님에게
그 사업의 1/3을 할당 했답니다(그 일과는 무관하게 ^^)

그리고 전 무사히 그 사업을 끝냈지요

세월이 흐른뒤 제가 개인사업을 하면서 알기 시작한 로비...
.
.
.
.
.
정말 그때는 순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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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새벽달 
[2006-01-17 21:17:38]
[..***.] 		  
ㅋㅋㅋ 로비 참 대단하죠~~~

호탁 
[2006-01-18 00:49:10]
[..***.] 		  
주위에서 얘기로만 들었던 로비..
해본적도 받아본적도 없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서로 주고 받고 하면 좋은거겠지요..

찌와바늘 
[2006-01-18 11:04:24]
[..***.] 		  
ㅎㅎ 신과장님의 낚시 로비 대단했네요.. 낚시터까지 쫒아오는 성의가..
로비를 받는 입장에서도 대견스럽게 보였을거라 생각듭니다

풍기빅비 
[2006-01-18 11:30:29]
[..***.] 		  
그 일과는 무관하게 사업의 1/3을 할당했다고 하시지만....
인지상정이라고......산해진미를 가져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아버님께 서비스를 하는 모습을 본 원붕님 마음은 아마도
측은지심이되어 동정표라도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Terry 
[2006-01-18 14:52:09]
[..***.] 		  
ㅋㅋㅋ 원붕님이 순진 하다고라~~~~~ 고라요 ???

근디 우째서 저~~~ 만치서 애꿎은 담배만 축 냈을까유 ???

아버님은 그래도 기분은 좋으셨겠네요........ㅎㅎㅎ

안동어뱅이 
[2006-01-18 15:32:36]
[..***.] 		  
<<<돌아온 뒤 백배 사죄하던 신과장과 전무이사 님에게
그 사업의 1/3을 할당 했답니다(그 일과는 무관하게 )>>>

이 말에 절대로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물을 찾게 되지요. ㅎㅎㅎ.

어뱅이도 명절에 가져 오는 모든 선물은
3만원이 넘으면 무조건 되돌려 보냅니다.
3만원까지는 내 기준에서 情으로 생각합니다.

헌데, 지난 추석에
어느 회사에서 다이어 프렉스 낚시대 한대를
턱허니 집으로 택배를 보냈더군요.
반송 할 택배비가 없어서 그냥 쓰고 있습니다. ㅎㅎㅎ

올 설날에 누가 또 낚시대를 주면 어쩌지?

파도붕어 
[2006-01-18 17:56:35]
[..***.] 		  
음..역시 미인계가 통한듯..ㅋㅋ 3/1이니...한수 배웠습니다..ㅎㅎ

물고49 
[2006-01-18 18:05:49]
[..***.] 		  
저도 늙으면 울아들이 저렇게 회춘 사업에 정성을 다할까 싶습니다
지금 상황이 재연 된다면....다른건 몰라도...이제
아가씨는 받으셔야 할 연세인걸로 사료됩니다......만수무강 하시길 기원하죠

붕애송이 
[2006-01-20 18:45:52]
[..***.] 		  

ㅎㅎㅎ.....원붕성님...솔직히 말씀하시지요...
그 때 아버님이 곁에 계신 것이 원망스러웠다구요....ㅎㅎㅎ
쩝...왜 내가 이리도 아까워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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