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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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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으로 기억되는 어느 여름날,
그러니까 내가 포항에서 근무 할 때 이야기다.
양포라는 동네 방파제에서 감성돔이 잘 나온다고 해서
회사 동료들 넷이서 바다낚시를 갔었다.
토요일 업무를 일찍 마치고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회사 낚시회 지정 낚시점으로 달려갔다.
이미 약속한 세사람이 도착하여 미끼와 소모품 등을 사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바다낚시 채비가 없어 하는 수 없이 민장대를 하나 구입했다.
원다 보론대 4칸.
제법 많은 돈을 주고 구입 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때 함께 낚싯대를 골라주던 송과장이 한마디 한다.
뭐든지 처음하는 사람이 사고를 치는데 오늘 조심하세요. ㅎ ㅎ ㅎ
의미있는 웃음을 뒤로하고 낚시점을 나섰다.
당시 자가용이 없던 터라 한대의 차로 4명이서 함께 출조를 했었다.
당시 나의 낚시실력?은 기껏 사부님으로부터 전수 받은 민물낚시 기법과
고교당시 작은형에게서 배운 바다 원투낚시가 전부 아닌가?.
그냥 지렁이 꿰어 멀리 던져놓으면 고기가 알아서 물고 늘어져 주는
그런 낚시실력 뿐이었다.
바다에서 찌낚시는 한번도 해 본 경험이 없는지라
이번기회에 배워 볼 심산이었다.
포항 해도동을 떠나 약 한시간 정도 달렸을까?.
구룡포를 지나 목적지 양포 방파제에 도착했다.
우리는 부푼 가슴을? 안고 등대가 있는 방파제 끝부분에 가서
각각 낚싯대를 1대씩 펴서 가져간 민물새우 미끼를 끼워서
낚시를 시작했다.
나는 새로 장만한 4칸 바다 민장대를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
처음 간 낚시터인지라 수심이나 포인트를 알수가 없다.
채비도 그냥 일러 준 대로 원줄 3호에다 목줄 0.8호 길이는 70Cm,
그리고 바늘을 메다는 방법만 배워서리 낚시를 시작했다.
금방 두어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상주고기 한마리도 구경을 못하고
뜨거운 햇볕속에서 낑낑대고 있는데 옆자리에서 육십이 훨씬 넘어보이는
어르신 한분은 벌써 감성돔 30Cm급을 세마리나 건저내고 계신다.
이크 쩌그가 포인트구나 싶어 얼른 그 옆으로 건너가서
낚시를 담구고 입질을 기다리는데 내게는 소식이 없다.
이런 제길~~~!.
사람 기죽이네 잉!.
처음 왔다고 텃세를 부리는겨?.
짜증이 났지만 노인장의 하시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미끼통을 손에 들고선 가끔씩 새우를 한마리씩 꺼내어
무슨 구슬치기 하듯이 엄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서 튕기면
새우란 놈이 바다속으로 피~~~ㅇ 날아서 들어간다.
왜 아까운 새우미끼를 던져 넣는 걸까?.
심심해서???.
그런데 꼭 심심해서 그러시는 건 아닌것 같았다.
잠시 후 또 한마리를 걸어내신다.
씨알이 고만고만 하다.
살며시 옆자리에 가서 낚시채비를 컨닝 했다.
그랬더니 노인양반이 웃으시면서 한 말씀 하신다.
“그냥 봐가지고는 안될낀데.” 허 허 허.
나는 못들은 척 하고 대충 비슷하게 수심을 맞춰
어르신 채비 옆에 바짝 붙여서 낚시를 담궜다.
이젠 입질이 안오고는 못배길걸!.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한참을 기다렸지만 어신은 깜깜소식이다.
컨닝을 해도 안되네?.
같이 온 동료들도 말짱 꽝을 치고 있었다.
“어이 김대리 뭐 잘나온다며?.”
나는 일부러 제일 막내인 김대리의 자존심을 슬쩍 건드려 본다.
그러자 겸연쩍어 하면서 한마디 던진다.
“허참 지난주까지 잘 나오던 자린디 영 안되네요.”
이때 노인께서 자리를 털고 일어서시면서
“나는 이곳에 사니 언제나 생각나면 여기에 와서 낚실 한다네”
“안주거린 마련했으니 양보 할 테니 이자리에 와서 한번 해 보겠나?.” 하신다.
“감사합니다” 하고선 얼른 그 포인트로 옮겨서 자릴 잡았다.
주섬주섬 채비를 챙기시며 나에게 감성돔 한마리를 주시면서
또 이렇게 한말씀을 곁들이신다.
“젊은이가 맘에 들어 알려주니 타인들에겐 알리지 말고 혼자서 잘 해보게”
“내가 새우를 밑밥으로 주는 이유가 있다네, 그 고기를 해부 해 보면 알걸쎄.”
“그래요?.”
나는 저만치 있는 김대리를 불렀다.
“김대리 고기를 한마리 주시는데 회 뜰줄 알지?.”
김대리가 얼씨구나 하면서 회칼을 들고 잽싸게 달려들더니 순식간에 한접시의 회가 마련된다.
같이 온 동료들이 달려들어 순식간에 소주 세병이 나뒹굴고 회는 간 곳이 없다.
그런데 감성돔의 내장을 열어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네마리의 민물새우가 피홍합과 함께 뒤섞여 들어있었다.
이놈들이 눈이 얼마나 좋은지 수십 미터 앞에서 새우를 보고 잡아 먹으면서
포인트에 다다라서 낚시의 미끼를 물고 늘어진단다.
“또 한가지 이 자리에서는 반드시 목줄을 더 길게 해서 넣지 않으면 낚을 수 없다네.”
“4칸대로는 수심이 조금 모자라지 그래서 한자반정도 더 목줄을 길게 써야 한다고.”
아! 그랬었구나. 어림짐작으로 수심을 컨닝 해서 넣었으니 입질을 받지 못할 밖에.
“어르신 잘 알았습니다. 목줄을 한자 더 줘서 함 낚아보겠습니다.”
“그럼 많이 낚게나.” 하시면서 자리를 뜨신다.
나는 잽싸게 낚시를 다시 매고 미끼는 가장 큰넘으로 골라 끼워서 노인장께서
알려주신 포인트에 채비를 넣었다.
그리고는 미끼통에서 비실비실 하는 작은 새우를 골라 엄지와 중지를 이용해서
가끔 던져 넣기를 서너차례 쯤……
그런데 찌가 슬며시 들어 누우며 쑤 욱~~ 빨려 들어가더니 이내 안 보인다.
“휙!!.”
챔질을 했더니 뭔가 덜커덩!.
아이구 이거 물속에 바위가 많드니만 바위에 걸려뿐졌구만. ㅆ ㅂ.
그런데 낚시 끝에서 전해오는 묵직한 움직임이 바위에 걸린 게 아니었다.
낚시줄에서는 피웅~~~피웅~~~!!
피아노 소리가 연신 나고있는데,
갑자기 팔목이 허전해 지는가 싶더니 낚시추가 핑 하고 눈앞으로 날아든다.
이런~~~~!, 제기럴…..
0.8호 목줄이 중간에서 끊어지고 말았던 거다.
손목이 얼얼하니 손맛은 족히 본거 같은데?.
좋아!. 한번 해 보자구???.
나에게 있는 낚시줄이라고는 2호 줄과 3호줄 뿐이라서
2호 줄을 목줄로 해서 다시 묶어 실한 넘으로 미끼를 끼워 던져 넣었다.
걸린 고기를 놓치고 나면 다시는 입질이 잘 안 붙는다 하던데….
불안한 기분이 들었으나 계속 밑밥을 주면서 다시 오기만을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덧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 이젠 채비를 거둘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때, 막대찌가 슬며시 끌려 들어 가는 게 아닌가?.
심호흡을 두어번 하고는 냅다 챔질을 했다.
덜커덩!!!. 덜덜덜…!.
좀 전에 맛보았던 그런 묵직한 감각을 느끼며 힘겨루기를 한다.
핑~~~ 핑!!!.
피아노줄 소리가 굉장하다.
이런걸 손맛 이라고 하던가?.
십여차례 오르락 내리락 하던 녀석이 몸통을 드러낼 즈음.
옆에서 보고있던 김대리가 “우와! 크데이!”하며 뜰채를 들이댄다.
안전한 장소로 나와서 계측해 보니 43Cm의 감성돔이다.
원다 보론 4칸대를 큰맘 먹고 사가지고 첫날 재대로 신고를 한 것이다.
이런 방파제에서 4짜 감생이를 낚을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흥분이 가라앉질 않는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입질이 뚝!.
해가 뉘엇뉘엇 서산에 걸리고,
나는 아무 욕심 없이 4짜 감성돔을 싹뚝 잘라 회를 쳐서 동료들과 먹어치웠다.
그날 따라 소주 맛이 왜 그리 달던지 원 ㅎ ㅎ ㅎ
그것보라구!. 내가 오늘 장형이 사고 칠 줄 알았다니까!.
송과장의 그 말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음날을 기약하며 돌아왔다.
그런데 지금 생각 해 보면 사진이라도 한장 박아 놨어야 하는디… ㅉ ㅉ ㅉ
그날 이후로,
매주 토요일엔 어김없이 양포 방파제에 앉아서 낚시질 하는
우리 네사람을 볼 수가 있게 되었다.
그리고 두,세마리의 감성돔을 낚아 회와 함께 소주한잔 걸치는 재미를 맛보곤 했다.
혹여 내 옆에서 하면 낚을 줄 알고 좌우에서 여러 사람이 낚시를 던져보지만,
어쩌다 잔챙이 살감생이 한,두마리를 빼고는 고기다운 고기를 낚아내지 못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4칸대도 길이가 짧아서 알맞은 수심에 미끼를 넣을 수가 없으니
3칸, 3.5칸대로 비슷하게 맟춘다고 입질을 받기가 쉽겠는가?.
포인트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대목이었다.
벌써 20년 가까운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그날의 추억을 잊을 수 없다.
그 어르신이 살아 계신다면 지금쯤 연세가 80이 훨씬 넘으셨으리라.
그리고,
양포 방파제 그 포인트는 여전히 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가끔, 한번쯤은 그곳에 가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올 여름에 아내와 그곳으로 여름휴가 삼아 낚시여행이라도 가 볼까?.
한번 고려 해 봐야겠다.
정예 호남지부
붕어빵.
음악(r-kelly_i_cant_sleep_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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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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