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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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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한창 때는 낚시계획이 잡히면 좋아서 잠을 설쳤더랬지요.
낚시 갈 흥분으로 잠이 잘 오지 않는 거지요.
마치 내일 소풍가는 어린아이 마음처럼요.
그러나 위인이 변변치 못해서 그렇게 좋아하는 낚시도 마음놓고 할 수 없는 인
생을 살고 있지요.
심지어는 낚시를 끊은 적도 여러번 있었지요.
그렇지만 낚시가 내 마음을 떠난 적은 한번도 없었지요.
선승(禪僧)이 잘 때도 화두를 들고 있는 것 처럼 내 마음 속엔 언제나 낚시가 있지요.
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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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봄과 여름 어간쯤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아카시아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막 지고 과부 마음을 들뜨게 하는 밤꽃 향기가 산
기슭을 따라 퍼져나가는 그런 계절이었으니까요.
그 해 대학 새내기였던 나는 서울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한일 수교 반대 데모로 인해
제대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았지요.
툭하면 휴교령이 내려 학교에 갈 수가 없었지요.
그 때도 휴교령이 내려 집(원주)에 내려와 열심히 낚시를 다닐 때 였지요.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저수지가 많지만 원주 근방에도 낚시할 저수지가 꽤 많았지요.
매지리 저수지. 서곡리 저수지, 신평 저수지, 반곡 저수지, 건등 저수지, 반계리 저수지
등으로 낚시를 다녔지요.
어느날 저녁에 친구들과 선술집에 앉아 막걸리를 한 되 시켜놓고 시덮잖은 얘기로 시간을
죽이고 있었지요.
그 때는 소주보다 막걸리를 많이 먹던 시절이었지요.
저쪽 한 구석에서 국밥으로 식사를 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아저씨 외에는 손님이
없었지요.
아저씨는 혼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급하게 숫가락을 놀리는 것으로 보아 매우 시장한
것 같았지요.
식탁 위엔 누런 서류 봉투가 있었지요.
아저씨의 모양새나 분위기로 보아 원주 사람은 아닌 것 같았고 일 때문에 원주에 잠간
들린 것 처럼 보였지요.
세일즈 맨 같은 냄새도 약간은 풍겼지요.
식사를 하다가 우리가 왁자지껄 계속해서 떠들어대니까 힐끗 힐끗 건너다 보더군요.
이제 갓 성년이 된 젊은이들이 술 한 잔 먹고 하는 대화가 뻔한 것이지요.
여자얘기도 하고, 친구얘기도 하고 그러다가 개똥철학까지 들먹이게 되면 자리가
길어지지요.
그날은 화제는 우연히도 낚시얘기였지요.
어쩌구 저쩌구 한참 떠들고들 있는데 저쪽에서 식사를 마친 아저씨가 일어나드군요.
식사를 다 했으니까 가려나보다하고 있는데 우리쪽으로 오더군요.
"낚시들 좋아하냐?" 하면서 등받이 없는 동그란 의자를 가져오더니 우리 사이에 끼어
앉더군요.
"낚시는 말야..." 로 시작해서 낚시 예찬론을 장황하게 늘어 놓더군요.
중간 중간에 자기의 낚시 실력도 자랑하면서 말이죠.
그러더니 나보고
"너! 얼마나 큰 거 잡아봤어? 월척 잡아봤어?" 하더군요.
사실 그때까지 월척을 잡아보지 못했거든요.
그 당시 나의 낚시내공은 인찌기는 진작에 졸업했고, 자리를 잡을 때는 신중하게 잡고난
후에는 좀체로 옮기지 않는 고집이 있는 정도였죠.
그리고 세치 이하는 살림망에 넣지 않았고요.
릴은 하지 않고 대낚만 고집했고요.(릴을 살 돈도 없었구요)
낚시대도 한 대만 피는게 정도라고 들었는데 한 대만 피면 너무 심심해서 지키기가
어렵드군요.
늘 세대씩 피고 낚시를 했지요.
붕어 크기에 대해선 크게 관심이 없었지요.
그저 월척이란 소린 들어 알고 있는 정도였죠.
붕어가 월척의 크기로 자랄라면 한 십년 걸린다고 알고 있었고 월척은 잡기가 어렵다는
것도 들어서 알고 있었죠.
4짜, 5짜라는 말은 그 시절 들어본 적이 없었지요.
장비는 대나무 낚시대(1.5칸, 2칸,2.5칸)와 갑바로 만든 낚시 가방(낚시대를 넣고 둘둘
말아서 아래 위에 달린 끈으로 꽉 묶으면 훌륭한 낚시 가방이 됨)
군대용 A텐트, 판쵸우의(A텐트 밑에 이것을 깔았죠.)
미군용 침낭(동생하고 둘이 들어가도 넉넉했지요)
외삼촌이 미군부대에서 장교로 있어서 이런 것을 구할 수가 있었지요.
하루밤 낚시면 밥은 싸가지고 가서 먹었고 여러날 낚시면 나무를 주워다가 불을 펴서
해 먹었지요.
그리고 깐드레(아! 추억의 깐드레). 이 깐드레에 얽힌 얘기가 많지요.
낚시점에서 떡밥, 지렁이 사고 기름 짜는 집에서 들깻묵 사가지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낚시대를 펴고 들깼묵을 밤톨만하게 잘라서 포인트에 던져넣으면 2~3시간
지나서 붕어가 나오기 시작하지요.
그 사이에 텐트치고 사계청소 및 텐트 주위에 배수 도랑을 파는 등 낚시를 위한 모든
준비를 해 놓지요.
세치 이하는 살려주니까 5~7치 정도의 붕어들을 많이 잡았지요.
더 큰 것은 바라지도 않았고요.
꽝이 없던 시절이었지요.
꽝도 없지만 부르길도 없고 베스도 없고 떡붕어도 없고 중국붕어도 없었지요.
오직 토종 만이 있었지요.(붕어, 잉어, 뱀장어, 메기 빠가사리, 각시붕어...)
내가 대답을 못하고 있으니까
"월척은 아무나 잡는게 아니지" 하며 우리들을 쭈욱 훑어 보더군요.
잠시동안 침묵이 흐른 뒤에
"내가 오늘 월척 잡는 비법을 가르쳐줄까?" 하며 눈을 반짝거리더군요.
지금도 그 아저씨의 얼굴은 당연히 생각나지 않지만 그 눈빛은 생각이 나는군요.
진지한 것 같기도 하고 장난끼가 있기도 한.
우리들은 언감청이어나 고소원이로소이다하는 표정으로 아저씨를 쳐다 보고 있었지요.
아저씨가 옆에 있는 빈 술잔을 들더니
"술 좀 따라 봐!" 하더군요
- 뚜비 콘테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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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사무실에서 거의 다 쓰다가 날리고 퇴근해서 지금까지...
애고~ 손가락에 쥐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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